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쥐를 한 마리 주워 왔다던데.” “쥐라니요. 친칠라예요, 엘로이.” 눈을 뜨니 늑대 가문의 집이었다. 거대한 늑대 사이에서 나 혼자, 자그맣고 만만하기 짝이 없는 친칠라다! “이제부터 내가 네 엄마야. 내가 널 내 아이로 받아들이기로 했단다.” “삑?” 다정한 엄마는 각종 레이스가 철철 흘러 넘치는 옷으로 옷장을 꽉꽉 채우고, 둘째 오빠는 귀엽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이 삶을 즐겨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한 찰나…… “난 아직 이 아이를 인정할 생각이 없어, 헤이즐라.” “저번에 분명히 경고하지 않았나. 내 눈에 띄지 말라고.” 아버지에 첫째 오빠까지 찬바람이 부는데, 나, 여기에서 안 쫓겨날 수 있는 거 맞을까?
장르가 피폐물이었어도 엔딩이 해피면 그 뒤는 계속 해피할 줄 알았다. 모두가 아는 Happily Ever After 뭐 그런 거. 빙의한 것을 알아챘을 땐 놀고먹는 인생을 생각하며 꿀이나 빨 줄 알았는데……. “이제 와서 네가 날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아?” 라며 점점 광적인 집착을 보이는 남편 일라드와. “나한테로 와요. 벗어나게 해 줄게요. 난 그 사람과 달라요.” 자꾸만 유혹하는 셀시온. “내가 도와줄 테니까 날 이용해요! 난 어차피 결혼할 마음 같은 거 없어요!” 얘는 어쩌자고 나한테 이런 말을……? 도통 모르겠다. 난 그냥 평범하고 조용하게, 행복하게 살고 싶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