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라서 벗는다고?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결혼은 막장 드라마처럼 파국을 맞이했다. “내가 안 놓아주면… 네가 힘들잖아.” 마지막 순간 제 손을 놓아버린 그가 야속하고 원망스러웠지만, 인연이 여기까지인가 보다 싶어 체념했다. 그러나 운명처럼 그를 다시 만나게 된 날. “아까 진짜 할 뻔 했어.” 자꾸만 선을 넘는 그를 보니 함께 했던 수많은 기억이 떠올랐다. 그땐 한시도 서로의 몸에서 떨어진 적이 없었는데……. 이렇게 어색한 사이가 되어버린 지금. 그를 어떻게 대해야할지 알수가 없어 그녀는 입술만 깨물었다. “참… 못됐다.” 이래서 부부는 전생에 원수였다고 하나보다. 그 원수는 꼭 외나무 다리에서 만나고 말이야…….
오늘 만나고, 내일 연인처럼 걔들 결혼식에 가서 염장 질러 주자. 내 남자를 빼앗아 간 친구의 전 남친이 또라이 같은 제안을 한다. “잘해?” “데리고 해 봐, 한번.” 강렬한 첫 만남 후 조용히 사라진 은기는 1년 뒤, 무열과 다시 만났다. 딸기 디저트 카페 스윗베리 대표와 그 본사 1층의 꽃집 주인으로. “뻔뻔하네.” “내가?” “빨리도 묻는다.” 하지만 앙금도 잠시. 6개월 만에 이혼하고 돌아온 전 연인들의 더욱 강력해진 대시에, 둘은 사랑하는 사이가 되어 방어하기로 합의한다, 페이크로. 마음 빼고 스킨십 제약을 모두 푼 파격적인 제안에 점점 빠져드는 건 정작 은기와 무열이었다. 서로에게 홀리는 밤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전략적 협력 관계였던 페이크 러브는 점점 리얼이 되어 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