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용사의 동료로, 용사를 대신해 마룡의 브레스를 맞고 죽었다.뭐, 괜찮다. 용사 엘키나스는 내 등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유일한 친구였다.용사님이 멋진 여성과 결혼해서 여생을 보낼 수 있게 친구인 내가 대신 멋지게 눈을 감지 뭐.…라고 생각했는데.80년이 지난 뒤, 나는 완전히 새로운 몸으로 되살아났다. 그런데…"유감이군. 아렌느. 엘키나스는 미쳤다. 아주 제대로 미쳤어."처음으로 들은 소식이 이따위다.*어쩔 수 있겠어? 도와줘야지. 내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은 친우를 돕기 위해내 정체를 숨긴 채 그의 곁에 남기로 했다.엘키나스가 온전히 과거를 받아들이고 행복해지기를, 그게 내가 그를 위해 죽은 이유였으니까.하지만… 그가 나를 알아보는 것 같다. "너. …아렌느지."나는 내 얼굴을 매만졌다. 분명 내 얼굴은 아렌느가 아닌데.알아볼 리가 없어야 하는 거 아냐? "절대로 놓치지 않을거야. …절대로."엘키나스가 눈을 빛내며 말했다.[구원여주, 눈치없는여주, 착각계, 능력자여주, 흑화남주, 순정남주, 집착남주, 능력남주, 로맨스코미디, 환생]
양아버지의 베인 목을 들고, 남편이 돌아왔다. 절대로 살아 돌아올 리 없다고 생각했었다. 내 양아버지는 내 남편의 재산을 빼앗기 위해, 힘없는 평민 고아인 나와 결혼시켰고, 남편에겐 독을 먹였고, 종국엔 그 먼 전쟁터로까지 보냈으니까. 하지만 결국 살아 돌아왔다. 그럼 나는 어떻게 되는 걸까. 나 또한 그를 옭는 족쇄였으니, 결국 같이 사라질까. “죽일 생각은 없어.” 침대 위에서, 벌벌 떠는 나를 보며 남편이 고개를 기울였다. “부인은 당분간 이곳에 있어야 해.” “부인으로서요?” “그래.” ……뭐? “대신 부인으로서 ‘기능’하길 바라는 기간은 정말 짧을 테니까. 그땐 당신이 원하는 대로, 원하는 조건으로 풀어주지.” 나에게 다른 선택지가 있을까? 그저 고개를 끄덕일밖에.
나는 용사의 동료로, 용사를 대신해 마룡의 브레스를 맞고 죽었다. 뭐, 괜찮다. 용사 엘키나스는 내 등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유일한 친구였다. 용사님이 멋진 여성과 결혼해서 여생을 보낼 수 있게 친구인 내가 대신 멋지게 눈을 감지 뭐. …라고 생각했는데. 80년이 지난 뒤, 나는 완전히 새로운 몸으로 되살아났다. 그런데… "유감이군. 아렌느. 엘키나스는 미쳤다. 아주 제대로 미쳤어." 처음으로 들은 소식이 이따위다. * 어쩔 수 있겠어? 도와줘야지. 내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은 친우를 돕기 위해 내 정체를 숨긴 채 그의 곁에 남기로 했다. 엘키나스가 온전히 과거를 받아들이고 행복해지기를, 그게 내가 그를 위해 죽은 이유였으니까. 하지만… 그가 나를 알아보는 것 같다. "너. …아렌느지." 나는 내 얼굴을 매만졌다. 분명 내 얼굴은 아렌느가 아닌데. 알아볼 리가 없어야 하는 거 아냐? "절대로 놓치지 않을거야. …절대로." 엘키나스가 눈을 빛내며 말했다.
하층민으로서 오테른 제국의 뒷골목인 뱀굴에서 ‘두목’으로 불리던 베데트.그녀는 어느날, 자신의 친구를 구하기 위해 사이비 교단과 싸우던 중 죽음을 맞이한다.다시 눈을 떠보니, 시간은 20년 전,그리고 베데트는 오테른 제국의 가장 위세 높은 가문인 사일카르 가문의 금지옥엽 막내딸이 되어 있었다.‘실종된줄 알았던 베르데트 사일카르가 나였다고……?’베데트에게 주어진 것은 얼결에 얻게 된 에고 건틀렛 [코메트]와.자신이 죽 어가던 첫 번째 삶의 기억, 그리고. 자신에게 정중하게 입맞추던 남자의 얼굴뿐.시간이 없다. 다시 모든 것을 바로잡을 기회는 단 한번이다.* * *“잘못을 했으면.”나는 두 주먹을 거세게 맞부딪힌 채 이를 악물었다. 맞부딪힌 두 주먹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코메트였다. 그 또한 나의 분노에 응답하고 있는게 분명했다.“x지게 맞아야지.”“숨은 붙여 둬, 두목.”뒤에서 주트가 심드렁하게 말을 보탰다. 하지만 엷게 띤 웃음은 사라지지 않고 있었다. 나는 뒤돌아선 그에게 눈을 흘겼다.“두목이라고 부르지 말랬지.”“자기야. 살살 패고 오세요.”“……말을 말아야지.”나는 크게 발을 내디뎠다. 뒤에서 주트의 대폭소가 들렸지만, 뒤돌아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