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망받던 무사로서의 길조차 버린 채 오직 정인만을 바라고 왕비가 된 윤효.그러나 그의 곁에는 이제 다른 이가 있다.그 언젠가 비가 억수처럼 쏟아붓던 날. 그대는 내게 연모한다고 고백 했었다.그 기억이 이리도 생생한데 이제는 정인도 벗도 없이 이리 홀로 비를 맞고 있구나.해도, 달도, 별까지도 따다 줄 듯 하던 그대는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다정 했으며 제 정인에게 모든 것을 다 쥐여 주었다. 다만, 그의 사람이 자신이 아닌 다른 이로 바뀌었을 뿐. * * *봄이 있고 겨울이 있다. 따뜻함 뒤에 오는 차가운 기운은 너무나도 선명하고 시렸다. 장윤효에서 보호하듯 이연슬을 제 뒤로 돌린 선예하가 차가운 얼굴로 그를 응시했다. 선예하를 알고 난 뒤 처음 받는 눈빛이 당황스러웠다. “효, 너는 아무 힘도 없는 약한 이를 핍박하는 이였던가? 내가 사람을 잘못 보았던 것 같군.”“…….”“이 아이가 잘못했다 한들 잘 몰랐기에 벌어진 일. 그것을 이렇게 겁박하고 핍박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할 말을 찾지 못해, 아니, 너무 많은 것이 흘러넘쳐 몇 번이나 입을 달싹이던 장윤효가 겨우 입을 열었다. “저는 단지, 이것을 전하께 드리고자.”전하께서 좋아하던 꽃이 아닙니까? 이것을 제게 주시며 웃어주지 않으셨습니까? 그러니 다시 한 번 저를 봐주시옵소서. 장윤효는 아주 간절한 마음을 담고 손을 내밀었다. [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된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