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적 도구로 키워진 혼외자 한정윤. 정략결혼 상대마저도 인간 말종이다. 비참하고 서글픈 마음에 바에 들어가 술을 마셨지만 술값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는데. “얼만데 그래요? 내가 계산할게요.” 앞으로의 인생도 지옥일 텐데, 한 번쯤은 행복하고 싶은 마음에 술값을 내준 남자와 충동적이지만, 잊지 못할 원나잇을 한다. “또 보네요.” 다시 만난 그 남자와 또 한 번의 밤을 보냈다. 그런데 상견례 장소에 그가 나타났다. 결혼할 남자의 사촌 형으로. “딸을 팔려는 그 집에서 벗어나게 해줄 테니까, 테라스 스위트에 가 있어.” 신준원. 그는 정말 지옥에서 꺼내줄 수 있을까? 다른 지옥일까?
“혹시 원나잇 해본 적 있어요?”“……?”“오늘 밤 원나잇…… 어때요?”차가운 인상이지만 순수함이 느껴지는 여자였다. 그래서 소개팅 여자가 되어달라고 부탁을 했었다. 저를 향해 끈적거리게 들러붙을 것 같지 않았기 때문에.그런데 착각이었나? 뜬금없이 원나잇이라니?그러다 문득 그녀의 말이 떠올랐다.“저도 치명적인 주사가 있어요. 그래서 지금 일어나지 않으면 그쪽 분,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몰라요.”***생애 단 한 번의 일탈을 저질렀다.술이 성욕을 자극하고 폭발하게 하지만 낯선 남자와 밤을 보낸 적은 없었다.어젯밤이 처음이었지만 완벽하고 깔끔하게 끝난 원나잇으로 후회 없는 일탈이었다.그런데 이 무슨 날벼락일까. 원나잇 상대가 새로 온 재단 이사장이라니.운도 지지리 없는 인생, 이 정도면 전생에 나라를 팔아먹은 게 맞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