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영
김금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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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에 마주한 운명

혼인을 앞두고 신랑이 급사하여 청상과부가 된 여인, 윤보영.마치 노비 대하듯이 하는 시댁의 처사에도 묵묵하게 여러 해를 버텨가던 어느 날.동네 호방의 이름조차 없는 딸이 살고자 그녀를 찾아온 것을 보고 자신 역시 스스로의 삶을 살고자 결심을 다진다.이 아이와 함께."나는 이제부터 너를 나의 딸이라 할 것이다. 너도 나를 어미라 불러줄 테냐?"그렇게 도망쳐 나온 밤중의 도피행.갑자기 내리는 비를 피해 들어간 성황당에서, 마찬가지로 비를 피해 들어온 사내와 예상치 못하는 만남을 겪게 되는데….상대를 자신에게 벌을 주러 온 신령님이라 오해한 보영.보영의 사연을 듣고 마음이 움직인 사내, 신명군.과연 밤길에 마주한 이들의 운명은 어디로 향할 것인가.

바람결에 실린 그리움

대군이 없는 조정.후계가 없는 왕권을 찬탈하기 위해공주를 명나라 황자와 혼인시켜 그 자손을 왕에 올리려는 자들과자신의 아들을 왕위에 앉히려는 자들간의 계속되는 암투.왕실의 금지옥엽 진화공주는 한순간에 마음을 빼앗긴 무과지망생 정준원에게 혼약 가락지를 받아오셨다.“도련님, 이 가락지 저의 것이 맞지요?”“마치 붉은 연꽃 같은 공주님 생각이 나서…….”임금께서는 공주의 섬섬옥수에 낀 가락지를 당장 빼라고 명하셨다.“우리 연홍의 마음을 훔치다니 나라의 큰 도적이 아닌가?”그러나 임금께서 갑작스럽게 승하하시고어렵게 혼인한 공주 앞에 청천벽력같은 부마도위의 실종 소식이 들려온다.

여린 가슴에 흐르는 강

역적의 며느리가 죽어가면서 몰래 낳은 딸.그 딸은 사냥꾼의 아들, 솔이 되었다.피접을 온 주성군은 기운이 넘치는 당당한 모습으로 자신의 시종으로 온 솔을 마주한다.“저렇게 작아서 어찌 심부름이나 하겠습니까? 눈매가 계집아이처럼 곱기만 합니다.”“도련님. 이 고을에서 저만큼 활을 잘 쏘는 사람은 없습니다.”소년 주성군은 솔의 얼굴을 보다가 무심코 말이 흘러나왔다.“만약 혼인을 한다 해도 너보다 고운 여인은 만나지 못할 것 같다.”그 말을 들은 솔은 담담한 눈빛으로 가만히 도련님을 보는데, 스스로에 당황한 도련님만 얼굴이 붉어졌다.애틋했던 순간은 짧고 가슴에는 슬픔과 그리움만 남았다.가슴은 왜 이리 아플까. 눈물은 왜 이리도 매울까.이렇게 매운 것도 사랑이라 부를 수 있을까.“도련님은 나를 기억하실까.”<[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

가시버시 인연

“자네 이름은 기억하는가? 나이는 몇인가?” “모르겠습니다. “이보게. 일단 이름을 무화(無花)라 하면 어떻겠는가?” “이름 없는 꽃이란 말씀이십니까?” “그렇지. 자네 인물이 상당하구먼.” “차라리 알 수 없는 계집이란 뜻으로 무화(無嬅)를 받아들이겠습니다. 나리.” “응? 그럼 이 글자는 어떤가? 아리따울 무(娬) 말이네.” 계집아이가 피식 웃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계집아이가 웃자 창백한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 무화는 말을 타고 있던 여러 사내중 젊고 고귀한 느낌의 젊은이와 계속 눈이 마주쳤다. 뚫어져라 보는 그 눈빛이 민망하였지만, 그의 도움이 없었다면 큰 낭패를 볼 뻔했기에 절로 허리를 숙여 감사를 표했다. 청년 임금께서는 좀 더 말을 나누고 싶었지만 돌아서야 했다. 다만 뚝섬이라는 말과 무화라는 말을 머리에 새기고 길을 재촉했다. 궁문 가까이 다가선 임금의 뇌리에 그제야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아뿔싸. 눈앞에서 보고도 지나쳤구나.’ 임금께서는 두고두고 마음에서 무화라 불렸던 처자를 놓지 못하고 애석한 마음이 깊었다.

동백, 가슴에 핀 붉은 꽃

“저하께서 영일암에서 본 처녀를 찾아 씨받이로 들이겠다는 소문이 장안에 돌고 있단 말이야.” “참으로 기가 막힌 소리구먼. 그럼, 산에서 만났던 산적 같은 이가 세자 저하라는 말인가?” “뭐! 산적! 호호호. 역시. 너였구나!” “흥. 그런 이가 조선의 세자라고? 나를 어찌 보았기에 씨받이라니?” 두 사람의 대화를 몰래 듣고 있던 희창대군의 가슴이 서늘해졌다. 세자의 씨받이라면 여러 번 아들을 사산한 호현세자의 후궁을 대신하여 궁에 들이려는 것인데... ‘형님의 눈에서 동백을 감추려면 어찌해야 할 것인가.’ 희창대군은 서둘러 동백과 혼인할 계책을 마련하게 되고, "부디 내 청혼을 받아 주오. 언젠가 만개한 동백꽃을 함께 보러 갑시다." 희창대군의 달콤한 청혼에 동백의 가슴은 간질거리기 시작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