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셰리에게 집착하다가 죽어버리는 인물, 바람둥이 바네사에게 빙의했다. ‘언니가 이렇게 챙겨 주시는 거….’‘고맙다고? 에이, 별거 아니야, 바네사. 신경 쓰지….’‘귀찮아요.’그렇게 죽음을 피하기 위해 가족을 멀리하고 병약한 척 살았다.기다리던 스무 살, 병약한 몸을 회복한단 핑계로 변방으로 떠나겠다 선언했다.‘뭐…?’데구루루-.쟁그랑-!그런데 다들 왜 굳어버린 걸까? 아무렴 어때, 이젠 나와 상관없는데.나는 집을 떠난 뒤 자유를 만끽하기 위해 야시장을 찾았다.그곳에서 내 관심을 끄는 잘생긴 남자와 얽히게 되는데…“내 이름은 에반 더스틴, 기억해줘.”내가 알았겠냐고, 그 남자가 남자 주인공일 줄!홀연히 떠나, 원작처럼 바람둥이 바네사가 되어 내게 정이 뚝 떨어지게 만들려고 했는데….일년 후, 그가 찾아왔다. “계속 가지고 놀아 봐.”“…예?”“계속 가지고 놀아 보라고.”“…”“놀아나 줄 테니까.”이, 이게 아닌데…?
[ 당신인가, 내 누이를 살해한 여자가. ] 전생을 깨닫고 보니 막장 소설 속 주인공이 되어 있었다. 남편 내연녀를 죽였다가 그녀의 남동생 손에 무참히 죽는. 그를 피하고자 그 여자를 구해 낸 것뿐인데. “누이의 은인이시라고요. 그럼 편히 머무십시오. 이혼 후 거처를 마련할 때까지 이 저택에서, 편하게.” 날 죽일 남자와 단단히 엮여 버렸다. 목에 검이 들이밀어진 채로. *** 결혼이 무덤이라면 죽어서라도 걸어 나와야 했다. “유서 깊은 문관 가문에 근본 없이 천박한 졸부 가문 아이가 들어왔구나.” “다른 여자랑 고작 몇 번 잔 것도 이해 못 하면 어쩌자는 거야!” “언니, 그 사람은 제가 좋대요. 그 사람, 제게 양보해 주시면 안 돼요?” 시모의 패악과 남편의 외도, 의동생의 기만까지. 그래서 결정한 이혼이었다. 이혼 후엔 약속대로 떠나려 했고. 그런데 언제부터였을까. “진심을 말하십시오. 언제나처럼 웃는 얼굴로 숨기려 하지 말고.” “…….” “또 혼자 울려고 그러십니까.” 북풍처럼 냉혹하기만 하던 남자의 눈이 미풍처럼 온화해지기 시작한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