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아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모욕과 불행을 인내해 온 그레이스. 귀족 영애였던 삶을 버리고 사서가 되어 하루하루를 조용하고 성실하게 살아갔다. 그런 그녀 앞에 나타난 남자, 카를 폰 발레스. 그는 그레이스가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게 도와주겠다며 계약을 제안하는데. “저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벌써 98번째 거절이로군.” 평화롭고 조용한 일상을 살아나가고 싶을 뿐인데. 황태자가 자꾸만 휴식을 방해한다. “그레이스 블로딘.” 그가 나직이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어쩐지 그가 상처받은 것처럼 느껴지는 건 착각일 것이다. “왜 이렇게까지 거절하는 거지?” 서서히 그녀의 얼굴 가까이 내려오는 그를 보며, 그레이스는 저도 모르게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갑자기 미모로 공격하기 있어? “그래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제발 절 그냥, 가만히 내버려 두시면 안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