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5-70화에 오류가 있어 수정 조치하였습니다. 도서 이용에 불편을 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 * 키워드 : 현대물, 가이드버스, 아포칼립스, 초능력, 동거, 오해, 복수, 권선징악, 소유욕/독점욕/질투, 능력남, 계략남, 능글남, 상처남, 후회남, 까칠남, 오만남, 존댓말남, 대형견남, 능력녀, 사이다녀, 까칠녀, 상처녀, 냉정녀, 무심여, 도도녀, 걸크러시, 달달물 C급 가이드 로엔은 어느 날 우연한 기회로 국내 최고 민간 용병 단체 이클립스의 수장이자 SS급 에스퍼 칼릭스를 가이딩해 버렸다. 그런데 이 남자, 어쩐지 의심스럽다. “나는 C급이고 가이드로서 하자도 있는데, 이런 저를 왜 데리고 가려는 거예요?” “말했잖아요. 마음에 든다고. 당신이 필요해요.” 먹이사슬 최상위 포식자의 오만한 눈빛과 달리, 그는 달콤한 목소리로 유혹하듯 말했다. “나랑 같이 가요.” 자신과 함께 이클립스로 가자고. 그리고……. “아직 부족해.” 그가 허기진 짐승처럼 내 입술을 깨물어 파고들었다. 몸이 더 밀착되고 습한 공기가 주변을 메웠다. 잡아먹힌다는 게 이런 느낌일까? “하……. 미치게 좋네. 너, 대체 뭐야?” ▶잠깐 맛보기 머리를 덜 말린 건지 물방울이 톡 하고 내 손마디에 떨어졌다. 미세한 샴푸 향이 코끝에 맴돌며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그의 눈빛마저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칼릭스는 마치 어느 첩보 영화에서 미인계를 쓰는 스파이 같았다. “제 옆에서 자는 건 어때요?” “네?” “저랑 잘 때는 꿈도 안 꾸고 잘 자던데.” “말도 안 되는 소리 말아요.” 칼릭스는 미인계가 통하지 않자 심각하게 얼굴을 굳혔다. “역시 그 방법밖에 없네요.” 그가 팔목에 커프스를 풀어 소매를 팔뚝까지 시원하게 걷어 올렸다. 촛불 몇 개만 켜져 있는 어두운 내 방에서도 희고 반짝거리는 살결에 눈이 갔다. “잠깐, 칼릭스. 뭐 하게요?” “기절요.” 기절의 정의를 잘못 알고 있는 건가. 그의 눈빛이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증명이라도 하듯 한 손으로 침대를 짚고 내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나는 설마 하며 그가 오는 만큼 뒤로 물러났다. 그러다 머리에 툭 하고 침대 헤드가 닿았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데도 그가 계속해서 다가왔다. 나는 그가 무엇을 하려는지 점점 알 것 같았다. “잠깐만요. 칼릭스, 이거 아닌 거 같아요.” 그가 내 입술 언저리까지 다가왔다. 내가 고개를 비트는데도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차가운 체온이 금방이라도 내 입에 닿을 것 같았다. 푸른 눈이 일렁이듯 풀어져 있었다.
※해당 도서는 강압적 관계 장면을 일부 포함하고 있습니다. 도서 이용 시 참고 부탁드립니다. 가족에게 재능을 착취당하며 살아가는 대리 화가 메이시. 네임의 저주 탓에 다리를 절고 손이 굳어 가고 있었다. 저주를 푸는 방법은 네임의 주인과 접촉하는 것뿐. “벗어.” “예?” “벗으라고. 귀도 먹은 건가?” 겨우 만나게 된 네임 상대, 에렌. 그는 외진 오두막에서 눈을 가린 채 네임 치료에 임하길 원하며 달갑지 않은 태도를 숨기지 않는데……. “키스하고 싶은 사람은 있나 보지?” 그랬던 남자가 어느 순간부터 메이시에게 알 수 없는 소유욕을 보이게 된다. *** “에렌 씨는 제 정부지, 연인이 아니시잖아요.” “아. 나도 정부 취급하시겠다?” “잘못됐나요?” 그가 가소롭다는 듯 입매를 비틀었다. “한참 잘못됐지. 네가 잘못 알아들었나 본데 너한테 남자는 나뿐이어야 해. 너는 평생 결혼도 못 하고 그 어두컴컴한 오두막에서 나만 기다려야 한다고.” “왜요?” “내가 그렇게 정했으니까.” 오만한 말을 내뱉은 입이 불시에 메이시의 입술을 집어삼켰다. 그의 어긋난 사랑을 못 견디고 도망쳤는데, 그가 다시 찾아왔다. “이리 와, 메이시. 화내지 않을 테니까.” 같은 듯 다른 얼굴로. 충혈된 눈동자엔 못다 지운 광기가 서려 있었다.
대귀족 헤르몬트 공작가의 가주이자 로스트리아 영해를 수호하는 젊은 제독, 비토르 헤르몬트가 엘리시아 저택의 새로운 주인이 되었다. 남장을 한 채 저택의 사냥터지기 노릇을 하고 있던 로이는, 새로 온 주인이 저와 하룻밤을 보낸 남자라는 사실을 알고 피하려 하지만. “음, 그래…. 꼭 여자여야 할 필요는 없지.” 못 알아봐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내 애인할래요?” “저, 저 남자인데요?!” “압니다. 그래서 부탁하는 거예요. 남자 애인이 필요하거든.” 아니면 불행이라고 해야 할까? “그래야 더 파격적일 테니까.” 남자도 홀린다는 천하의 난봉꾼이 내뱉은 혼잣말을 들었을 때, 그때 도망쳤어야 했는데…. “설마… 제가 남자인데도 좋아한다는 뜻인가요?” “성별 따위, 이제 상관없습니다.” “…….” “같은 거 달린 사내새끼든 사냥터지기든 가지고 싶어서 안달 난 지 오래야, 나는.” 서로의 이익을 위해 시작했던 계약 관계가 해일이 되어 두 사람을 집어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