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에 반했다고 하면, 개연성이 생깁니까?” 망해 가는 웨식스 왕국의 왕녀, 라일라. 피가 귀한 성씨를 지녔지만 형제들은 모두 가지고 있는 조율 능력을 타고나지 못해 마찬가지로 망해 가는 왕국의 7왕자와의 약혼식을 앞두고 있다. 애초에 희망 따위 없다고 생각은 했지만 약혼식을 올리기도 전에 난봉꾼 성향을 보이는 상대 때문에 앞길이 더 막막해진 그때였다. 그 의뭉스러운 ‘구원자’가 나타난 건. “도망치십시오. 도움이 필요하다면 제가 손을 내밀어 드릴 테니.” 안 그래도 약혼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라일라에게 기꺼이 손을 내밀어 주겠다고 하는 남자, 밀레이. 하필 첫사랑과 이름도 같다. 강력한 사이코키네시스 능력자이자 행킨 제국의 황태자인 에이드리언 레인스와. 그러니까, 자신이 죽일 뻔한 그 남자와. 그래서 처음엔 경계했지만, 라일라는 밀레이의 손을 잡는다. 7왕자와 파혼하고 고국인 웨식스로 도망치기 위해서. 그가 바로 제 첫사랑인 에이드리언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