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떠보니 피도 눈물도 없는 피폐물 소설 속 남주의 엄마가 되어 있었다. 원작 소설 속, 잔인하기로 유명한 남주였기에 싹수부터 다를 거라며 덜덜 떨며 그를 봤는데. “마시써!” 즐겁게 디저트를 오물거리는 볼이 빵빵했다. “…괜찮아, 걸어갈 수 이써!” 넘어져서 아플 텐데도, 눈물을 훔치며 다시 씩씩하게 걸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어떡해….” 피폐물 남주가 될 내 아들이 너무 귀엽다. 그 뒤, 나는 몰래 뒤에서 이것저것 먹을 걸 쥐여주고 살뜰히 챙기며 편지도 썼다. 그런데. “나한테 친절하게 대하지 마! 그렇게 해 봤자 나는 엄마 같은 거 필요 없으니까!” 내 아들이 생각보다 더 나를 싫어하는 것 같다. 기웃거리며, 아들의 아빠이자 남편한테 이 일에 대해 상담해 보려고 하는데. “내가 그리 싫다고 하더니 자식 교육을 같이해 보자고? 사고를 당하더니 이상해진 건가. 남편이 더 나를 싫어하잖아……! *** 노력한 결과 아들과는 조금 친해진 것 같은데. “나만 빼두고 어디가?” “나 제일 좋아한다면서, 지금 나보다 아빠가 더 중요한 거야?” “엄마는 나야, 아빠야?” 이상하게 남편과 붙어 있으면, 유독 말을 걸어오는 것 같다. 그리고 나를 싫어하는 남편이 어딘가 이상한데? ……이 부자 날 싫어하는 거 아니었나?
흑화한 서브 남주의 손에 죽는 불쌍한 새로 빙의했다.최대한 그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어떻게 하면 그녀의 눈이 내게 닿을까? 다른 놈들을 죽이면 해결이 될까?”“삐! 삐잇!”‘안 돼, 얘 또 눈 돌아 가려고 한다!’머리를 비비며 아끼는 보석을 조공 삼아 주고.“왜 그녀의 주위에 다른 놈들이 꼬이는 걸까. 다 죽여 버리고 싶게.”열심히 딸랑거리며 그의 흑화를 막았다.그런데.“리리, 하녀들이 예뻐해 주니 좋았나.”갑자기 화를 내지 않나.“앞으로 멋대로 사라지지 마라.”제 곁에 있으라고 말하지를 않나.주인이 이상해지는 것 같다?그렇게 주인의 이상함을 느끼던 어느 날.“어……?”격통에 시달리다가 깨어난 나는 다시 사람이 되어 있었다.* * *사람이 된 나는 그에게 딸랑거림의 대가로 받은 보석들을 그대로 챙겨 도망쳤다.그런데…….흑화한 서브 남주가 나를 찾기 시작했다.……왜 도망간 애완 새에게 집착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