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낙
몽낙
평균평점 5.00
금수의 왕
5.0 (1)

[이 작품은 15세 개정작입니다.]동네 뒷산에서 삵에게 목을 물려 죽을 뻔한 호연.고양잇과 맹수를 유독 좋아하는 그를, 흑호의 모습을 한 금수의 왕이 구한다. “네게 사죄의 의미로 소원을 들어주겠다.”“그럼…… 한 번만 만지게 해 주세요.” 그렇게 만지게 된 폭신한 앞발과 털이 복슬복슬한 목, 도톰한 이마, 둥그런 입가, 봉긋한 귀, 두 손안에 착 감기는 꼬리. “어딜 만지는 거야! 이 건방진 인간, 아무리 무지해도 감히 반려도 아니면서 금왕님의 목을 핥다니!”“그냥 희롱 정도가 아니라, 사랑 고백을 하고 있다니!” 종족적 차이로 발발한 사소한 오해도 있긴 했지만,호연은 그가 사랑해 마지않는 요소들을 몽땅 지니고 있는 금왕과 꿈같은 시간을 보내는데. “그렇게 맹수를 좋아하면서도 내 반려가 되고 싶지 않은 건, 역시 내가 싫어서인가?”***내게 끌어안긴 채로도 기분 좋게 살랑거리는 꼬리가 정말이지 너무 사랑스러웠다.“쪽!”치솟는 충동에 살랑거리던 꼬리를 붙잡아 입 맞췄다. 요즘에는 정말 주체할 수 없이 애정이 샘솟아 꼭 이렇게 뽀뽀를 하지 않고는 견디기 힘들 지경이었다.“쪽, 쪽!”털이 보송보송한, 도톰한 꼬리를 두 손으로 꼭 붙잡아 계속 입맞춤을 날릴 때였다.“호연…….”내 손길에는 제법 적응을 했지만 뽀뽀에는 아직 익숙지 않은 금왕이 당황한 얼굴로 나를 보았다. 만류의 뜻인 걸 알면서도 입가를 간질이는 감촉이 너무 좋아서 멈추지 못하고 계속 쪽쪽거리자 금왕이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앞발로 토옥, 내 머리를 짚어 왔다.“이 녀석. 아직 혼례도 올리지 않았는데, 요즘 너무 짓궂구나.”내 머리를 누른 손을 거두며 금왕이 한숨을 내쉬었다.응? 나는 의아한 눈으로 금왕을 보았다. 그에 금왕이 다시 한번 한숨을 쉬더니 살며시 몸을 낮춰 내 머리 위에 동그란 입을 톡 맞췄다.“금왕님?”머리에 더해진 중량감에 의문을 표해도 금왕은 아무런 말이 없었다. 그저 정신을 차리라는 의미인지 할짝, 내 얼굴을 그 크고 촉촉한 혀로 핥아 주었을 뿐.“하하.”보드랍고 따스한 감촉에 절로 웃음이 터졌다. 그러자 동그래진 눈으로 나를 가만히 내려다보는 금왕의 모습이 귀여워서 그의 목을 힘껏 끌어안아 얼굴을 비볐다.#흑호공 #맹수덕후수 #미남공 #낮져밤이공 #얼빠직진수 #눈새수 #보송힐링

금수의 왕자

금수의 왕과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수호는 인간 나이로 스물이 되자마자 반려를 찾기 위해 인간 세상으로 내려온다. 비록 본체는 아직 짜리몽땅 말랑말랑 보송보송한 아기 호랑이일지라도. 그러나 반려를 만나기도 전 호랑이의 모습을 인간 혐오증을 가진 인간, 도후에게 들켜 버리고. “참, 동물을 좋아한다고 하셨죠?” “인간보다는.” 도후는 조직의 명으로 서슴 없이 인간 사냥을 하며 적이 많았고, 그와 엮인 수호 또한 위험에 노출된다. 게다가 금왕자의 보모 호랑이 식량 조달까지 핑계 삼아 둘은 뜻하지 않은 동거를 시작하는데. “널 보고 있으면, 가끔 심장이 아플 정도로 허기가 져서 당장에라도 먹지 않으면 미쳐 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도후 님?” “근데, 너무 작아서 먹어 버렸다간 금방 다 사라져 버릴 테니까…….” *** 쪽. 귀여운 소리가 울림과 동시에 수호의 몸이 움찔, 눈에 보일 정도로 크게 떨리더니 곧이어 펑, 소리와 함께 아기 흑호의 본체 모습으로 변신했다. 갑자기 작아진 부피에 품에서 쏙 빠져 미끄러지는 금왕자를 도후가 용케 잡아채 다시 품에 안았다. 아기 흑호는 본체가 되어서도 붉게 변한 얼굴을 감추기 위해 짤막한 두 앞발로 머리를 감싸고 도후의 품에 얼굴을 묻었다. 부끄러워 어쩔 줄을 몰라 하는 그 모습에 도후가 피식 웃더니 그 동그란 뒷머리에 또 한 번 쪽 입을 맞췄다. 그리고 천천히 금왕자를 이제 적당히 따뜻하게 식은 욕조의 물로 내렸다. 아까 냇물에 빠져 차갑던 몸이 녹다 못해 화끈댈 정도로 달아올라 이제 굳이 입욕해 몸을 녹일 필요 없었는데 말이다. “금방 돌아올 테니, 쉬고 있어. 또 빠지지 않게 조심하고.” 도후는 물속에 빠지지 않기 위해 욕조 난간을 꼭 붙들고 있던 금왕자의 하얀 앞발을 손끝으로 톡 건드리며 당부했다. “네.” “반려를 맞을 준비도 해 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