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희연
소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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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겜에 갇힌 최애를 구하려면

“매달려봐, 그러면 살려줄게.” 최애의 생일날, 망겜이 그를 죽여버리는 최악의 업데이트를 했다. 그것도 모자라 이제는 나를 망겜 속의 최애가 죽여야 하는 마왕으로 빙의시켰다. 이렇게 된 거 최애를 직접 구하고 가져보기로 했는데…, 내 속도 모르고 자꾸 미치게 만든다. “앞으로 5m 미만 접근 금지입니다.” “…뭐?” 달그락. 포크를 쥐고 있던 손에 힘이 풀려 접시 위로 툭 털어졌다. “당신을 믿게 만들겠다면서요. 그럼 제 요구도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그리고 불필요한 접촉도 극구 사양입니다. 지켜주세요.” 나보고 좋아하는 사람이 앞에 있는데 매일 솟아오르는 욕망을 억누르라고 한다. *** 조금만 고개를 앞으로 내밀면 입술이 닿을 거리. 숨결이 맞닿는 거리에 리안이 잠들어 있었다. 상의를 벗은 상태로. “우리 설마….” “그거 아닙니다.” “……했어?” “미쳤습니까?” 리안이 질겁했다. 그게 아니라면 너는 상의를 왜 벗고 있는 건데? “오늘로 내 숙원을 이루는구나.” “……?” “그렇게 원했으면 어젯밤에 말을 하지 그랬어.” 아침인데도 잔뜩 성나 있는 근육에 햇빛이 부서지며 명암을 분명히 했다. 맞닿은 손끝에서부터 홧홧한 열감이 차올랐다. 내가 오늘 너 잡아먹는다.

번견의 계약 부인

"[루벨라드 공작저에 안주인이 나타났다!] 대신전의 꼭두각시가 되어 이용만 당하다 끝내 제물로 바쳐진 성녀 세티아 베렐리. 2년 전으로 회귀한 그녀는 복수를 위해 흉악한 번견이라 불리는 레프리 루벨라드 공작에게 거래를 제안한다. “예상하셨겠지만, 저는 각하의 몸 상태를 알고 있습니다. …주기적으로 성력이 필요하시죠?” 그에게는 누구도 알아선 안 되는 비밀이 있었다. 바로 그가 신에게 저주받은 자라는 것. 저주를 억누르기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성력으로 받아야만 한다. “좋아. 그 거래 받아들이지.” 그리하여 서로의 이득을 위한 계약이 성립된다. “우선 그 베렐리부터 버려야겠군.” 세티아는 레프리가 한 말의 뜻을 얼마 지나지 않아 금방 이해할 수 있었다. 세티아 베렐리에서, 세티아 루벨라드로. 루벨라드 공작의 부인이 되라는 얘기라는 것을. * * * 저주는 나날이 강해지고, 그녀는 저주를 억누르기 위해 성력을 주는 방식을 바꿔야만 했다. 손을 잡는 것보다는 입맞춤. 입맞춤보다는 더 짙은 접촉으로. ‘……이래도 되는 걸까.’ 탐하고 탐해지는 이 관계가 맞는 걸까? 세티아는 어느 순간 레프리의 손길이 닿을 때마다 스스로 되뇌었다. 이 행위에 특별한 감정은 없으니 오해해서는 안 된다고. 그러나 그는 자꾸만 그녀의 생각을 흔들리게 했다. “난 당신 외엔 이런 짓을 할 생각이 추호도 없어. 그러니 당신도 이런 건 나랑만 해.”

도망 여주의 아이를 키우게 되었다

시골 촌구석에 도망 여주가 이사 왔다. 임신을 한 채로. 훗날 그녀의 남편이 나타나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 예정. 그 미래를 바꾸기 위해, 옆집에 사는 농부 라니에는 필사적으로 여주에게 잘해 줬다. 그랬더니…… 여주가 ‘또’ 사라졌다. ‘릴리아를 부탁할게요.’ 자신의 아이를 버려두고서. * 릴리아가 사과나무처럼 무럭무럭 자라 7살이 된 해. 남부에 새로운 영주가 부임했다. 몇 년 전에 라니에가 목숨을 구해 줬던 자였다. “나를 구한 걸 후회합니까?” “네.” 원작에서 일찍 죽었어야 할 엑스트라를 제 손으로 살렸다니. “……어제 본 아이는요?” “릴리아는 제 딸이에요.” 노처녀에 미혼모, 라니에 필렛이 원작의 소용돌이에 제대로 휘말려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