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저런 끔찍한 얼굴도 다 있단 말인가!”“……가면을, 절대 벗지 말거라.”샤르덴의 공주 아리엘은 쌍둥이 오빠가 친 사고 때문에로마노프 제국 황태자 루드비히의 시종으로 가게 된다.정체를 감추기 위해 사용한 변신 마법의 실패로얼굴에 큰 화상 자국이 남고 만 아리엘.그 흉측한 몰골에 루드비히는 사사건건 그녀를 못살게 굴지만아리엘은 꿋꿋이 황태자의 시종, 라푼델로서의 생활을 이어 나간다.“저하, 사람이 있습니다. 가면을 써야 할 것 같아요.”“이러면 되지 않느냐.”언제부터였을까.밝고 엉뚱한 라푼델을 보고 루드비히의 가슴이 뛰기 시작한 것은.지독한 나르시시즘과 혼란스러운 감정들 속에서 그는괴물 시종을 좋아하는 자신의 마음을 깨닫게 되고 만다.“이것은 너를 위한 나만의 가면이다.”크고 따뜻한 손이 차가운 가면 대신 뺨에 닿았다.가슴을 한없이 설레게 만드는 따뜻함에아리엘의 마음 또한 일렁이기 시작하는데…….과연 괴물 시종으로 변한 아리엘은 샤르덴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그리고 나르시스 황태자의 사랑의 행방은?
거짓말을 일삼아 저주에 걸린 황녀와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인 패전국의 왕 칼레스가 사랑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 가는 기적 같은 이야기.- 본문 중에서 -남자가 돌돌 말린 종이를 펼쳐 보였다.[라일라 환생 15회차 동안의 거짓말로 인한 사상자]5세, 황궁을 방문한 백작 자제와 결혼을 약속. 그러나 성인식 후 청혼하는 백작 자제를 전장으로 내몰아 마물의 먹이가 되게 함.6~15세, 거짓된 사랑의 약속으로 인해 자살 및 칼부림으로 200여 명이 생을 마감.16세, 유부남 남작을 꼬드겨 가보 훔쳐내게 한 후 차버림. 그 후, 가정 파탄과 실연의 아픔을 이기지 못한 남작이 황녀 궁 석상에 머리를 박고 죽음.“음, 생각보다는 많이 죽었네요. 그래서 생일 선물은 어떤 것으로 가져오셨으려나?”종이를 쓱 훑어보던 라일라가 얼굴색 하나 바뀌지 않고 물었다. “넌 평생 원하는 대로 거짓말을 하며 살 테고, 거짓과 편견의 눈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이 보고자 하는……”“그건 정말 마음에 드는 선물이네요.”라일라가 남자의 말을 채 듣지도 않고, 가로채서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한 뒤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내 말을 들어 놓는 것이 좋을 텐데?”냉기를 품은 남자의 눈빛이 칼날처럼 번뜩였다.“거짓말쟁이 영감님, 이만 가도 되죠?”헛소리를 해대는 남자를 상대하고 싶지 않아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섰고, 그녀의 등 뒤로 나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쯧, 구제할 길 없는 인간이군. 그럼 나도 그에 맞는 선물을 줘야겠지.”“난 상관없으니, 그러시든가요.”“넌 #$%^&***%%%%&&&@”라일라가 문을 닫고 나오기 직전까지 남자가 저주를 퍼부었지만 상관없었다.황궁으로 돌아온 라일라는 침실로 들어가, 그대로 침대에 몸을 던져 잠에 곯아떨어졌다.“까아악, 까악!!”아침에 시녀 낸시가 귀가 떨어져 나가도록 소리를 질러댔다.짜증이 확 밀려들어 몸을 일으키다가, 우연히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보게 되었다.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서리가 내린 듯 하얗게 센 머리카락이었다. 거기에 하얀색에 가까운 초점 없는 연회색 눈동자. 그리고 뼈만 남은 앙상한 몸뚱이.화려한 조각의 마호가니 거울엔 흉측한 몰골의 고약하게 생긴 마귀할멈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