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스가 새장 가까이 다가오자, 옅은 숨결이 느껴졌다. 루나는 제대로 숨을 쉴 수 없었다. “앞으로 네가 해야 할 일은….” 일리스의 입가에 웃음이 번졌다. “나를 유혹하는 거야. 내가 너를 사랑해 마지않도록. 널 위해 목숨을 바치고 모든 다 버릴 수 있을 거처럼.” 달빛보다 창백한 피부, 은빛처럼 빛나는 머리카락, 밤하늘처럼 새까만 눈을 가진 남자가 그녀에게 한 첫 요구였다. “나를 홀려. 그게 너 같은 마족이 잘하는 짓이잖아?” ** 루나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몸을 뒤척였다. “아직도 불편한 게 남았어?” 일리스가 상냥한 얼굴로 다시 물었다. 루나는 망설임 가득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사실 제일 불편한 게 하나 남았다. 바로 일리스였다. 늘 차가운 시선을 보내왔던 그가…. 갑자기 변했다. 루나는 이런 일리스가 낯설었다. 마치 솜사탕 같은 달콤함이었다. 지금은 너무 좋지만, 곧 녹아 사라질 거 같은…. “일리스…. 혹시 제게 홀렸나요?”
죽지 않기 위해 황제 자리에 올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그가 필요했다.기꺼이 자신의 말이 되어 줄 남자, 루카 배서트.철저한 계약 관계라고 생각하며, 레히나는 욕망을 애써 숨겨왔다.그런데….그가 생각보다 너무 철저하게 계약의 의무를 다하려고 한다.“너무 많이 고민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정말로 절 유희 거리로 생각하시면 되니까요.”“제게 폐하는 늘 고귀하십니다. 그 어떤 것 하나도 빠짐없이 말입니다.”그리고 자꾸 정부로 맞아달라는 남자, 리엘 헌터스.“딸기 좋아하십니까? 전 상큼해서 좋아합니다. 마치 저 같잖아요.”“부마는 너무 과분한 자리라고 생각해요. 저는 정부로 충분하거든요.”다정하게 레히나를 보듬어 주는 기사, 빌레드.“어떤 게 걱정이십니까, 전하? 불편한 것이 있습니까?”“예에? 제가 어떻게 그런 자리를 탐하겠습니까!”검은 속내를 숨긴 채 레히나에게 접근한 남자들.그들에게 휘둘리지 않으려면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만 한다!<[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