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0여 년. 여진의 금이 중원의 패자가 되고 남송은 장강 아래로 쫓겨 웅크리던, 북방 초원엔 패자의 운명을 지닌 몽골족 영웅이 아직 어린 아이에 불과했던, 대륙이 분단되었음에도 일시적 태평성대를 누리면서 다가올 대전쟁의 폭풍전야에 불과했던 시기. 정파가 봉문으로 위축되고 사파가 득세하던 강호무림에 전설의 영약이 나타나면서 풍파가 일어난다. 그리고 마침내 스스로 모습을 드러낸 천마신교와 구주마종에 대항하여 중원과 새외무림 사이 전쟁이 펼쳐진다. 천마신교의 탄생비화와 인세를 뛰어넘는 천외천의 비사. 천무방의 이름없는 검객 진도건과 천무방의 여걸 천서은. 혼돈에서 잉태된 영혼, 혈마. 그리고 강호 유수의 영걸들과 절대고수들. 역사적인 흐름 위에 잊혀질 무림비사. 무협판타지 대하 소설, <칼의 귀신>.
천하의 주인이 바뀐 날, 강호의 음지에 암약했던 그는 배신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리고 15세 자식의 몸에서 부활하니 이게 벌써 다섯 번째의 삶이다. 그런데 여태껏 한 번도 보이지 않았던 저주를 풀어낼 지표가 그의 앞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러면 배신에 대한 복수보다 저주의 사슬을 끊어내는 일이 더 간절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진무성이란 이름의 다섯 번째 가면을 쓰고 다시 나아간다. 마지막 인생이길 바라는 그의 마지막 목표는 인생에 제대로 종지부를 찍는 일. 멸사지로(滅私之路). 호랑이로 죽어 가죽을 남길 오직 하나뿐인 길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