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로엘미술관 부관장 이은아라고 합니다.”단상 위로 올라온 여자를 본 시혁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억 중 가장 행복한 기억 속에 있는 그녀가 눈앞에 나타났다.여전히 예쁜 모습 그대로 미소 지으며 그의 눈앞에 있다.“아 두 분 결혼하세요? 축하드려요. 너무 잘 어울리시네요.”하지만 그녀는 시혁의 존재를 다 지워낸 듯, 그의 결혼을 축하해주며 밝게 웃고 있다.그녀의 눈동자 안에 더는 그의 자리가 없는 듯했다.*“혹시? 저와 본부장님이 따로 아는 사이였나요?”“무슨….”은아는 조금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시혁을 보며 말했다.“말 그대로예요. 아는 사이였나 해서요. 제가 아는 본부장님은 저희 둘째 오빠의 친구로 알고 있는데 저와도 아는 사이인가요?”나는 절대로 먼저 시혁을 아는 척하지 않을 것이다.자신의 기억 속 그의 존재 따위는 없다는 걸 보여줄 것이다.그가 없어도 잘살고 있다는 걸 보여줄 것이다.“지금 본부장님께서 말씀하시는 걸 듣자 하니 저와 본부장님은 아는 사이였던 거 같네요…. 아무도 본부장님에 대해서는 말해주지 않았는데… 그렇다는 건 좋은 사이는 아니었겠네요.”<[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
한준호. 태신 그룹으로 돌아갔다. 지켜야 할 여자가 있기에.정략 결혼도 여자를 지키기 위한 수단일 뿐이었다.그의 선택에 우선순위는 언제나 같았고 그로 인해 벌어진 후회는 그의 몫이었다.송세은. 지독히 고지식한 집안 환경 속 세은은 원하는 걸 얻을 수 없었다.그런 그녀에게 준호는 놓쳐서는 안되는 존재였다.사랑의 유효기한보다 커리어의 영원함을 믿던 그녀는 알지 못했다.감정은 사람을 무너뜨릴 힘이 있다는 걸.원하는 걸 얻기 위한 정략결혼,그리고 두 남녀의 엇갈린 사랑이야기*****약혼식의 끝이 보였다.세은이 승현의 네 번째 손가락 끝을 잡고 반지를 밀어 넣었다.이제 이곳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에 입가엔 자연스러운 미소가 번졌다.손가락에 있던 시선을 들어 승현과 짧은 눈 맞춤을 한 세은은 환한 미소와 함께 몸을 돌렸다. 자리에 앉아있는 사람들에게 마지막 인사만 하면 약혼식은 완벽했다.분명 그랬다…그러나 예기치 못한 순간은 불시에 찾아온다.인사한 직후 보이는 남자는 약혼식장에 절대로 있어서는 안되는 존재였다. 한 순간, 세은의 웃고 있던 얼굴에 실금이 갔다.그녀를 버리고 돌아섰던 전남편, 한준호가 약혼식장에 등장했다.<[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
지독한 죽음의 굴레에 갇혀버린 여인, 이령. 35번째 죽음에서 그녀는 비로소 알게 되었다. 그녀의 죽음은 운명이 아닌 계획된 살해였음을. 매번 같은 날, 같은 방식으로 되풀이되는 삶. 황제의 곁을 맴돌며 끊임없는 죽음의 고리를 이어가야만 했던 이령은 모든 것을 놓으려던 순간, 비밀을 알게 된다. 죽음의 배후에 감춰진 황제의 진실. 그리고 그녀를 살려둬서는 안 되는 이유. 하지만 이번 생은 다르다. 다시 시작된 삶 속에서 그녀는 결심한다. 모든 굴레를 끊어내기 위해, 자신을 죽이려 했던 진짜 적과 맞서기로. 과거의 기억에 사로잡혀 살아가는 황제 윤. 그가 기억하지 못하는 진실과 숨겨진 비밀 속에서 이령은 복수와 사랑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시작한다. 비극적인 운명에 맞서는 이령의 처절한 생존기. 그리고 잔혹한 운명을 사랑으로 바꾸려는 그녀의 마지막 도전. 죽음과 삶이 뒤엉킨 궁중 로맨스 판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