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마(血魔)에 의해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인 중원.정파와 사파의 연합으로 겨우 승기를 거머쥐게 되나 싶었으나, 그 끝은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허무했다.“…간악한 흑도 무리들만 아니었어도.”“네놈들의 형편 좋은 위선만 아니었어도…!”마지막 순간, 공적에 눈이 먼 두 집단이 서로를 공격하느라 한순간에 전세가 뒤집어진 것이다.“이 와중에도 그딴 게 뭐가 중요하단 말이냐…!”이에 참다못해 토해낸 분노 앞에, 혈마는 내게 이해할 수 없는 말을 건넸다.“네가 꿈꾸는 미래가 궁금해졌다.”그리고 떠넘기듯 건네받은 한 권의 서책.그 의미를 알지 못한 채로 죽음을 맞이하게 된 나를 기다리고 있던 건, 생각지도 못했던 두 번째 기회였다.한 번의 죽음을 겪고난 뒤, 나는 다짐했다.내가 걸어갈 길은 정도(正道)도, 사도(邪道)도 아니다.나는 나만의 길을 걸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