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야
성탄야
평균평점
상냥한 동생이 되고자 합니다

죽자고 이복 언니를 괴롭히다 망하는 게임 속 악역이 될 운명임을 깨달았다.그래서 어쩌라고. 내 인생 내 맘대로 살되, 미래를 위해 언니는 곱게 키우려 한다. 그런데 어째 의도한 것보다 이야기를 좀 많이 비튼 것 같다.“딱히? 관심 가는 사람 없는데.”언니는 나만 너무 좋아하고.“나한텐 네가 가장 중요해.”“줄곧 만나고 싶었다 하면, 믿어 줄 겁니까?”“좋은 친우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우리.”“무엇이든 하겠습니다, 거둬만 주신다면.”남주 놈들은 저딴 소리나 하는 데다.“공녀가 아니라 그대 쪽이 신경 쓰이는데, 나는.”“소공작님을 믿어요. 제게는 유일한 분이시니까.”하필이면 다른 악역들에게도 제대로 찍힌 것 같다.“미쳐 버리겠네.”어째 이야기가 의도한 것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거기다 갈수록 고운 내 언니, 남주 놈들 만나 고생하는 꼴 보기가 싫어지는데.이렇게 된 거 유스티아는 순순히 현실을 받아들이고 제 뜻대로 한 번 미래를 바꿔 보기로 했다.“싫으면 말아. 내가 데리고 살 테니까.”그럼 우선 마음에 안 드는 남주인공들 먼저 언니에게서 차단해 볼까.

퇴직은 안 됩니다

셰리에스 벨키안.모든 의사가 성년이 되기 전에 요절할 것이라 말하는 벨키안 가문의 외동딸.벨키안의 여린 장미.메마른 겨울의 눈꽃 아가씨.에드워드는 그런 그녀를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마법사였다.“이제 저 없어도 아프실 일 없을 테고, 저도 슬슬 다른 일이나 알아볼까 해서요.”꼬여 있는 마나 잘 풀어서 길을 터놓았더니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란 아가씨는 오러 마스터가 되셨다.이만하면 되겠거니, 이제 다른 길 찾아 떠나려고 했는데.와장창.집무실 유리창이 통째로 뜯겨나가며 시원한 바람이 들이닥쳤다.멀쩡한 손끝에서 긁힌 상처 하나를 겨우 찾아낸 셰리에스는 그것을 두 손으로 쥐어짜더니 개미 눈물만큼도 안 되는 피를 찔끔 내보이며 서럽게 눈썹을 늘어뜨렸다.“나 아파, 에디.”“…….”“호 해 줘.”……퇴직이 어려워 보인다.* * *물러날 곳이 없었다.에드워드는 등받이에 몸을 바짝 붙인 채로 자신을 팔 안에 가둔 셰리에스를 올려다봤다.“제가 연인이 있다고 하면 어쩌시려고요?”“네가 울면 안 되니까 깔끔하게 포기해야지. 기회나 호시탐탐 노리면서.”깔끔한 거 맞나? 언사가 순순한 것에 비해 표정은 상당히 언짢아 보였다. 그는 저도 모르게 겁을 집어먹고 다시 물었다.“없으면요?”“네가 싫어 죽겠다고 학을 떼지 않는 한 온 힘을 다해 유혹하겠지.”“……그게 지금 상황이고요?”“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