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이 결혼기념일을 빙자해 왜 날 마카오까지 보냈겠어요. 당신의 아내 역할 뿐 아니라 든든한 법률 대리인 역할도 하라는 거죠.""아내 역할이 아니라, 당신은 내 아내야."그걸 신호로 그의 입술이 다시 다가왔다. 숨이 막힐 정도로 강렬한 키스였다. 어쩌면 이 순간이 서로에게 가장 솔직한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미쳤어. 지금 내가 뭘 하려던 거야.혹시라도 그가 눈치를 챘을까 싶어 불안해서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크루즈를 타기 전까지만 해도 이런 말도 되지 않은 일을 저지르게 될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파르르 눈꺼풀이 떨려 살그머니 뜨자, 그의 도드라지는 목울대가 보였다. 비밀스러운 문을 열고 그가 안으로 들어온 순간이 떠올랐다.절대 흔들리지 않을 거라고 믿었던 마음이 조금씩 그에게 향하고 있다는 걸 알아버렸다. 그저 서로 원하는 걸 얻기 위해 계약으로 이루어진 결혼인데, 끝이 다가오는 시점에 흔들렸다. 고예신. 이혼이 코앞이야. 정신 차려.***본 연재물은 15세 이용 등급 개정판으로 출간된 작품이므로 구독 시 참고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