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2년’.예견된 전쟁은 마지막 희망마저 앗아갔고,전쟁 이전의 삶을 기억하는 모든 이는 사라졌다.이제, ‘독재’와 ‘폭력’이라는 새로운 이름의 암울한 그림자는새로운 땅 위,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월도’.전쟁과는 거리가 먼 평화로운 섬이 있다.육지에서 떠난 작은 어선은 짙은 해무를 뚫으며 섬을 향하고,작은 조타실 옆, 어망 사이에 한 소년이 쪼그려 앉아 허공을 응시하고 있다.감당하기 힘든 전쟁의 트라우마를 안은 채,더 이상 싹 틔울 감정이 없는 황량한 가슴을 품은 채.그의 이름은 ‘유건’, 전쟁 영웅의 아들. ‘재회’.월도에서 그는 죽은 줄 알았던 어린 시절 자신의 첫사랑 ‘민아름’을 만난다.아름은 그에게 여전히 애틋한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그는 잘 알고 있었다. 그녀와 두 번 다시 과거와 같은 관계로 돌아갈 수 없음을. 그러나 다시, ‘사랑’.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젖어 가는 그의 가슴 속,작은 사랑의 싹이 천천히 울렁인다.그렇게 상흔 속에서 꽃이 피어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