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을 데려가겠다.” 늙은 영주에게 팔려 가기 직전, 될 대로 되라 하는 심정으로 보낸 낯선 남자와의 하룻밤. 아델은 이름도 모르는 떠돌이 기사의 아이를 임신하게 된다. 그리고 4년 후. 전쟁터의 사신, 잔혹한 학살자 반헬름 폰 알브레히트. 황제의 모습으로 나타난 남자는 내 아이만을 원했다. 사랑하는 어린 아들을 지키기 위해 함께 끌려간 아델은 감옥같이 답답한 황궁에서 예상하지 못한 현실과 마주하게 되고. “나는 전하의 어머니가 될 사람이랍니다. 레오폴트 전하.” 감히 내 아이의 어머니가 될 사람이라고 말하는 여자. “무모한 일에 인생을 낭비하는 건 어리석은 일입니다.” 평민이면서 언감생심 황후 자리를 넘보지 말라는 황제의 책사. “앞으로 그대는 성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어.” 그리고 황제. “나는 그대를 놓지 않아. 절대로.” 냉혹하고 차갑던 황제는 어쩐지 점점 아델에게 집착하기 시작하는데……. 아델의 삶은 격렬한 정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휩쓸리기 시작한다. 한 인간으로 행복하고 싶고, 한 여자로 사랑하고 싶다. 그녀는 소망했다. 앞으로 살아가야 할 황궁 안에서…….
저주로 멸망할 나라에 빙의했다. “평범하게 악녀나 조연에 빙의하고 싶었다고!” 나라가 통째로 존재감이 없을 건 뭐람. 내가 살아가는 이 아름다운 도시가 남주의 간지 스웩을 보여주기 위해 한 방에 박살 났다. 살기 위해 나는 그 나라를 구했다. 그랬는데... “수엘라. 나의 황후가 되어라.” 집착 남주가 나에게 청혼했다. *** 내 어깨를 끌어당기며 크리스탄이 물었다. “수엘라. 아는 사람이야?” 나는 뭐라고 대답할지 망설였다. “친구. 예전에 잠깐 같이 지냈던 친구야.” 악수조차 거절한 카일을 뭐라고 소개해야 할지 곤란했다. “친구라고?” 카일이 기가 막힌다는 듯 중얼거렸다. “같이 살 집을 고르고, 애를 몇이나 낳을지 이야기하고, 키스하고.” 나는 당황했다. “넌 친구랑 그런 것도 하나?” 마주친 카일의 눈빛은 나를 잡아먹기라도 할 듯 집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