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리안
박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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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황후

“나에게 사랑을 바라지 마. 우리는 계약을 한 거지 연애를 하는 게 아니잖아.” 비를 내리는 능력을 가진 천재 마법사의 딸, 조세핀.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는 류튼 제국의 황제가 어느 날 그녀를 찾아왔다. 그가 원하는 것은 한 가지였다. “나의 황후가 되어라. 조세핀 블레빈스.” 제국 최고의 절대 권력. 청혼을 가장한 명령을 거절할 권한 따윈 없었다. 죽음으로만 끝낼 수 있는 종신 계약을 맺고 황후가 된 그녀에게 황제는 경고했다. ‘사랑을 바라지 말 것.’ 줄 수 있는 것은 무관심뿐이라고 말하는 듯했던 황제의 눈빛은 어느덧 맹렬한 집착으로, 집착을 넘어 탐욕으로, 끝내 돌이킬 수 없는 후회를 낳았다. “조세핀, 제발 그런 표정 짓지 마. 네가 더 미안하다는 그런 표정만은…….”

버림받은 왕비가 그 남자를 무릎 꿇리는 법

“파혼합시다. 아이도 못 낳게 된 그대를 어떻게 왕비로 만든단 말입니까.” 완벽한 영애 카살린은 완벽한 왕비가 될 예정이었다. 갑작스러운 유산으로 임신할 수 없는 몸이 되기 전까지는. “구질구질하게 매달리지 마요.” 10년을 헌신했지만 돌아온 것은 잔인한 배신이었다. 그가 선택한 새 왕비는 카살린의 여동생이었다. 그는 카살린이 보는 앞에서 새 왕비와 입을 맞추었고, 아무렇지 않게 사랑을 나누었다. 무시와 조롱 속에서 평생 이용만 당할 줄 알았다. 어느 날, 옆 나라 황제가 청혼하기 전까지는. “나의 황후가 되어 천하를 가져. 복수를 하고자 한다면 그 정도 뒷배는 두어야지.” 권력의 정점에 선 남자가 정중하게 손을 내밀었다. 너는 더할 나위 없는 완벽한 황후의 그릇이니, 반려가 되어 달라고. ‘그’는 미처 몰랐다. 헌신적이었던 카살린이 설마 본인을 등지고 대국의 황후가 될 줄은. 임신할 수 없을 거라던 의사의 진단과는 달리, 그녀가 황제의 아이를 갖게 될 줄은. *일러스트 : 에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