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물병
투명한물병
평균평점
흰색은 광기와 순수의 색

황실의 악마라 불리는 이반. 살육에 매료된 자, 피에 굶주린 괴물이라 칭해지며 끔찍한 소문들을 몰고 다니는 그에게, 잔혹한 놀이의 장난감으로서, 나탈리아는 넘겨지게 된다. 이제 그녀의 목숨은 온전히 이반의 손에 달리게 되는데…. 그런데, 이 남자, 소문과 다르게 한없이 상냥하게 다가온다. “내가 무서워? 무서워할 거 없어, 널 해칠 의도는 없으니까.” 자신이 원하는 것은 외로움을 잊게 해줄 상대일 뿐이라면서, 그저 자신과 함께 살아 달라고 하는 것이었다.

오만한 전갈의 권속이 되어

죽은 줄 알았던 짝사랑 상대가 살아 돌아왔다. 그것도 모두가 사랑하는 영웅이 되어서. 완벽한 스콜피오. 소중한 친구이자 내가 짝사랑했던 다정한 남자였다. 하지만 극적으로 재회한 스콜피오는…. “신에게 기도라니. 이 스콜피오가 눈앞에 있는데 다른 신이 필요해?” 오랜만에 재회한 그는 지극히도 오만방자한 인간이 되어 있었다. 그런 말을 들었다. 마물에게 몸을 뺏긴 이에게는 때로 보통 인간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고. 예를 들면 불길한 마성. 위협적인 분위기. 그리고 무엇보다…. “도니타, 남부에는 그런 말이 있어. 마물은 아는 게 많은 총명한 인간부터 순서대로 잡아먹는다고. 그러니 내 과거에 대해서는 두 번 다시 묻지 마.” “왜?” “그야 많이 알면 잡아먹히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을 휘젓는 사악한 아름다움. 녹색 눈은 독을 품은 동물의 것처럼 싸늘했다. 포식자 같은 송곳니가 희미하게 드러난 모습이 익숙한 얼굴임에도 이상하게 낯설었다. 그 사악한 아름다움. 그건 분명 인간의 것이 아니다. 게다가 변한 건 성격뿐만이 아니었다. “교단은 나를 탐욕스러운 인간이라고 헐뜯었었지. 그 사람들 말에 동의해. 나는 정말 탐욕스러운 인간이거든. 그래서….” 그는 나를 친구로만 여기는 줄 알았는데. “…그래서 한 번 붙잡은 인간은 절대로 놔주지 않아.” 그를 짝사랑했던 건 나뿐인 줄만 알았는데. 분명 친구인 줄만 알았는데. 그런데 이 미묘한 기류는 대체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