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에 대한 모든 이야기 미씽아카이브 테마 단편집 <안녕 드래곤> 홧김에 사람을 죽인 남자는 정처 없이 달아나다 도시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서 한 마을을 발견한다. 그곳에서 정체를 숨기고 용사로 위장한 그는 아름다운 소녀를 용으로부터 구하겠다 선언한다. 뻔한 구원 서사 같지만 <백일홍이 피었습니다>는 전형성을 피해 간다. 소녀, 백일홍의 시점으로 넘어가면서 이야기는 새로운 모습을 드러낸다. 세쌍둥이인 백일홍의 두 언니는 용에게 물려 갔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다르다. 정확한 경과를 알고 있는 건 막내 백일홍뿐이다. 이야기는 바로 그 과거로 되돌아간다. 양씨 성을 가진 아버지 밑에서 백씨 세 자매가 자란 이유. 용이 자매들을 찾아온 이유. 마지막으로 남은 백일홍에게 약속된 것까지. 이야기가 비밀에 묻힌 것은 제때 밝혀지기 위해서일 것이다. 이제, 진실을 목도할 때가 되었다."
멸망하는 아르젠티움 제국의 마지막 희망이었던 대공, 리젤 드 캠피온이 전사한다. 적에게 능욕당한 남편의 시신과 마주한 세리아는 소리 없이 울음을 삼키고, 그의 유일한 유품이었던 대검으로 세리아 역시 스스로 생을 마감하지만. 다시 눈을 뜬 그녀의 앞엔 전쟁이 일어나기 5년 전의 상황이 펼쳐지는데? “이건 기회야.” 세리아는 마땅히 누리고, 지키고 싶었던 것들을 손에 넣기 위해 이번 생에선 반드시 사랑하는 리젤을 지켜내겠노라 결심한다. 그러나……. “궁금하지 않아? 그 대단하신 대공께서 어떻게 죽음을 맞이했을지.” “……듣고 싶지 않아.” “똑바로 보고, 보다 절망하길 바라.” 회귀를 둘러싼 진실은 잔인하기만 했다. *** “제게 가장 좋은 기억이 무엇이냐 물으셨지요.” 리젤은 세리아의 머리칼에 입을 맞췄다. 한 품에 넣으면 바스러질 것만 같은, 덧없고 자그마한 몸집. 사랑스러워 미칠 것만 같았다. “저번 생에서 제겐 당신이 전부였습니다. 그걸 너무 늦게 깨달아 이리 벌을 받는 중이고요.” 모든 죄악은 내가 다 짊어지고 갈 테니, 부디 당신은 지금처럼 행복하시기를. 그대의 죽음과 회귀 뒤에 어떤 대가가 가려져 있는지도, 평생 모르고 살아가기를.
헌터가 등장하는 19금 역하렘 소설에 빙의했다. 그것도 부상을 입었을 땐, 무조건 헌터끼리 몸을 맞대야 살 수 있는 세계관을 가진 소설에. 문제는 내가 여주인공이 아니라, 남주들 눈길 한 번 못 받고 죽은 악녀에게 빙의했다는 거다. ‘장난해? 나 이대론 억울해서 못 죽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오빠 놈 때문에 늙은 귀족에게 팔릴 위기에 처하고, 어떻게든 도망치려고 들어간 던전 안에서 남주 후보들을 마주친다. 그리고 살아남기 위해 접근했던 남주들과 점점 가까워지는데……. “그대의 머리카락 한 올부터 깜빡이는 시선까지 전부 내 것이었으면 한다. 그러니 제발 내게서 멀어지려 하지 마.” “…아가씨를 마음에 품게 되었습니다. 제 마음이 짐이 될 줄 알면서도 감히 저지른 저를 용서하지 마십시오.” “어딜 그리 애틋하게 보십니까. 그대의 충직한 예속이 여기 있는데.” 난 그냥 살아남고 싶었을 뿐이라고…! 왜 여주한테 집착해야 할 놈들이 줄줄이 나한테 집착하는 건데,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