JK네트웍스, 경영지원팀 3개월 차 신입사원인 예진이 선배들에게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듣던 말이 있었다. ‘또라이 눈 밖에 나는 순간 회사 생활은…… 나가리라고 보면 돼.’ 또라이 본부장, 문결우만 조심하면 된다 이거지? 어차피 막내. 신입 나부랭이로 본부장을 마주칠 일도 별로 없을 터. 까짓것 식은 죽 먹기라고 생각했다. 그 악몽 같은 회식 자리가 있기 전까진. 만취한 예진은 본부장 면전에 욕을 쏘아댔으며 명품 슈트엔 구토까지 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만다. 그날로 눈물을 머금고 퇴사를 결심하게 되는데……. “나랑 잠깐만 만납시다. 그러니까 지금부터 도예진 씨의 애 아빠를 시켜달란 소립니다.” 친구 애가 내 애로 둔갑한 건 둘째 치고 이 남자, 지금 뭐라는 거야?
※ 본 작품은 현대의 대한민국이 입헌군주국이라는 가상의 세계관을 따르고 있습니다. 사나운 팔자 탓에 작고 커다란 일에 재수 옴 붙은 인생을 사는 기자, 온유가 단독으로 쓴 왕세자 사망 기사가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흔든다. 해당 기사가 사실 무근이라는 궁의 공식 입장으로 온유는 왕실 모독이라는 비난 여론을 피할 수 없게 되고. 신문사에서는 징계 해고마저 당하고 만다. 더는 꼬일 게 없어야 할 온유의 운수가 뜻밖의 멍줍(?)을 하게 되며 단단히. 그것도 아주 제대로 꼬이기 시작한다. “너, 누구야.” 정글에 떨어져 맹수를 맞닥뜨린다면 이런 기분이 아닐까. 남자의 가두리 안에 꼼짝 없이 갇힌 온유는 마른침을 꼴깍 넘기고 머리를 굴렸다. 걸치고 있는 옷이라고는 치골에 걸쳐진 검은 트레이닝팬츠가 전부. 잔 근육이 박힌 남자의 매끈한 상체를 보고 있는 일이 남세스러운 것도 잠시였다. 남자의 어깨 위 붕대에 시선이 묶여있던 온유는 차라리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러는 그쪽은 대체 누구신데요? 어느날 갑자기 개. 아니, 정확히 말하면 갯과 포유류 늑대를 객식구로 맞이하게 될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
부모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HW그룹 일가의 비공식적 양딸이 된 서영. HW그룹의 수족이 된 것은 선택 불가한 생존 방식이었다. 그게 현명한 길이라 여겨온 서영의 세상에 피할 수 없는 빗줄기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침범하여서는 안 되는 불가침의 영역. 동갑내기 도련님, 한단우란 폭우가. 불가침의 영역을 넘은 대가를 홀로 감수하고 저택을 떠나온 지 11년. 영은 모종의 이유로 다시 저택에 발을 들이게 된다. 그의 계략일 줄은 꿈에도 알지 못한 채. *** "누구 애냐 묻잖아, 지금." "그게 너랑 무슨 상관…." "상관있어." 피가 통하지 않을 정도로 손목을 꽉 잡은 한단우는 영에게서 원하는 답을 듣기 전까지 놓아주지 않을 기세였다. "네가 나랑 사랑할 때 가진 앤데 상관이 없긴 왜 없어, 영아." 영의 눈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증오와 어떤 미련이 넘실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