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것들 죽여 봤는데, 그거 진정한 복수 아니더라.” 첫사랑이자 유일한 사랑인 줄 알았던 놈을 황제로 만들어놨더니, 사촌동생과 바람나 뒤통수쳤다. 다음 생에 만나서 반드시 복수해 주리라 마음먹고 죽었는데, 금방 다시 돌아왔네? 이번엔 뒤통수칠 기회도 주지 않으려 보자마자 죽였는데, 회귀 루프에 빠졌다. 죽이고 또 죽여도 풀리지 않는 원한. 그래, 당한 대로만 갚아주면 손해 보는 거 같으니 이자도 좀 보태야지. 그래서 장차 소드 마스터가 될 이를 고용했는데, 그의 상태가 좀 이상하다. “나한테 거짓말한 거야? 결혼한다고 했잖아?” 내가 언제 결혼한다고 했니, 결혼시켜 준다고 했지. 일이 성공하면 신부를 구해주기로 한 비비안이 어느새 그의 미래의 아내로 둔갑하고. 그리고 뭐가 마음에 들었는지, 비비안의 아버지 칼스루에 공작은 그에게 엉뚱한 제안을 한다. “자네, 황제가 되는 것은 어떤가?” 이 이상한 전개는 뭔지? 비비안은 받은 것에 이자까지 보태 묵직하게 복수하고 행복해질 수 있을까?
“황비? 내가 왜 그래야 하지? 네가 뭔데 나를 첩으로 만들어?” 원작을 완벽하게 바꾼 줄 알았다. 원작 남주와 결혼 발표 직전, 황제가 원작 여주와 남주를 정략결혼이라는 이름으로 맺어 줄 때까지는. 원작 남주 게릭은 후에 황비로 들일 테니 조금만 참아달라고 하지만, 아무리 봐도 수상하다. 저게 어디 봐서 정략결혼이야? 내 눈에만 연애결혼으로 보여? 누가 봐도 약혼자 버리고 딴 여자랑 눈 맞은 거잖아? 에리카는 의심하지만 에리카에게 속 시원히 답을 주는 사람은 없다. 게다가 황비가 무슨 벼슬인 것처럼 조금만 기다리라는 사람들 뿐. 그래서 결심했다. 귀족의 숙명 같은 정략결혼, 그까짓 것 내가 직접 해 보고 판단하겠다고. 정략결혼을 증명할 이로 어릴 적부터 사이가 안 좋았던 4황자 아이언을 고른 에리카. 그런데, 계약서를 쓴 이후, 아이언은 완전 딴사람이 된다. 꿀 떨어지는 눈으로 바라보는 것은 기본, 에리카가 말하지 않아도 무얼 원하는지 척척 갖다 바친다. 게다가, “여기 내 레스토랑이야.” “여기도 내 거야.” “여기도…….” 황위 계승전 때는 뒷배 하나 없이 빌빌거리던 아이언이 알고 보니 능력남? 이게 그 유명한 똥차 가고 벤츠 온다는 그거?
“나는 네가 한 짓을 알고 있어.” 말도 안 되는 고집이란 걸 알지만, 에일린은 다니엘의 아내로 죽고 싶었다. 다니엘의 아내로 지내는 1년 애정은 고사하고 동정조차 얻지 못했지만 행복했다. 이 소박한 행복을 위해 그 모든 것을 잃었어도 아깝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죽음에서 돌아온 후에야 그들의 음모를 낱낱이 알게 된 에일린. 그러나 그녀는 이전의 에일린이 아니었다. ** “당신을 보면 죽은 아내가 생각나서 너무 괴롭습니다. 제가 얼마나 나쁜 놈인지 매 순간 깨달아져서 죽고 싶은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살고 싶습니다. 살아야 합니다. 이번엔 당신을 꼭 지켜야 하니까요.” 전남편이 달라졌다. 믿어도 될까?
“철저하게 부숴 버리겠어.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도록.” 사람 고쳐 쓰는 거 아니라는 말, 흘려듣지 말았어야 했다. 그랬다면 그렇게 허무하게 모든 것을 잃지 않았을 텐데……. “당신을 사랑하니까, 사랑받고 싶었던 거지! 그렇게 몰라? 당신 관심 끌고 싶어서 그랬던 거잖아!” “정말 그랬다면 당신은 방법을 달리했어야지. 다른 여자랑 뒹굴던 더러운 몸을 나한테 들이대는 게 아니라, 내 눈앞에서 다른 여자 편을 들며 비참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나를 나로서 받아들이지 못하게 계속 깎아내리는 것이 아니라!” 신박한 개소리를 계속 듣고 있을 필요가 있을까? ‘후회’라는 가면을 쓰고 어떻게 나올지 이미 알고 있는데? 이번 생에는 내가 먼저 그를 부숴 버리기로 했다. 잊지 마, 이 모든 걸 자초한 이는 당신이란 걸. *** “카시아, 말 좀 해 봐. 이거 아니잖아. 내가 얼마나 더 망가져야 멈출 거야? 제발……. 날 사랑하잖아……. 날 잡고 싶어 이러는 거잖아……. 최소한 남편 체면은 생각해 줘야지…….” “……누가 남편이야?” “뭐?” “당신이 내 남편 아닌 지 오래된 거, 아직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