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온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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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종 계약

“나랑 하자고.”인간성이라곤 가져본 적 없는 포악한 사냥개, 서재하.그런 그가 진창을 뒹굴던 시연의 앞에 나타나 은밀한 계약을 제안한다.“어디까지 할 수 있습니까.”그의 목소리는 최면처럼 녹아들었고.“아이는 낳을 수 있습니까.”그의 손길은 숨통을 옥죄는 올가미 같았으며.“내 삶에 종속되어 살아갈 자신이 있냔 말입니다.”그의 품은 열리지 않는 새장과도 같았다.“……원하시는 만큼 드릴게요.”시연은 생존을 위해 그의 제안을 받아들인다.지옥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었다.설령 제 몸을 더럽혀야 한다고 해도.신에게 버림받은 여자와구원이라는 이름으로 그녀의 영혼을 훼손하려는 남자의 이야기, <복종 계약>

함락의 밤

[빌려줘. 네 몸.] 영원한 이인자. 한평생 형의 그늘에 갇혀 살아온 남자, 권도겸. 애타게 갈구하던 후계자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금기를 깨고 만다. “백서연하고 똑 닮은 당신 얼굴, 목소리, 몸. 그게 필요합니다.” 형이 가진 모든 걸 빼앗고 싶었다. 죽은 형수와 판박이인 그녀를 제 것으로 만들어서라도. “당신이 내 아이를 뱄을 때, 형이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해졌습니다.” “……그쪽 혹시 미쳤어요?” “왜, 미친놈 애는 못 낳겠어?” 창백하게 질린 서우의 낯짝을 들여다보며, 도겸은 먹이를 노리는 뱀처럼 입맛을 다셨다. * * * “나랑 혀 섞는 게 싫습니까.” “읏……!” “아니면 내 얼굴 보는 게 싫은 겁니까.” 사탕발림에 넘어가 그깟 몸뚱어리 따위 기꺼이 휘둘려주겠다고 결심했는데. 뒤늦게 서우는 자신의 선택을 후회했다. “그렇게 싫으면 눈 감아. 임신하는 데 지장은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