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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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군과 세 번의 밤을 보내면

“연애를 하려면, 협박이 아니라 구애를 해야죠.” 검을 든 가이아 제국의 제1황녀, 엘레나. 신탁의 예언을 받고 태어나 특별한 능력이 있는 그녀지만, 전쟁에 미친 황제, 칼립소에게 사로잡히고 만다. 하지만 첫눈에 그녀에게 반해버린 칼립소는 강제 혼인을 원한다. “나와 밤을 보내고, 날 보내줘요.” “생각보다는 내가 로맨틱한 남자라.” 피에 미쳐서 붉은 눈을 가졌다는 그는 생각보다 더 미친 남자였다. 그녀의 몸뿐 아니라 마음까지 갖는 완전한 소유를 원하는데……. “나와 연애라도 하겠다는 거예요?” “그럼, 안 되나?” 미친놈의 구애가 이럴 줄은 몰랐다.

황태자의 소꿉친구로 살아남기

“나에겐 너밖에 없어. 너와는 달리.” 저주받은 어린 황태자의 유일한 치유자가 되었다. “카를, 너 내 신랑할래?” “뭐?” “예쁘고, 귀여워.” 엘라는 충동적으로 카를의 뺨에 쪽하고 뽀뽀했다. “내 신랑 되면 이렇게 산딸기 맛있는 곳도 알려주고, 영원히 옆에서 지켜줄게.” “영원히?” “당연하지. 나만 믿어! 내가 너의 치유자잖아.” 엘라는 새끼손가락을 내밀었다. “약속해.” 카를의 눈이 엘라의 새끼손가락을 집요하게 노려봤다. 엘라는 왠지 그 시선에 소름이 돋았다. 순간 장난이라고 말하려고 하다가, 타이밍을 놓쳤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카를의 손가락이 엘라의 손가락과 함께 얽혀 있었다. “엘라, 약속 꼭 지켜.” 진중한 목소리가 엘라의 귀에 꽂혔다. “당연하지! 약속, 도장.” 엄지손가락으로 도장까지 꾹 찍어버린 채, 엘라는 취소할 타이밍은 영영 놓치고 말았다. **  “엘라, 이번 여름에는 별궁으로 휴가를 떠날까?” “전하, 죄송합니다. 여름에 제가 혼인을 해서요.” 갑자기 주변 공기가 살벌해졌다. “누가, 무엇을 한다고?” “제가, 혼인을요.” “누구와?” 엘라가 눈썹을 찡그렸다. “하셀가의 장남입니다.” “불허한다.” “네? 왜요?” 엘라가 놀라 되물었다. “넌, 이미 결혼했잖아.” “제가요? 언제요?” “엘라, 기억 안 나?” 카를의 검은 눈이 진한 소유욕으로 번득였다. “네 신랑은 나잖아.” “전하, 그건 어릴 때 소꿉놀이 하던 거잖아요.” “놀이가 아직 안 끝났어.” “그게 무슨 억지예요?” 엘라는 한숨을 쉰 후, 차분히 물었다.  “그 놀이는 언제 끝나는데요?” “그야, 내가 놀기 싫어질 때지.” 물론, 그럴 리는 없겠지만. 카를이 소유욕을 숨긴 채 다정하게 물었다. “그럼, 여름 휴가는 별궁으로 가는 거지?” 엘라, 넌 내 신부잖아. 절대로 놔줄 생각이 없는걸. 아무래도 소꿉친구의 집착이 시작된 것 같다!

집착대공의 품에서 벗어나려면

“라이나양, 모름지기 혼인은 과분한 상대와 하는 거에요.” 제국의 최고 권력자, 카이탄 대공. 그는 자신의 고통을 치유해 줄 수 있는 보잘것없는 남작가의 영애 라이나에게 청혼한다. 예지몽으로 인해 자신이 죽게 될 거라 알면서도 집안 사정으로 인해 계약결혼에 응하는 라이나. 1년 후에 탈출하면 된다고 안심한다. “약속대로 오늘, 이혼해 주세요.” “알았어요, 부인. 그렇게 하죠.” 깔끔한 답에 라이나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다음 말을 듣기 전까진. “내일부턴 내 정부로 살아요.” “네? 그게 말이 되는 소리세요?” “라이나, 설마 내가 그대를 순순히 보내줄 거로 생각했어요?” 웃기지 말라는 살벌한 시선에 라이나의 얼굴이 하얗게 굳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