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루아
현루아
평균평점
매화가 흐드러지는 그 사이

왕조차도 맘대로 할 수 없던 조정 최고 실세 좌의정의 여식 권서령.비워진 중궁전의 주인을 정할 간택령이 내려지고, 서령은 그 간택령의 내정자가 된다.서령은 가장 고귀한 누군가의 모후가 되는 것보다, 오롯한 자신의 삶을 지독히도 원했다.해서 그 모든 영광을 버리고 떠났다.하지만, 모든 일은 제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법.누가 알았을까.매화꽃이 붉게 물든 그날 밤. 곧장 누군가에게 발각되리라는 것을.“내가 물었을 텐데?”도망치려던 서령의 앞에 운명처럼 나타난 수상한 사내.“그대의 정체가 무엇인지.”왕의 비밀 결사조직 “홍매화”의 행동대장, 이온기였다.순식간에 붉은 운명의 실은 그와 엮여버리고 말았다.“혼자 울고, 웃고 반복했던 그 빌어먹을 시간이 얼마나 길었는지 너는 절대 몰라. 그렇게 해서라도 바라왔던 게 오직 너 하나뿐이었는데. 그 미친 시간을 모두 버리면서 너를 포기하라고?”그를 위한 복수도.“더는 저를 막지 마십시오. 내 앞을 가로막는 이가 대감이라 하실지언정 그 누구든, 저는 벨 것입니다.”그녀를 향한 마음도,“차라리 나를 죽여. 죽여야만 끝이 날 거다.”서리친 눈이 쉼 없이 몰려와도 피는 매화처럼 붉게 피어날 청춘이었다.

조선연애화담

한양에서 난다긴다하는 추녀 중 으뜸이라 통하는 여인이 고개를 들었다.은둔형 외톨이. 사헌부 대사헌 문형근의 외동딸 문이설이었다.사람들의 시선을 받기 겁나 방 한구석에 틀어박혔던 이설은 오로지 정혼자의 마음에 들기 위해 조선 최고의 매분구를 찾아 헤맸다. 한데 그가 사내란다. 얼굴이 못나 버림받은 과부부터 추녀에 기생에 하물며 귀한 양반집 마나님들조차 예약이 힘들 정도라는 실력자. 경 도령.사내인들 아무렴 어떨까. 그의 손을 스쳐 간 수많은 꽃이 실력을 증명했으니 괜찮았다.이설도 경 도령의 손에 피어난 아름다운 꽃이 되어 정혼자를 찾았다.그런데 정혼자가 남색이라니? 이게 말이 돼?충격받은 이설은 울고불고 털어놓을 곳도 없어 매분구에게 한탄하고, 그 모습을 보다 못한 경 도령은 개미 쥐똥만큼도 없는 이설의 자존감 급상승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경 도령과 마주하면 마음이 쿵쾅거리고, 그의 턱선 하며 눈빛이 미치도록 야릇했다.또 그에게서 익숙한 사람의 향기가 기억났다. 어렸던 옛 시절의 첫사랑일 리 없다며 애써 마음을 가다듬는데…….미묘한 마음을 끌어안고 그의 도움으로 바깥으로 첫발을 내딛는 날. 이설에게 또다른 충격이 다가왔다.매분구 경도령이 조선의 왕자이자 첫사랑 경안대군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