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이서
해이서
평균평점
본부장님 계약을 파기하겠습니다.

재벌 3세로 하는 일마다 승리의 깃발을 잡고 있는 듯 성공의 가도를 달리는 태진 그룹 본부장 김유현.잘생김을 넘어 고귀한 느낌마저 드는 얼굴과 큰 키, 그리고 탄탄한 몸을 가진 완벽한 남자인 그는,잠이 든 사이, 자신에게 실례를 범한 해수에게 말도 안되는 제안을 한다.“3개월 계약연애.”“단, 나에게 반하지 않을 것.”목에 칼이 들어와도 해야 할 말은 하는 성격을 가진 태진 그룹 대리 유해수.갑작스러운 제안에 해수는 몹시 당황하게 되지만,이내 평정심을 찾고 그를 향해 자신의 생각을 똑부러지게 전달한다.“성추행으로 감사팀에 정식으로 보고하겠습니다.”“진짜 완전 미친 또라이 아니야?”은근슬쩍 시작된 3개월의 계약 연애.눈길이 가 계속 그녀를 보고 있었던 유현과그의 배경이 부담스러워 밀어내기를 반복하는 해수는 천천히 서로에서 빠져들게 된다.그러나 깊은 인연으로 얽혀있던 그들의 끝은 과연 해피엔딩이 될지…가슴 절절한 그들의 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피앙세가 토끼다

낯선 나라, 위기의 순간에 도움을 준 남자와 욱하는 마음에 보낸 하룻밤.스치는 인연이라 생각했지만, 그건 큰 오산이었다.2년 뒤, CL 그룹 부사장 무혁과 제이유 주얼리 팀장 하윤은 디자인 표절 시비로 재회하게 된다.무혁은 목소리만 듣고도 하윤을 알아보지만, 하윤은 이미 무혁을 기억 너머 묻어놓은 터라 기억하지 못한다.그런데 무혁의 비서가 하윤에게 이상한 말을 건넨다.“2년 전, 그날 이후부터였습니다.”“그게 무슨……?”“최무혁 부사장님이 선택적 고자를 택하신 것은.”경악을 금치 못하는 하윤을 향해 차가움이 뒤섞인 섹시한 저음이 날아들었다.“이제 어떻게 책임질 생각인지 차분하게 얘기를 좀 해볼까? 나의 피앙세?”

호랑가시나무 같은 사랑

준 재벌집 고명딸이 무당이 될 팔자라. 같은 해 같은 일시에 태어난 붉은 점 일곱을 지닌 여아를 집에 들이면 두 아이가 열아홉이 되던 해 팔자의 뒤바뀜이 이뤄지리라. 그로 인해 채온은 저도 모르는 인간 부적이 되었고 딱 열아홉이 되던 해 그 집에서 내쳐졌다.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지는 것인지. 3년 남짓 뒷바라지를 했던 남자친구에게 대차게 차인 그날 홀로 술을 마시던 채온의 눈에 들어온 한 남자. 어릴 적 겪은 사건으로 인해 여자만 얼굴이 일그러져 보이는 안면인식 장애를 가진 지우재였다. “왜 당신 같은 남자가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어요?” 그날 이후 한 번도 여자의 얼굴을 제대로 마주한 적이 없던 우재는 쉴새 없이 반짝임을 일렁이는 채온의 눈빛에 입술을 떼어내었다. “그러는 그쪽은 왜 그런 눈으로 울고 있습니까?”

처음이 아니라서

최연소 팀장을 거머쥘 만큼 일에 진심인 임라희. 사랑했던 남자에게 잠수 이별을 당한 뒤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하는 삶을 살아가던 그녀 앞에 무려 9년 만에 말도 없이 사라졌던 그가 상사로 돌아왔다. 태승 그룹 후계자가 되어. “차지한 본부장님. 지금 뭐 하시는 거죠?” “나 지금 매달리는 중인데.” 뻔뻔한 새끼. 그렇게 한마디로 정의 내릴 수 있는 관계라 생각했다.  그가 자신의 빌라에 세입자로 들어오기 전까지는. “설명이 필요할 것 같은데 어떻게 된 거예요?” “보고 싶어서.” 얼마만에 얻은 귀한 세입자를 내쫓을 수도 없고, 지한의 방해로 이직도 실패한 라희. 게다가…… “전 1년 안에 결혼해야 합니다. 그래서 빠르게 연애부터 해보려 하는데요.” “내가 왜 너 같은 인간이랑 연애를 해?” “사랑하니까.” 시도 때도 없이 직진을 일삼는 지한으로 인해 눈치 없는 심장이 다시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기다렸다는 듯 퍼져나온 소문은 라희의 심장을 바닥없는 심연으로 떨어뜨렸다. “그 사람이…… 시한부라고?” ILLUSTRATED BY 비비

숭고한 배신

은빛은 그를 떠났던 날을 이렇게 정의했다. 숭고한 배신. 제 안에 자라고 있던 아이를 지키기 위해서 스스로 세상에서 자신을 지웠다. 그러나 5년 만에 은빛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금해 그룹의 핏줄만이 하나뿐인 제 아들 희망이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으니까. “도와주시면 뭐든지 할 테니 제발…… 부탁드립니다.” 은빛의 목소리만큼 잔잔하게 흔들리는 어깨가 유난히 가냘팠다. 그녀를 지그시 누르듯 보던 신오의 평평한 이마에 미세하게 금이 갔다. 침묵이 길어지자, 은빛은 주저 없이 아이 아빠의 쌍둥이 형 신오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녀의 정수리를 내려보던 신오의 시선이 순간 비틀렸다. “뭐든지라고 했습니까?” 어느새 젖어버린 눈동자를 한 은빛이 그를 천천히 살폈다. 심상치 않은 기류를 느끼기도 전에 신오의 입술 끝이 슬쩍 말려 올라갔다. “나랑 붙어먹을 수 있겠어요?” 순간 정적이 흘렀다. 느리게 눈을 깜박이던 은빛이 몇 번이나 망설인 뒤에야 입을 열었다. “네……?” 은빛의 목소리 끝이 미세전류가 흐르는 것처럼 떨렸다. 그렇게 만든 장본인은 정작 고요함의 정석을 보여 주며 단정함을 유지했다. 그 반응을 기대하고 있었는지 신오의 무례가 곧게 밀려들었다. “그것도 매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