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합리
불합리
평균평점 2.75
나빌레라
2.75 (2)

*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작품입니다.기승을 부리던 추위가 함박눈과 함께 얼핏 사그라든 날. 누군가에겐 더없이 행복한 하루로 남게 될 크리스마스.그날, 나는 원하지 않던 선물을 받았다.“우리 집에 기어든 것도 모자라서 이제 가족 놀이까지 해 보시겠다? 누구 맘대로 네가 내 형이야, 씹새끼야.”그 선물 역시 나를 달가워하진 않는 것 같지만.***강사월의 목덜미를 쥔 채 힘을 싣자 얼굴 사이의 간격이 점점 가까워졌다.이내 눈앞으로 바싹 다가온 얼굴이 느릿하게 눈을 감았다.“눈은 왜 감아?”내가 강사월의 눈가로 떨어진 속눈썹을 떼어 주며 나긋이 말했다. 그러자 눈을 감고 있던 얼굴이 작게 경련하듯 움찔거렸다.강사월이 눈을 떴다.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고, 시선이 방황하듯 내 얼굴 구석구석을 훑었다.“키스할래?”어떻게 너를 좋아하지 않을 수가 있지.이 순간의 나는 마치 내가 강사월을 좋아하는 것이 당연한 섭리인 것처럼 굴었다.Copyrightⓒ2020 불합리 & M BlueIllustration Copyrightⓒ2020 KELLYAll rights reserved

리턴(Re-turn)

*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작품입니다.형의 표정이 꼭 새벽 공기 같았다.“왜 날 다시 여기로 보낸 줄 알아?”날카로운 이면 속에 감춰진 외로움이 보였다.“난 벌받는 거야.”“…….”“내가 태어난 자체가 벌인 줄 알았는데. 아니, 난 벌을 이제야 받는 거야. 시험대 위에 놓인 내 세상은 실패했어. 그래서 그걸 만회하러 온 거야.”그리고 그 외로움 속에는 형과 내가 갈라섰던 그때의 순간이 선명하게 담겨 있었다.“다시 잘해 보자고 욕심 안 부릴게. 내가 너무 보기 싫더라도… 내가 너무 밉더라도 만회하게만 해 줘.”“하나만 해.”“…….”“용서를 빌 생각이면 용서만 빌고, 단념할 생각이면 단념만 해.”깊고도 어두운 새벽이 서서히 밀려나고 있었다. 빛을 발하며 존재감을 드러낸 해가 조금씩 제 영역을 넓혀 가고 있었다.“용서 빌면, 받아 줄 거야?”“……아니.”복잡하게 일그러진 얼굴을 보이던 형이 내게서 등을 돌렸다.***나는 수직으로 향했던 손을 내려 축축하게 젖은 형의 가운을 구깃 쥐었다. 내게 스며들었던 빗물이 이제는 형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형은 조용히 다가와 내 머리 위로 우산을 펼쳤다.바보, 등신, 멍청이. 형은 내가 과거로 돌아온 지 67일 만에 틈을 내주기 시작했다.그날은 형이 소말리아로 떠나기 19일 전이었다.Copyrightⓒ2020 불합리 & M BlueIllustration Copyrightⓒ2020 인샤All rights reserved

퍼킹, 루드 2~3권 (완결)

#공포의주둥아리공 #연하공 #검독수리수인공 #까칠직진공 #연상수 #뱀수인수 #철벽수 #무심수 #공기억못하수 #악역서브공있음“뱀은 교미를 하루 온종일 한다던데, 사실이에요?”전 애인이 허락 없이 남긴 마킹으로 인해 학교에서 갑자기 발정기가 온 원. 다급히 화장실로 숨었을 때 수인으로 추정되는 한 남자가 무례하게 시비를 걸지만, 곤란하고 다급했던 원은 그와의 잠자리를 약속하고 도움을 받는다. 알고 보니 그는 원의 후배였을 뿐 아니라 원을 감시하는 센터장의 사생아였는데….“……너 진짜 뭐야?”“너랑 엮이고 싶어서 환장한 새끼.”어쩐지 원의 주위를 맴도는 듯한 이 남자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미리보기]“선배.”난데없는 상황에 우왕좌왕하고 있었을 때, 우재가 느긋이 다가왔다. 원의 눈높이에 맞춰 그가 몸을 낮췄다. 위로 추켜세워진 원의 턱이 천천히 제자리를 찾아갔다.“내가 조심하라고 했잖아요.”“너, 미쳤어?”“그거 빈말 아니었는데.”단조로운 음성이었다. 으름장을 놓는다기엔 고저가 지나치게 평이했다. 바닥을 구르면서 쓸렸을 손바닥의 통증도 이제는 느껴지지 않았다.“먼저 도와 달라고 손 뻗은 건 선배였어.”“…….”“잊었어요?”감흥이라고는 한 톨도 스며 있지 않은 목소리가 머릿속을 진창 헤집었다.이를 얼마나 사리물었는지 맞물린 치아가 갈리는 것 같았다.“무슨 꿍꿍이냐고 했죠.”“…….”“그런 거 없는데. 그냥 선배가 재수 없게 걸린 거야.”얼어붙은 원을 비웃듯 이번엔 천진하게 웃은 우재가 검지로 원의 뺨을 톡톡 건드렸다.“그러니까 기대에 부응 좀 해 봐요.”

퍼킹, 루드

#공포의주둥아리공 #연하공 #검독수리수인공 #까칠직진공 #연상수 #뱀수인수 #철벽수 #무심수 #공기억못하수 #악역서브공있음“뱀은 교미를 하루 온종일 한다던데, 사실이에요?”전 애인이 허락 없이 남긴 마킹으로 인해 학교에서 갑자기 발정기가 온 원. 다급히 화장실로 숨었을 때 수인으로 추정되는 한 남자가 무례하게 시비를 걸지만, 곤란하고 다급했던 원은 그와의 잠자리를 약속하고 도움을 받는다. 알고 보니 그는 원의 후배였을 뿐 아니라 원을 감시하는 센터장의 사생아였는데….“……너 진짜 뭐야?”“너랑 엮이고 싶어서 환장한 새끼.”어쩐지 원의 주위를 맴도는 듯한 이 남자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미리보기]“선배.”난데없는 상황에 우왕좌왕하고 있었을 때, 우재가 느긋이 다가왔다. 원의 눈높이에 맞춰 그가 몸을 낮췄다. 위로 추켜세워진 원의 턱이 천천히 제자리를 찾아갔다.“내가 조심하라고 했잖아요.”“너, 미쳤어?”“그거 빈말 아니었는데.”단조로운 음성이었다. 으름장을 놓는다기엔 고저가 지나치게 평이했다. 바닥을 구르면서 쓸렸을 손바닥의 통증도 이제는 느껴지지 않았다.“먼저 도와 달라고 손 뻗은 건 선배였어.”“…….”“잊었어요?”감흥이라고는 한 톨도 스며 있지 않은 목소리가 머릿속을 진창 헤집었다.이를 얼마나 사리물었는지 맞물린 치아가 갈리는 것 같았다.“무슨 꿍꿍이냐고 했죠.”“…….”“그런 거 없는데. 그냥 선배가 재수 없게 걸린 거야.”얼어붙은 원을 비웃듯 이번엔 천진하게 웃은 우재가 검지로 원의 뺨을 톡톡 건드렸다.“그러니까 기대에 부응 좀 해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