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마루
후지마루
평균평점 4.00
새벽 3시, 마법도구점 폴라리스

『새벽 3시, 마법도구점 폴라리스』는 읽다 보면 내 곁에 사람을 돌아보게 되는 마법 같은 소설이자 두 남녀의 성장 스토리를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작품이다. 이 책의 저자 후지 마루는 2012년 전격소설대상에서 금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소설가로 이번 책에서도 그의 특징인 거침없는 문체와 재밌는 세계관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새벽 3시 33분이면 문을 ...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
4.0 (1)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 “우리가 처음 만난 게 맞을까? 너를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출간 즉시 20만 부 판매를 돌파한 화제의 베스트셀러! 일본 독자들이 보내는 찬사! ★★★★★ 너무 슬프고 아프고, 고통스러워서 눈물조차 나지 않았다. ★★★★★ 평범한 나날에서 희망을 갖는다는 것에 대해 고민하게 만드는 역작. ★★★★★ 삶과 죽음에 대해서, 행복이 뭔가를 생각하게 되었다. ★★★★★ 심장을 부여잡는 것처럼 가슴이 아프고 안타까웠다. ◎ 도서 소개 죽은 사람의 미련을 풀어주고 저세상으로 인도하는 사신 아르바이트생의 이야기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이 아르테에서 출간되었다. 저자인 후지마루는 2012년 10월 『내일 나는 죽고 너는 되살아난다』로 제19회 전격소설대상 ‘금상’을 수상하고, 2013년 2월에 수상작이 문고본으로 출간되면서 작가로 데뷔했다. 이후 회사가 어려워지고 병원에 입원하는 등 좋지 않은 일들이 계속 일어나자 무슨 일을 해야 할까 고민한 끝에 소설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처음 쓴 소설로 전격소설대상을 수상하면서 작품성과 함께 독자들의 큰 사랑까지 받은 『내일 나는 죽고 너는 되살아난다』는 시리즈화 되어 지금까지 4권이 출간되었다. 우리나라에는 다소 생소한 ‘전격소설대상’은 일본 출판사 가도카와의 브랜드인 아스키 미디어워크스에서 1994년부터 주최하고 있는 소설 신인상으로 수상작들의 성격을 살펴보면 큰 틀은 ‘라이트노블’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후지마루는 라이트노블 『내일 나는 죽고 너는 되살아난다』 시리즈 외에는 작품이 전무하고, 라이트노블 작가로서 낙인이 찍힐 수도 있는 상황에서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을 출간한다. 죽은 자와 대면하는 사신 아르바이트라는 어둡고 묵직한 설정을 통해 가슴이 뭉클해지는 작풍으로 감성 미스터리라는 새로운 장르에 도전한 후지마루의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은 2017년 12월 일본에서 처음 출간되었고, 1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큰 인기를 끌며 2019년 현재 누계 판매부수 20만 부를 돌파했다. 머지않아 다가올 기억을 잃은 세상, 어쩌면 나는 거기서 희망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건 대체 누구의 기억일까…… ? 어느 날, 고등학생 사쿠라 신지는 동급생 하나모리 유키에게서 ‘사신’ 아르바이트를 제안받는다. ‘사신’은 미련이 남아 이 세상을 떠나지 못하는 ‘사자(死者)’의 소원을 들어주고 저세상으로 보내주는 일을 한다. 너무 비현실적인 이야기에 사쿠라는 의심을 품지만 ‘근무 기간을 채우면 어떤 소원이든 하나를 들어주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반신반의로 사신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틀어진 동생과의 관계를 회복하려다 불의의 사고를 당한 학생, 일정한 직업 없이 가족과 연을 끊고 사회의 불합리함을 저주하던 중년 남자, 남편의 사랑을 원했지만 아이만을 낳길 종용당한 아내, 그리고 어머니에게 계속 학대를 당하면서도 마지막까지 사랑을 갈구한 소녀 등등. 너무할 정도로 안타까운 절망 한복판에서 죽음을 맞이한 ‘사자’들, 추가시간이라는 죽음 이후의 생을 살아가는 그들을 찾아온 사람은 마찬가지로 절망과 체념을 안고 살아가는 고교생 사쿠라 신지였다. 돈에 쪼들려 시급 300엔의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사쿠라 신지와, 그의 반 친구이자 동료인 하나모리 유키. 두 사람은 사신이라는 독특한 직업을 계기로 만나게 되는데 하나모리는 사쿠라에게 짓궂은 농담을 건네며 놀리는 데 희열을 느낀다. 처음에 사쿠라는 그녀의 너무나 해맑은 천진난만함을 맞닥뜨리고 어이없어 했지만 점차 하나모리가 자신에게 꼭 필요한 존재라는 사실을 직시하고 그녀의 숨겨진 비밀에 다가간다. 그리고 두 사람은 죽음과의 교류를 거듭하면서 인생의 해답에 도달한다. “이 이야기는 제가 사라지면 다시 투명해지겠죠.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은 당신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을 거예요.” 어느 날, 뜻하지 않은 사고로 죽게 되어 미련을 남긴 채 저승으로 향하게 되었는데, 여전히 살아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내가 죽었다는 사실 자체가 없어진 걸까……? 죽은 이가 생전에 품었던 미련을 풀고 지금까지의 인생을 정리하기 위해 주어진 평행 세계, 이는 일종의 모라토리엄에 가깝다. 그런 세계가 존재한다면 보통은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자신이 살았다는 증거를 남기기 위해 분주하리라. 하지만 유예 기간이 끝나고 죽음의 운명을 받아들인 순간 모든 것이 없었던 일이 된다면 어떨까? 삶과 죽음의 틈, 꿈같은 이 시간을 저자인 후지마루는 ‘추가시간’이라고 명명했다. 보통 사람은 알 수 없는 그 경계의 시간을 인식할 수 있는 것은 죽음을 맞이한 ‘사자’와 그 미련을 풀기 위해 도와주는 ‘사신’뿐이다. 하지만 사자들은 자신의 미련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갑자기 찾아온 추가시간에 당황하면서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살아간다. 물론 자신의 미련이 무엇인지 희미하게 알고는 있지만 외면하는 사자들도 있다. 자신의 미련과 마주하는 것은 자신의 후회와 절망을 마주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죽어가는 운명은 거스를 수 없고 추가시간은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 가족에게 편지를 쓰고, 생전에 전하지 못했던 마음을 전하고, 만들다 만 작품을 완성시켜도 추가시간에 취한 행동은 전부 없었던 일이 되어버린다. 아무리 후회한들 이미 바꿀 수 없는 과거가 있고, 풀 수 없는 미련도 있다는 사실을 후지마루는 현실성 넘치는 캐릭터들을 통해 리얼하게 그려낸다. 그래서 생사의 틈에서 몸부림치는 ‘사자’와 ‘사신’의 관계는 그저 안타깝고 절망적이라기보다 오히려 고귀함마저 느끼게 한다. 열악한 노동 환경에 최저 임금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최악의 아르바이트지만 그럼에도 최고의 직업이라 자신하는 ‘시급 300엔의 사신’ 이야기를 바로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에서 만날 수 있다.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은 라이트노블 형식을 빌린 작가의 인생론이라 할 수도 있겠다. 작품에 등장하는 ‘추가시간’이라는 설정에 ‘인생’을 대입하면 독자들도 크게 느끼는 바가 있지 않을까. 특히 ‘라이트’한 소설은 취향이 아니라는 독자에게는 꼭 한번 일독을 권해보고 싶은 작품이다. 시작은 가볍지만 끝에는 묵직한 감동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_ 옮긴이의 말 ◎ 책 속에서 너무나 갑작스레 쏟아지는 정체 모를 불안과 공포. 잿빛 빌딩들. 탁한 소용돌이같이 칙칙한 우산들의 행렬. 욕하는 듯한 빗소리. 비껴가는 사람들. 뭐가 원인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나는 비 내리는 횡단보도 앞에서 빚으로 찌든 인생에 넌더리가 났다. _ 12쪽 즐거웠다. 틀림없이 행복했다. 이대로 시간이 멈추기를 바랄 만큼 행복했다. 내 왼쪽에 앉은 아사쓰키가 오른손을 벤치에 얹었다.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 그래도 잡을 용기는 없었다. 하지만 기뻤다. 다시는 못 잡을 줄 알았던 밤하늘 달이 아직 손닿는 곳에 머물러 있었다는 것이. 다시 시작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 _ 49쪽 새삼 돌이켜봐도 이 아르바이트는 조건이 너무 열악하다. 시급은 짜고, 시간 외 수당도 안 나온다. 유령 같은 ‘사자’와 접촉한다는 상식에서 벗어난 일을 한다. 나쁜 점만 찾으려는 것도 아닌데, 나쁜 점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미리 알았다면 반드시 거절했으리라고 단언할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이미 시작했으니 무를 수는 없다. 하나모리의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그만두는 순간 아사쓰키와 보낸 밤을 잊어버리고, 원래 역사에 맞게 기억이 수정된다. 진실인 동시에 허위이기도 한 역사로. 그것만은 싫었다. 지금 그 밤을 잊어버리다니. _ 71~72쪽 하나모리의 이야기를 들으며 대체 어디의 누가 지시를 내리는지 궁금해졌다. 생각해봤자 모르겠지만, 이 세상을 초월한 신비한 존재는 역시 궁금한 법이다. “다만…….” 그런 의문은 제쳐놓고, 하나모리가 흥미로운 이야기를 꺼냈다. “우리는 ‘사자’를 알아볼 수 없지만, ‘사자’끼리는 서로를 알아본다고 들었어.” “그래?” 하나모리는 걸음을 멈추더니 예를 들면, 하고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말했다. “사쿠라와 팀이 되기 전에 내가 담당한 ‘사자’와 여기를 지나간 적이 있어. 그때 그 사람이 ‘나랑 똑같은 아이가 있네, 저 아이도 사자야’라고 하더라. 쟤, 늘 여기에 있는데 아직 저세상에 못 갔구나.” “……아아.” 하나모리가 가리킨 길가에는 한 소년이 우두커니 서 있었다. _ 128쪽 “‘아카식 레코드’라고 알아?” “들어본 적 있어. 뭐였더라?” “‘투명한 책’은?” “그건 처음 듣는데.” 가르쳐주겠다며 하나모리는 말을 이었다. “아카식 레코드. 거기에는 우주의 모든 기억, 사상, 개념이 영구적으로 기록된다고 해.” 하나모리의 설명은 계속됐다. 세상, 시간, 공간을 넘어 우주가 탄생하기 전부터 머나먼 미래까지 모든 것이 집약되는 기억 매체. 그게 아카식 레코드라나. “내 추가시간은 언젠가 무효화될 거야. 하지만 없어지는 게 아니라 보이지 않을 뿐이지. 아카식 레코드 안의 ‘투명한 책’에 남겨진대. 옛날에 나를 담당한 사신이 해준 이야기야.” “이야.” 이름도 모르는 사신이 풀어낸 우주의 기억. 거기에 신비한 가능성을 느꼈다. _ 302~303쪽

가끔 너를 생각해

<가끔 너를 생각해> “안녕, 나의 마녀. 날 잊지 마. 반드시 네 곁에 돌아올 테니까.” * * *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 작가의 마법 같은 감성 미스터리 ◎ 도서 소개 “모든 걸 잊었지만, 단 하나 널 만나야 한다는 것만은 기억 나.” 너는 다시 내게로 돌아올 수 있을까……? 평범한 대학생처럼 보이는 시즈쿠에게는 비밀이 있다. 이 시대 마지막 마녀라는 것. 그러나 매사에 냉소적인 시즈쿠는 요즘 같은 시대에는 마녀도, 마법도 필요 없다고 생각하며 힘을 숨기고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어릴 적 친구 소타가 찾아와 마녀의 사명을 돕게 해달라고 하는데……. “나는 이 시대 유일한 마녀입니다. 하지만 가끔은 마음이 마법을 능가해요.” 당신은 마녀의 존재를 믿나요? 내 곁의 소중한 이들을 돌아보게 만드는 따뜻한 이야기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으로 수많은 독자에게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 후지마루의 감성 미스터리 신작 『가끔 너를 생각해』가 아르테에서 출간되었다. 아무도 믿지 못해 정체를 숨기고 지내던 냉소적인 마녀가 모든 기억을 잃어버린 어릴 적 친구와 재회하면서 과거의 수수께끼를 풀고 행복을 되찾는 이야기다. 저자 후지마루는 첫 번째 소설 『내일 나는 죽고 너는 되살아난다』로 제19회 전격소설대상 금상을 수상하고 두 번째 소설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으로 출간 즉시 20만 부 판매를 기록하면서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독보적인 소설가다. 그의 세 번째 소설 『가끔 너를 생각해』는 더욱 사연 깊은 인물들과 성숙한 세계관을 보여주면서 다시 한 번 독자들의 뜨거운 찬사를 받았다. 사신 아르바이트라는 소재로 삶과 죽음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전했던 전작과 달리 ‘마녀의 힘’에 대해 다루고 있는 이번 소설은 봄바람처럼 한결 가벼우면서도 보드랍고 따뜻하다. 주인공 시즈쿠가 부릴 수 있는 마법은 ‘다른 사람을 도울 때만’ 사용할 수 있는 독특한 힘이다. 마음의 문을 꽁꽁 닫고 지내던 상처 많은 소녀는 그 힘으로 조금씩 인연을 만들고 애정을 주고받으며 최강의 마녀로 성장해간다. 시즈쿠와 함께 마녀의 여정을 함께한 독자라면, 책을 덮을 때쯤 누구나 그녀처럼 자기 곁의 소중한 이들을 제대로 사랑할 줄 아는 근사한 마법사가 되어 있을 것이다. “나는 이 시대 유일한 마녀입니다. 하지만 가끔은 마음이 마법을 능가해요.” 아무도 믿지 못하는 마녀와 모든 기억을 잃어버린 소년 두 사람이 발견한 아주 특별한 마법 시즈쿠는 ‘이 세상은 착하면 손해’라고 굳게 믿으며 외톨이로 지내는 대학생이다. 부모와의 사이는 좋지 않고, 친구는 한 명도 없고, 사랑 같은 건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철저히 혼자라는 것만 빼면 지극해 평범해 보이는 시즈쿠. 사실 그녀에게는 비밀이 있다. 그건 바로 이 시대 마지막 마녀라는 것. 하지만 시즈쿠는 요즘 같은 시대에 마녀 같은 건 필요 없다고 냉소적으로 생각하며 힘을 숨기고 지낸다. 그런 시즈쿠에게 10년 전 헤어진 친구 소타가 찾아온다. 소타는 어릴 적 약속을 지키러 왔으니 마녀의 사명을 돕게 해달라고 한다. 놀랍게도 그는 10년 동안의 기억을 모조리 잃어버린 채였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시즈쿠만은 뇌리에 남아 있다며, 마녀의 일을 돕다 보면 자신이 누군지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한다. 시즈쿠는 ‘남을 돕는 건 시간낭비’라며 단칼에 거절하지만 어느샌가 상냥하고 강인한 그에게 이끌려 마법을 사용해 다른 사람들을 돕게 된다. 그리고 냉소적인 태도는 핑계일 뿐, 사실은 상처받는 게 두려워 모든 인간적 교류를 포기했던 자신의 모습을 직시하고,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다. 마침내 마녀의 사명을 완수했다고 생각한 날, 10년 동안 풀리지 않았던 비밀들이 밝혀지기 시작한다. 전대 마녀였던 할머니의 슬픈 죽음, 다른 기억은 모두 잊은 소타가 시즈쿠만은 떠올릴 수 있던 이유, 어릴 적 외톨이인 자신에게 다가왔다 사라진 검은 고양이……. 시즈쿠는 과거의 그 모든 괴로운 사건들이 사실 자신의 행복을 위해 일어났던 특별한 일이었다는 걸 깨닫고, 누군가를 도우려는 마음이 그 무엇보다 강력한 마법임을 알고 진정한 마녀로 거듭난다. “사람은 누구나 마법사야.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면 내가 행복해지기도 하는 거야” 시즈쿠가 갑옷처럼 두르고 있던 냉소적인 태도를 버리고 세상으로 나아가는 과정은 눈이 부실 정도로 감동적이다. 소타가 나타나기 전, 시즈쿠는 꿈도 희망도 없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냉정한 성격처럼 보인다. 남에게 폐 끼치면 안 되고, 여차하면 누가 도와줄 거라는 발상은 사람을 나약하게 만든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그렇게 냉정해야만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마녀인 시즈쿠가 힘을 쓸 수 있는 건 ‘다른 사람을 도울 때’뿐이기에, 그런 생각을 갖고 있던 그녀는 평생 마법을 쓸 수가 없었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나타난 어릴 적 친구 소타는 시즈쿠를 막무가내로 뒤흔든다.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가슴을 뛰게 하고, 어이없는 장난으로 크게 웃게 하고, 슬플 때는 꼭 안아주며 사람의 온기를 느끼게 한다. 시즈쿠는 소타와 함께하면서 조금씩 차가웠던 마음이 녹는다. 그리고 마법으로 다른 사람을 도우면서 진심으로 상대에게 공감하고 화내고 울고 기뻐하고, 사실 자신이 누구보다도 따뜻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소타가 시즈쿠의 본모습을 되찾아준 것이다. 사회적 존재인 인간은 가족, 친구, 동료, 연인, 다양한 관계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고, 마음을 나누며 행복을 느끼게끔 되어 있다. 사람을 가장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것도 사람, 그리고 가장 불행하게 만들 수 있는 것도 사람이다. 혹시 지금 알 수 없는 외로움에 시달리고 있다면, 당신 또한 마음의 벽을 높게 세우고 있는 건지 모른다. 용기 내어 시즈쿠처럼 먼저 손을 내밀어보자. 당신 곁에도 있을 소타와 같은 상냥하고 강인한 누군가가, 그 손을 잡아줄 것이다. 그리고 삶은 더욱 찬란하게 반짝이며 풍성해질 것이다. “약속해줘, 힘들 땐 나한테 기대겠다고. 반드시 내가 돕게 해주겠다고.” ◎ 책 속으로 “약속을 지키러 왔어.” “약속?” “뭐야, 벌써 까먹었어?” 엎드려 있는 그와 눈이 마주쳤다. 마음을 훤히 꿰뚫어보는 듯한 고운 눈동자. 공연히 얼굴이 달아올랐다. 그 이유를,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마녀 일, 같이 하기로 약속했잖아” _16 마도구를 보고 이게 내 것이라는 걸 알게 된 그날 밤에는 설레는 마음에 잠이 오지 않았다. 할머니가 마녀였다니. 그리고 이제는 내가 마녀가 된다니! 마도구는 전부 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로맨틱한 디자인이었다. 검은빛의 뾰족한 모자와 예사롭지 않은 분위기를 풍기는 두터운 예언서. 그중에서도 빗자루에 붙이면 하늘을 날 수 있다는 깃털에 유독 흥미가 느껴졌다. 그 도구들은 아홉 살 소녀를 유혹하기에 너무나도 충분했다. _21 “언제부터였을까. 그냥 어느 날 문득 양부모님과 살고 있었고, 그전의 기억은 없었지만 딱히 의문을 갖지는 않았어. 한 가지 기억나는 건 ‘마녀에게 힘이 될 것’, 그것뿐이야.” 소타는 정면을 똑바로 응시하며 말했다. 그의 눈에는 무엇이 보일까. _59쪽 “히히, 사실 의뢰인은 이미 찾아뒀어.” “네?” “시즈쿠가 잠들었을 때 스마트폰을 빌렸거든. 대학교 인터넷 게시판에 모집 글을 올렸어.” “마음대로 무슨 짓을 한 거예요!” “어쩔 수 없잖아. 귀엽게 자는데 깨우기도 미안하고 말이지.” “……그래서 뭐라고 적었어요?” “‘마법소녀 호조 시즈쿠의 고민 상담☆ 어떤 고민이든 다 때려눕힐래♪’ 이런 느낌으로.”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에요?” _81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 아무것도 모르지만 생각난 게 하나 있어. 그건 내가 ‘사람이 지닌 가능성을 보기 위해 태어났다’는 거야.” “사람이 지닌 가능성?” 소타는 어둠 속에서 나를 보며 끄덕였다. “시즈쿠와 사나가 싸우는 모습을 봤을 때 내 가슴이 몹시 일렁였어. 사람이 이렇게도 빛날 수 있구나 싶었지. 평범한 세계에 갑자기 가슴 뛰는 무언가가 나타난 것 같은 느낌이었어. 그때 떠오른 거야. 난 아득한 기억 어딘가에서 이걸 원하고 있었다는 걸. 사람이 일으키는 기적이라고 해야 할까, 그걸 알기 위해 태어났다는 걸 깨달았어.” _131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모두 마법사란다. 마도구를 쓰지는 못하더라도 마음이 있는 한 다들 마법사야. 마음은 때때로 마법을 능가하지. 마음이야말로 진정한 마법이야. 마음이 행복을 느낄 때, 그 사람 주변에는 행복의 꽃이 피어난단다. 그건 무척이나 멋진 일이지. 사람은 모두가 누군가의 마법사야. 시즈쿠도 분명히 마법사를 만나게 될 거야.” _164 “가끔씩 생각해요. 사실, 나는…….” 정면을 바라본 채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걸 느끼며 그날 미처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소타에게 털어놓았다. 비를 피하던 그날을 그는 기억하고 있을까. “나는, 내가 아니었어야 하는 것 같아. 이런 내가 아니라 더 순수한 아이였다면 부모님도 행복할 수 있지 않았을까,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마녀였다면 할머니도 더 기뻐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소타는 아무 말이 없었다. 그 다정함에 기대게 된다. 소타는 언제나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알고 있다. _200 “이 시간은 절대 도망가지 않아. 최강의 마법을 얻기 위한 소양 같은 거야. 이 산에서 갈고닦아서 강해진 얼굴을 엄마 아빠에게 보여주면 돼. 앞으로 살다 보면 괴로운 일, 슬픈 일, 온갖 일을 겪을 거야. 그걸 다 극복할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미소를 가꾸는 연습을 하는 거야. 그렇게 손에 넣은 미소를 보면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단다. 행복해진 사람이 다른 사람을 구하고, 그 사람이 또 다른 사람을 구하고. 시즈쿠의 미소에는 그런 힘이 있어. 그게 사람이 지닌 최강의 마법이지.” _233 사람은,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주면 자신도 행복해질 수 있는 마법사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소중한 마법사인 것이다. 누군가를 도와서 행복해지면 행복의 꽃이 피어난다. 그 꽃을 받은 사람이 또 누군가를 도와주면 행복해지고, 또다시 꽃이 핀다. 그렇게 점점 만발하는 꽃들이 세상을 행복하게 하는 거라면…… 할머니가 했던 말의 의미를 이제는 알겠다. 마녀로 태어난 우리는 얼마나 행복한 사람들인가. _319 “약속대로 돕게 해줬다?” “응. 돕게 해줘서 고마워.” “우리는 최고의 콤비지?” “당연하지. 우리는 최고의 마녀와 기사야.” “꼭 다시 만날 수 있는 거지?” “분명히 만날 수 있어. 날 기다려줘.” “약속. 계속, 계속 기다릴 거야!” 폭풍우 속에서 눈부신 빛의 미소가 피어났다. 나의, 그의, 10년어치의 기적의 꽃. _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