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신녀가 되세요!] [실패시 - 죽음] 그리고 이 망할 퀘스트에 실패했다. '하하. 설마 진짜 죽겠어?' 응. 죽었다. 막상 죽으니 너무 억울했다. 마지막 소원으로 '세계멸망'을 빌고 또 빌었다. . . [시스템을 마지막으로 재가동합니다!] 그리고 기적적으로 퀘스트를 받았던 첫날로 돌아왔다! 다시 찾아온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성공할 것이다! 그런데... "엘리아닌. 내 곁에 있어 줄 수는 없나?" 가짜 신녀인 내게 차가운 검을 찔러 넣던 황태자 케드릭도, "신녀님, 첫 춤은 제게 허락해주세요." 추기경이 될 아단의 왕세자 이안도, "신녀님! 아델 저하가 찾아요! 자장가를 불러달래요!" 심지어 귀여운 5살 아기까지! 나를 찾기 시작한다! 왜 다들 내게 관심을 가지냐고? 난 빨리 진짜 신녀가 되어야 한단 말이야! 게다가... 이 퀘스트가 끝이 아니야?
“내게서 달아날 수 없어. 절대로.” 혹독한 추위가 몰아치는 북부. 페이닉스 공국의 대공. 테오 드 루아체. 그는 ‘살인귀’, ‘전쟁귀’로 불렸다. 모두가 냉혹한 그를 두려워했고, 그의 곁에 있기를 거부했다. 그런데 그에게 신붓감이 생겼다. 지도에도 없는 남쪽의 작은 섬에서 온 여자랬다. 그녀는 일 년 뒤 황국의 제물이 되어 죽음을 맞이한다. 그것도 모르는 채 무자비한 대공, 테오에게로 팔려 왔다. 테오는 아내가 제물이든 상관없었다. 어차피 자신을 무서워하며 떠나갈 테니까. 일 년도 채 버티지 못하고 도망칠 것이다. 그의 삶은 언제나 혼자였으니까. “테오. 산책하러 갈래요?” 그런데 그녀는 도망칠 생각을 안 한다. 저를 두려워하지도 않고 제 옆에 붙어 있다. 이토록 티 없이 맑은 웃음을 지으며...... 나를 바라볼 수 있다고? 안 되겠다. 공국에 꽁꽁 묶어 평생 옆에 둬야겠다. 그녀를 제물로 바치려고 하는 인간도 죽여버려야겠다. 그녀가 이곳에서 절대 달아나지 못하도록, 더 무섭게 해야겠다. 하지만 일단 산책은 함께 다녀와야 한다. 그녀가 좋아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