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난 남편에게 살해당하는 미엘린에게 빙의한 윤이나. 그녀는 이전 생에서도 절친과 바람이 난 남편과 소송 중이었다. 그런데 전남편과 미엘린의 남편, 절친과 이곳의 상간녀이자 여주의 얼굴이 무척이나 닮았다. 이건 운명일까?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전생에서 못다 이룬 복수를 이곳에서 이룰 거다. 미엘린은 여주에게서 남주를 빼앗기로 결심한다. 남주에게 필요한 것은 조카를 지키기 위한 계약 결혼. 남편에게서 벗어나야 하는 자신의 목표와도 일치한다. “제 남편이 저를 죽이려고 해요. 공작님, 저 좀, 저를 좀 도와주세요.” 미엘린은 의도적으로 남주 아이반에게 접근하고, 아이반은 그녀의 뒤를 조사해 사실임을 확인하고 마침내 계약 결혼에 성공하는데… “저는 불명예스러운 이유로 이혼당하고 싶은 생각, 없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죠…?” “밤에 부인을 만족시켜드리지 못하는 것은 합당한 이혼 사유에 속합니다.” “그래서요…? 지금 정말로 제 침실에 들어오시겠다는 건가요?” 착실한 남자주인공이 최선을 다해 미엘린을 유혹해 온다.
“유령처럼 살아. 이상한 짓 하지 말고.” 악녀로 살다 남주와 이혼하고 객사하는 조연에 빙의했다. 내가 빙의했을 땐 이미 업보가 산처럼 쌓인 후였고, 객사 엔딩을 맞이하긴 싫어서 조용히 살며 떠날 기회를 노렸다. 쥐꼬리 같은 성력으로 시한부인 어린 시동생을 치료해 주며, 미래를 대비해서 패물을 팔아 돈을 모으기도 하고, 시동생의 병이 완치되자 떠나려는데……. “우리 이제 그만 이혼해요. 그래도 테오를 살렸는데 제가 지낼 저택 정도는 마련해 주시겠죠?” “그게 무슨 소리지?” “……그게 힘들면 조그만 집도 괜찮아요.” “이혼이라니. 우리가 왜 이혼을 한다는 거지?” 그야 여주에게 자리를 내줄 때가 됐으니까? “내 사전엔 이혼이란 건 없어.” 이상해진 건 남주뿐만이 아니었다. 나를 증오하고 싫어해야 하는 시동생과 저택 사용인들마저 내게 매달린다. “어딜 가신다는 거예요, 형수님! 형수님이 사라지면 밥도 안 먹고 콱 죽어 버릴 거야!” “마님이 안 계시면 이 저택은 엉망진창이 되고 말 겁니다. 떠나지 마세요, 마님!” 이게 바로 원작 파괴인가? 어쩔 수 없지. 그렇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