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새끼를 죽였어야 했는데.벚꽃 스러지던 어느 봄날, 송이는 뱀파이어 데미안을 만난다. 송이의 피를 마시고 죽다 살아난 데미안은 송이의 피가 마음에 든 나머지 송이와 동거하겠다고 선언한다.―내가 누나 건드릴까 봐 걱정하는 거라면 안심해요. 난 누나한테 피만 받고 말 거니까.어쩔 수 없이 데미안과 동거하고 마는 송이. 그런데 어째서인지 그 이후로 송이를 괴롭히던 사람들에게 흉흉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하는데...―누나가 원하는 대로 될 거예요. 내가 곁에 있는 한... 전부 다.치열하게 현실을 살아가는 평범한 회사원, 나송이.잔혹한 현실에서 도망치는 뱀파이어 황자, 데미안.모든 것이 다른 두 사람 사이에 과연 사랑이 꽃필 수 있을까?
또 마녀가 죽었다. 이번엔 나도 잘 아는 사람이다. 옆 마을의 세실. 며칠 전만 해도 느긋하게 차를 마시며 사역마와 약초에 관한 대화를 나눴던 사이다……. 마녀사냥이 빈번해진 시대, 아직 영명을 갖지 못한 마녀 린은 마녀사냥을 피해 도피길에 오른다. 그 과정에서 린은 수수께끼의 용병 반을 만나게 되고, 악마의 약을 만들어 주는 조건으로 국경까지 그의 비호를 받는 계약을 맺는다. 한편 마녀사냥에 열을 올리던 썬더스트롬 영주 베일은 병사를 보내 린을 잡으려 하는데……. 과연 린은 베일의 마수를 피해 무사히 국경을 넘을 수 있을까? * * * “죽지 말아요.” 나는 정신을 잃은 반에게 속삭이며 혈석을 꺼냈다. “이드나시여. 나의 피를 삼키시고 이 방황하는 존재에게 축복을 내리소서. 당신의 숨결로 사망을 멈추고 생명을 되찾게 하소서.” 혈석이 달아오르는 것처럼 빛나기 시작했다. 곧 혈석의 빛이 그의 목에 난 상처로 빨려 들어가며 출혈이 멈추고 피부가 재생되기 시작했다. 고작 초급 마법이었는데도 늑대인간의 회복력이 더해지니 치유되는 속도가 경이롭다. 한결 마음이 놓여 주변을 둘러보니, 고요함 속에서 폭풍이 몰아치고 있었다. 녹색 불길로 뒤덮인 마을에는 놀과 인간의 시신이 뒤엉켜 있었고, 온 시야가 붉은 피와 검은 연기로 어지러웠다. 그리고 그 한복판에 있던 나는, 이 참사의 원인 중 하나가 나라는 사실에 헛웃음을 짓고 말았다. “영명을 받기도 전에 악명을 드높이게 생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