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작품은 19세 관람가 작품을 15세 이용등급에 맞게 개정한 작품입니다.악랄한 짓으로 어머니를 자살에 이르게 한 여자가 죽었다.죽음을 확인하러 간 장례식장에서 마주친 여자, 이진주.그리고 8년 후.그녀가 대필 작가가 되어 문정혁의 앞에 다시 나타났다.“50억으론 부족해요? 하룻밤 대가로?”네까짓 게 감히?신경 쓸 가치도 없는 가소로운 여자가 제 발로 걸어들어오더니, 자꾸만 그의 영역을 침범한다.“감당할 자신 없으면 내 눈앞에서 사라져. 당장.”“일개 대필 작가가 어떻게 감히 사장님을요? 아무리 하찮아도 자존심도 인격도 없는 건 아닙니다. 함부로 넘겨짚지 마세요. 가 보겠습니다.”8년 전 그날처럼.뺨을 밀어내고 턱을 꾹꾹 누르며 여자가 스쳐 갔다.화락 날린 긴 생머리가 나풀대다 정혁의 어깨에 내려앉았다. 잡으려고 손을 올렸다. 빠르게 멀어지는 여자에 속절없이 딸려 가 버린다.이게 대체 무슨 마음인지도 모르면서, 사라지는 머릿결을 따라 다급하게 돌아섰다.“거기 서요!”어머니를 죽인 여자의 딸을 사랑하게 되었다.
태무진에게 그 여자는 단지, 수집해야 할 하나의 향기에 지나지 않았다. 처음엔 향기에 이끌렸고 그래서 생긴 호기심이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자꾸만 거슬렸다. 순진해 빠진 여자가 도무지 조화롭지 못한 향기를 발산하기 전까지는. “저, 몸으로 때우면 안 될까요?” 꺾어서라도 손에 넣으려고 수작을 부린 남자의 졸렬함을 상쇄하고도 남을 도발이었다. “피차 급한 것 같은데, 시간 끌 필요 있어요?” “네?” “올라와요.” 대체 뭘까. 그녀의 향기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절박함이 무엇인지 인지했을 때는 이미 늦어버린 후였다. “한 번으로? 네 몸값이 얼마나 할 것 같은데.” “미치셨어요? 정말 왜 이러세요!” 연장미. 아름답고도 위험한 향기에 속수무책으로 휩쓸리고 말았다. “응. 미쳤어, 너한테. 내 전부를 걸 만큼.” 가시에 심장이 찔리는 줄도 모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