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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집착하는 레이디가 되었습니다

내일이면 이 지긋지긋한 감옥 생활도 끝이 나리라.  그렇게 믿고 약혼자를 미소로 배웅했다.  이 모든 것이 착각이고 실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건 바로 다음 날이었다. ‘오직 당신만이’ 해줄 수 있다는 약혼자의 말에 온 정성을 다했지만,  돌아온 건 비웃음이 담긴 차가운 배신뿐. 그녀에게 기적 같은 두 번째 기회가 주어졌을 때, 에스더는 굳게 다짐했다. ‘이번 생에는 나만 생각하면서 살 거야.’ *** 더는 상처받고 싶지 않아. 셀 수 없이 그녀 안에서 읊조렸던 말들이, 반짝이는 파편이 되어 흩어져 나갔다. “생각보다 내가 욕심이 많은 사람이라는 것.” 이안이 에스더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그대와 함께하고 싶다.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걸 다 바쳐 반드시 그대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겠어.” 오직 그녀만을 향한 올곧은 눈빛에, 에스더의 손이 조금 떨려왔다. “그러니 나한테 와.”

짐승 대공을 조련하는 남장 여주입니다

눈 떠 보니 꿈도 희망도 없는 피폐물 속 남장 여주가 되어 있었다. 게다가 하필 일하게 된 곳이 잔혹하기로 유명한 카이렌 아벤로프너 대공이 사는 북부라니! ‘얌전히 지내면서 급료만 챙기자.’ 대공한테 집착하는 악녀의 눈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남장한 채로 조용히 저택에서 지내야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첫날밤부터 대공한테 찍혀 버렸다. “혹시 저를 죽이실 건가요?” “내 저주에 관해 알고 있는 자를 밖으로 내보낼 리가.” 그런데 무언가 이상하다. 분명 내 기억 속에서는 아무에게도 관심이 없던 차가운 대공님이었는데. “난 예쁘면 남자 여자 안 가리거든.” 카이렌의 손이 올라왔다. 하얗고 기다란 손가락이 내 목선을 따라 천천히 올라갔고, 이내 뺨을 어루만졌다. 그의 손길이 스쳐 지나간 몸에서 오싹거리며 소름이 돋았다. “봐. 예쁘잖아?” 이대로 은퇴까지 나 조용히 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