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는 길에 교통사고가 난 것도 억울한데, 빙의라니요?동물을 사랑하는 수의사에서 로맨스판타지 작품 속 악녀로 뒤바뀌고 만 미아!게다가 눈앞에서 커다란 강아지가 죽임을 당할 뻔하기까지?“뭘 하실 셈이냐고 물었습니다.”“치료해야죠. 다쳤잖아요. 마물이건 뭐건, 내 앞에선 못 죽여요.”의아해하는 제국 사람들 앞에서 마물에 대한 편견과 싸우는 미아에게누구보다도 미묘한 시선을 던지는 두 남자가 나타나는데.원작의 남주이자 단단한 이상을 지닌 기사단장, 이안.“당신이 떠날까 봐 두렵습니다. 당신을 잃을까 봐 두려웠습니다.”그리고 따뜻한 인상을 지닌 원작의 서브남주, 에드가.“제가 에스코트하겠습니다. 그래야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아요.”옳다구나, 그럼 이 사람들을 여주와 이어 주면 된다고 생각했다.그런데 당신들…… 어째서 나를 그런 눈으로 보는 거야?당신들이 사랑해야 할 사람은 이쪽이 아니라 원작 여주라고!“파혼만은 싫어요, 미아. 쫓아내지 말아 주세요. 버리지만 마세요.”“저에게는…… 정말, 단 한 번의 기회도 남아 있지 않은 걸까요?”여주의 사랑을 멍뭉이랑 응원하려 했는데, 뭔가 단단히 잘못되어 버렸다!
수도 살롱의 가장 유명한 화풀이 인형, 돈만 주면 꼬리를 흔드는 개새끼, 이스턴 스칼렛. “이것도 핥아보지 그래? 너희 아버지가 황제 폐하 애첩의 것이라면 구두에 묻은 흙까지도 핥아먹었다면서.” “그래도 꼴에 공작가 아들이었다고 이건 못 받아먹겠나?” 한때 감히 자신에게 말도 먼저 붙이지 못했던 하찮은 이들에게 모욕을 들어도 이스턴은 기꺼이 무릎을 꿇고 허리를 굽혔다. 그렇게 자존심을 팔아 목숨을 부지하던 이스턴의 앞에 대부호의 딸, 멜라니가 나타났다. “당신 빚, 다 갚아줄 테니 나랑 결혼해.” *** 멜라니가 내민 것은 이혼장이었다. 마음 한 자락 담기지 못한 종이 한 장이 덜덜 떨리는 이스턴의 손에서 무참히 찢겼다.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녀가 원하던 모든 것을 이루었다. 이제 이스턴은 그녀가 가졌던 헤이스터 상단 정도는 우스울 지경으로 많은 재산을 그녀의 손에 쥐여줄 수 있었다. 그런데 그녀가 사라졌다. 이스턴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녀를 다시 데려와야만 했다. 필요하다면, 황제를 바꿔서라도. “멜라니 르부아로 살았던 시간이 내 인생에서 가장 악몽 같은 시간이었어. 두 번 다시 멜라니 르부아로 살고 싶지 않아. 이스턴 제발…….” “단 한 순간이라도 르부아였던 적이 있긴 하십니까?” 하지만 돌아온 것은 한때 태양보다 열렬했던 황금빛 눈동자가 아니었다. 맥없이 텅 비어 버린 눈이 그에게 말하고 있었다. 나는 더 이상 너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 그러나 어찌하겠나. 이스턴은 그녀를 잃을 수 없었다. 껍데기뿐일지라도 그녀를 제 곁에 두고 싶었다. 끔찍하게도 절실히 그것만을 바랐다.
해적들에게 형편없이 당하기만 하던 세피아 해군을 해적 잡는 귀신들로 탈바꿈시킨 젊은 여성 제독, 엘리사 슈터.그녀는 어느날 청천병력같은 여왕의 특명을 받는다.바로 아드리안 오베론, 오베론 대공가의 유일한 후계자와 결혼하라는 것.유능한 해군 제독을 잃기 싫었던 세피아의 여왕은,이웃 왕국의 국왕 슐츠 투그라한이 엘리사 슈터와의 국혼을 원하자 가짜 약혼자로 아드리안을 내세우려는 것인데...“나는 사생아 따위 때문에 모욕당하고 싶지 않으니 두 번 다시 그 더러운 눈으로 날 훑지 말라고.”그러나 하필 아드리안 오베론, 그녀를 지독하게 경멸했던 라이벌과 결혼이라니. 그녀와 항상 경쟁했지만 늘 그녀를 제치고 수석이 되었고, 진정 우월한 귀족이 무엇인지 보여주겠다는 듯 오만하게 굴었던 그 원수 놈과!처음으로 명령에 불복하고 싶지만, 슐츠 투그라한은 두 국경을 건너 두 사람의 약혼이 진짜인지 확인하러 오고 있고.“오베론의 아드리안이 엘리사 슈터에게 정식으로 청혼하는 바입니다. 부디 제 청혼을 받아주시겠습니까?”옛날 일은 다 잊었다는 듯 수려한 입술로 웃으며 청혼하는 아드리안 오베론과, “내 선물은 잘 받아 보았나? 나는 해군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그대가 그리는 청사진을 내가 보고 싶군.”엘리사에게 여왕의 자리를 약속하는 젊은 국왕 슐츠 투그라한 사이에서그녀는 과연 이 사기 결혼을 성공시킬 수 있을까? ***“오베론의 아드리안이 엘리사 슈터에게 정식으로 청혼하는 바입니다. 부디 제 청혼을 받아주시겠습니까?”그의 무릎이 땅에 닿기도 전에 엘리사는 그가 내민 반지를 바다로 던졌다.“당장, 내 눈앞에서 꺼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