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지 속 조연에 빙의했다. 그것도 초반에 죽는 악역으로……. 심지어 삼류 같은 내용에 질려 읽다 만 책이기까지 했다. 빙의 난도 너무한 거 아냐? 딱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이 있다면, 지금은 모든 일이 벌어지기 전인 12살 때라는 사실. 일단은 잘 처신해서 멀쩡한 어른으로 크는 걸 목표로 삼아야겠다! 그래서……. “저 위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 해가 지기 전 정상까지 올라와 보거라.” “…….” 열심히 수련하고. “아까도 저를 기다리고 계셨던 것 같아 묻습니다만, 왜 저와 함께 가 주십니까?” “혼자 가면 심심할 것 같아서요.” 사제로 들어올 주인공, 하현에게도 잘 대해 줬으며. “마교에서나 쓰는 저주가 걸려 있구나.” “방법을 알려 주세요.” 미처 몰랐던 신체를 억누르는 저주도 풀어냈다. 그리하여 비로소 멀쩡하게 살 수 있나 싶었건만, 이번엔 중원의 정세가 어지러워진다. 그리고 내 의지와는 별개로 자꾸 그 폭풍에 휘말리게 되는데……. “저는 사저를 위해서라면 뭐든 합니다.” 그 와중에 그저 사제로만 대했던 하현은 언젠가부터 조금 이상해지더니, 은근슬쩍 선을 넘으려 한다. 이번 삶, 신경 써야 할 게 너무 많지 않나?
무협지 같은 세계에 환생했다. “어때, 새삼 내가 증오스러워?” 그리고 미친놈한테 잘못 걸렸다. 잘 살아왔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이런 고난은 좀 너무하지 않나? 어쨌거나 미쳐 버린 사파제일검의 손에서 내가 도망칠 방법이라고는 하나뿐. 나는 자결했다. * ……그러나 눈을 떴더니 열 살이었다! 다시금 주어진 시간, 이번에는 지난 생처럼 무력하게 살지 않겠다고 결심했더니. “다행이군요. 계속 찾고 있었습니다. 남궁제운이라고 합니다.” “아가씨께는 오늘도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거 흥미롭구나. 내 제자가 될 생각은 없느냐?” 뜻밖의 인연, 뜻밖의 기회가 찾아왔다. 하지만 문제는 전 회차의 원수마저 내 인생에 재차 끼어들었다는 것. 설상가상으로 중원의 정세도 점차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하는데……. “당신이 바라는 거라면 뭐든 들어주고 싶어서 그럽니다.” 그런 와중에 그저 지인으로만 대했던 이의 태도가 어느 순간 변하기까지. ‘……여러 번 산다고 인생이 쉬운 건 아니구나.’ 그래도 뭐 어쩌겠는가? 계속해서 나아갈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