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결혼해 줘.” 루윈은 평범한 직장인의 3년 치 연봉은 될 법한 꽃다발을 내밀었다. 황금과 마력석, 백지수표로 만든 꽃이 아름답게 포장되어 있었다. 거절하기엔 너무 굉장한 스케일, “죄송합니다.” 인데 거절당했다. “공직자 청탁 방지법과 근무 조항에 따라, 현금성 500베르크 이상의 물품은 못 받아서요.” 돈 많은 게 재능이고 취미고 특기인 루윈이 공무원법에 걸리지 않고서 단테의 사랑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찾습니다……! *** “넌 처음 만난 사람이 다짜고짜 결혼하자고 하면 믿겠어?” “왜 처음이라고 생각하는데?” 늘 서글서글하게 웃던 황금빛 눈동자가 애달프게 흐려졌다. “난 한 번도 처음이었던 적이 없어.”
전쟁, 살해, 역병으로 세 번을 죽고 네 번째로 20세 생일을 맞은 공작가의 천덕꾸러기, 말리카. 도처에 놓인 죽음에서 벗어나 자신만을 위한 삶을 이룩하려 탈 제국을 도모한다. 그러나 여성이 국외로 이동하려면 말도 안 되는 조건을 채워야 하는데……. 「하나, 황제의 승인」 “황제 폐하요? 얼마 전에도 시종장 목이 성문에…….” 폭군 황제를 독대할 길은 요원하고, 「둘, 남성 가족의 동의 및 동행」 “며칠 내로 수도원으로 가거라.” 가족과의 관계는 개박살 난 지 오래다. “이렇게 된 이상 사기 결혼뿐이다.” 더 이상 제국은 싫다! 가짜 남편을 찾아 달아나려는 말리카에게 수상할 만큼 절절한 제안이 빗발치는데……. “그대의 도움이 필요하다.” 첫 번째 죽음의 원인이었던 전 남편이 손을 뻗고, “아가씨를 기다렸습니다.” 번번이 요절하던 첫사랑이 애걸하며, “네 성이 뭐라고?” “네프로네시스.” 힘없고 야망 없는 줄 알았던 남편 후보는 왕국에서 보낸 볼모 왕자라고! “저기, 위장 결혼할 남자는 한 명이면 되는데.” 과연 말리카는 예견된 역경과 예상치 못한 시련을 극복하고 안전하게 제국을 떠나 늙어 죽을 수 있을까?
전쟁, 살해, 역병으로 세 번을 죽고 네 번째로 20세 생일을 맞은 공작가의 천덕꾸러기, 말리카. 도처에 놓인 죽음에서 벗어나 자신만을 위한 삶을 이룩하려 탈 제국을 도모한다. 그러나 여성이 국외로 이동하려면 말도 안 되는 조건을 채워야 하는데……. 「하나, 황제의 승인」 “황제 폐하요? 얼마 전에도 시종장 목이 성문에…….” 폭군 황제를 독대할 길은 요원하고, 「둘, 남성 가족의 동의 및 동행」 “며칠 내로 수도원으로 가거라.” 가족과의 관계는 개박살 난 지 오래다. “이렇게 된 이상 사기 결혼뿐이다.” 더 이상 제국은 싫다! 가짜 남편을 찾아 달아나려는 말리카에게 수상할 만큼 절절한 제안이 빗발치는데……. “그대의 도움이 필요하다.” 첫 번째 죽음의 원인이었던 전 남편이 손을 뻗고, “아가씨를 기다렸습니다.” 번번이 요절하던 첫사랑이 애걸하며, “네 성이 뭐라고?” “네프로네시스.” 힘없고 야망 없는 줄 알았던 남편 후보는 왕국에서 보낸 볼모 왕자라고! “저기, 위장 결혼할 남자는 한 명이면 되는데.” 과연 말리카는 예견된 역경과 예상치 못한 시련을 극복하고 안전하게 제국을 떠나 늙어 죽을 수 있을까?
왕국에서 가장 여름이 긴 섬에 사는 소녀 ‘아샤’는 언니 아일라의 결혼식이 끝난 뒤 원망에 가득 찬 편지 한 통을 받게 된다. [무정하고 차가운 아일라 양에게] 편지의 발신자는 언니에게 농락당한 동갑내기, 캐롤. 병약한 아샤는 언니 대신 신원불명의 소년에게 답신을 보낸다. [아일라와는 어떻게 알게 된 거야? 편지는 언제부터 주고받게 된 거고? 아직 약간의 친절함이 남아 있다면, 답장을 보내 줘.] [선량한 편지 도둑에게 실연에 빠져 비참하게 허우적거리는 남자를 보니 유쾌해? 지루한 침상 생활에 조금이나마 활력이 되었다니 위안이 되네.] 호기심으로 시작한 편지는 남들에겐 말하지 않는 ‘비밀’들로 채워져 간다. [네 얘기를 좀 해 줘. 파티는 혼자 가기로 했니? 아니면, 집까지 짐을 들어 줬다는 그 남자애와? 추신. 오늘도 달이 예쁘더라. 으깬 체리처럼 붉은빛이 돌았고.] 그러나 그림 속 우편 배달부를 통해 전해지던 캐롤의 소식은 언제부터인가 뚝 끊어져 버리고 마는데……. [어른이 되면 너를 제일 먼저 만나러 갈까?] 고치고 고치다 보내지 못한 문장이 늘어가도, 우리는 편지를 이어갈 수 있을까?
왕국에서 가장 여름이 긴 섬에 사는 소녀 ‘아샤’는 언니 아일라의 결혼식이 끝난 뒤 원망에 가득 찬 편지 한 통을 받게 된다. [무정하고 차가운 아일라 양에게] 편지의 발신자는 언니에게 농락당한 동갑내기, 캐롤. 병약한 아샤는 언니 대신 신원불명의 소년에게 답신을 보낸다. [아일라와는 어떻게 알게 된 거야? 편지는 언제부터 주고받게 된 거고? 아직 약간의 친절함이 남아 있다면, 답장을 보내 줘.] [선량한 편지 도둑에게 실연에 빠져 비참하게 허우적거리는 남자를 보니 유쾌해? 지루한 침상 생활에 조금이나마 활력이 되었다니 위안이 되네.] 호기심으로 시작한 편지는 남들에겐 말하지 않는 ‘비밀’들로 채워져 간다. [네 얘기를 좀 해 줘. 파티는 혼자 가기로 했니? 아니면, 집까지 짐을 들어 줬다는 그 남자애와? 추신. 오늘도 달이 예쁘더라. 으깬 체리처럼 붉은빛이 돌았고.] 그러나 그림 속 우편 배달부를 통해 전해지던 캐롤의 소식은 언제부터인가 뚝 끊어져 버리고 마는데……. [어른이 되면 너를 제일 먼저 만나러 갈까?] 고치고 고치다 보내지 못한 문장이 늘어가도, 우리는 편지를 이어갈 수 있을까?
“우리 사귀자!”너도 나를 좋아하고, 나도 너를 좋아하니까!10살 생일. 전생과 함께 이 세계는 로판이라는 걸 기억했다.우리 집안은 흑막한테 풍비박산 난다는 사실과 더불어!덕분에 꽃다운 열 살 인생, 제1 목표는 별궁에 방치된 예비 흑막 1왕자 갱생이 되어 버렸다.‘어허, 약자를 힘으로 찍어 누르면 안 돼요.’‘대화! 대화! 우리 대화라는 좋은 수단이 있잖아요! 절대 다시 대화!’‘상대방이 다쳤으면! 예의로라도! 괜찮냐고 물어보고!’잘생겼고! 잘 자랐고! 나를 너무 너무 좋아하는!이런 사람을 어떻게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그런데…….너무 잘 키운 탓일까?“미안, 지금은 너랑 사귈 수 없어.”“왜?”“모름지기 진정한 사랑을 얻기 위해서라면 용 한 마리는 잡아야지!”그건 그냥 로맨스 소설 읽다 한 말인데……!“네 옆에 어울리는 남자가 되고 싶어. 그럼, 용 잡고 올게!”미친놈아! 이 태평성대에 용이 웬 말이야!
7년차 프로 사용인, 소넷 포사. 7년차 프로 사용인 해고러, 소넷 포사. 부인에 미친 주인 놈 때문에 당일 해고 당한 것도 서러운데, ‘내 집이…….’ 돌아가니 안락한 스윗홈(월세)마저 밀렸다. 웬 공작의 ‘부인한테 잘 보이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남의 연애에 그만 좀 휘말리고 싶다! 인생에 이런 일이 왜 이렇게 잦은지 하늘에다 따지고 싶은 심정이었는데……. “이 세상은 로맨스 소설 속입니다.” 네? “저랑 함께 이 지긋지긋한 로맨스를 끝내지 않겠어요?” 피하긴커녕 남의 연애에 참견하라고? 설령 그 제안을 한 사람이 내가 짝사랑하는 천사 같은 남자라 한들 그런 말도 안 되는 짓을- “수도에 근사한 주택 하나쯤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어디 한번 해보자고. *** ‘그래야 이 빌어먹을 로맨스 세상에서 탈출하지.’ 계약서로 협조를 받아낸 이방인의 눈에 기대감이 넘실거렸다.
계약결혼을 하게 됐다. “결혼은, 싫어……. 남편 싫어어어. 안 해애애, 으어엉…….” “울지 마, 남편.” 10살짜리 꼬맹이랑. 아프고 까칠한 애 어르고 달래며 보살펴 줬더니 금방 부인, 부인하면서 날 졸졸 따른다. “부인, 부인은 제 부인이에요. 그렇죠?” “결혼반지는 이런 디자인이 어때요?” “예, 예뻐요…….” ……귀여운데? 계약이고 뭐고 평생 얘 가족으로 살까, 그렇게 생각했는데……. “부인, 꼭 돌아와야 해요! 꼭이요. 꼭 살아서, 살아서…….” “응, 남편. 약속할게.” 나도 몰랐지, 1년도 못 채우고 헤어질 줄은. 나도 몰랐지, 재회에 10년이 걸릴 줄은. “아스, 정말 보고 싶었어!”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겨우겨우 살아 돌아왔더니……. “잠시 저랑 같이 가시죠.” 어화둥둥 키운 남편이 날 고소했다. “당신은 진짜 부인이 아니잖아.”
“우리 사귀자!” 너도 나를 좋아하고, 나도 너를 좋아하니까! 10살 생일. 전생과 함께 이 세계는 로판이라는 걸 기억했다. 우리 집안은 흑막한테 풍비박산 난다는 사실과 더불어! 덕분에 꽃다운 열 살 인생, 제1 목표는 별궁에 방치된 예비 흑막 1왕자 갱생이 되어 버렸다. ‘어허, 약자를 힘으로 찍어 누르면 안 돼요.’ ‘대화! 대화! 우리 대화라는 좋은 수단이 있잖아요! 절대 다시 대화!’ ‘상대방이 다쳤으면! 예의로라도! 괜찮냐고 물어보고!’ 잘생겼고! 잘 자랐고! 나를 너무 너무 좋아하는! 이런 사람을 어떻게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런데……. 너무 잘 키운 탓일까? “미안, 지금은 너랑 사귈 수 없어.” “왜?” “모름지기 진정한 사랑을 얻기 위해서라면 용 한 마리는 잡아야지!” 그건 그냥 로맨스 소설 읽다 한 말인데……! “네 옆에 어울리는 남자가 되고 싶어. 그럼, 용 잡고 올게!” 미친놈아! 이 태평성대에 용이 웬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