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기일마다 꾸는 이상한 꿈. 세상이 무너지는 충격적인 꿈. 호진은 그것이 그냥 꿈인 줄만 알았다. 지금 자신을 내려다보는 거대한 늑대. 펜리르를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계약하겠나, 인간?] 그것은 꿈이 아니었다. 꿈이라면 이런 감각이 느껴질 리가 없으니까. 그렇다면. “내가 꾼 꿈이…… 앞으로 벌어질 일이란 말이야?” 혼란스럽고 당황스러웠지만 호진은 해야 할 일을 알고 있었다. 어렵게 얻은 삶을 이대로 내줄 순 없었다. 머릿속에서 계산을 마친 호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계약하자.” 내가 막아야 한다. 나만이 할 수 있다. 호진은 그렇게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