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작품은 15세 이용가 개정판입니다.나여국 덕평 공주의 아드님 문선우를 쫓아다닌 지 언 15년. 이제는 정말 술수를 부려서라도 사주단자를 받아야 했다.“저와 혼례는 언제 올리실 겁니까?”윤소는 급한 성미를 억누르지 못하고 갈급하게 선우에게 따져 물었다.“잘 마시고 잘 먹었소. 푹 주무시오.”“아니, 제가 묻지 않았습니까! 야!!”결국 도망치듯 방을 나서는 선우를 향해 역정 내고야 말았다.“죽어도 대답 안 하지.”윤소는 탁자 위의 술병을 들고 남은 술을 단번에 들이켰다. 선우가 사 온 육포를 질겅거리면서 독기 어린 눈으로 방문을 쏘아보았다. 진정 행동으로 옮길 기세로 굳은 다짐을 내뱉었다.“두고 봐. 내가 보쌈이라도 한다. 가만 안 둬, 문선우.”* * *“어째서 사주단자를 넣으셨습니까?”“…….”“제가 드센 성격이라 밤이 되면 밑에서 앙앙거리는 게 더 색욕을 자극한다, 제 젖가슴이 탐스럽다, 얼굴에 색기가 흐른다, 하는 희롱은 모멸스럽고 불쾌하지만 참을 수 있습니다.”윤소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저질스럽고 노골적인 언사에 당황했다.“하지만, 제 오라비가 비리로 관료가 되었다는 둥, 제 아버지가 폐하의 똥이나 들춰보고 종기나 짜는 비위 상하는 일을 한다는 둥. 그런 이야기를 도저히 참을 수 없습니다.”단정하게 자신에게 허리 숙여 인사하고 돌아서는 윤소의 앞을 막아섰다. 땀으로 흥건한 두 손으로 여린 윤소의 한쪽 손목을 잡았다. 윤소는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재빠르게 손목을 빼내었다.“어찌 정혼자가 있는 여인에게 함부로 손을 대시는 겁니까! 다시는 이러지 마십시오. 아니 찾아오지 마십시오. 제 지아비를 뵐 면목 없는 여인으로 만들지 마십시오.”#가상시대물, #동양풍, #왕족/귀족, #오해, #츤데레남, #조신남, #능력남, #직진남, #다정남, #순정남, #동정남, #후회남, #직진녀, #다정녀, #순정녀, #외유내강녀, #털털녀, #쾌활발랄녀, #달달물, #로맨틱코미디
※본 도서는 가상 시대를 배경으로 한 퓨전 사극물입니다. 도서 이용에 참고 바랍니다. 파혼 후에도 연서가 끊이지 않는 나여국 최연소 대장군 강위호. 결국 무예 스승을 핑계로 희연국으로 도망친다. 하지만 희연국의 서인 공주가 위호를 보곤 눈을 반짝이는데. “저는 제가 먼저 마음이 가는 여인이 더 좋습니다.” 위호는 이쯤에서 서인 공주가 단념해 주길 바랐다. “저는 제 방식대로 하겠습니다.” 젠장. 올곧은 눈으로 솔직하게 제 맘을 털어놓는 공주의 모습이 영 불안하다. 아니나 다를까 희연국의 황제가 청과 같은 명을 내리는데. “서인 공주가 선대 황후 마마께 참배 갈 예정이네. 유람처럼 홀로 다녀오고 싶다고 하니 강 장군이 서인 공주의 호위무사로 함께 해주면 좋겠네만.” 신분을 감추고자 부인, 서방 하며 부부로 위장하는 것도 곤욕스러운데, 얄궂게도 묵는 곳마다 남은 방이 하나뿐이란다. “제가 서방님을 잡아먹을까 걱정되어 그러십니까?” 서인 공주의 당돌한 말에 기가 차 멍하니 바라보았다. 저 작은 머리에 도대체 무슨 생각이 들어앉은 것인가. “걱정하지 마십시오. 오늘은 아니 잡아먹을 것이니.” 생김새만 은방울꽃이 아니라 독을 품은 것까지 딱 은방울꽃이구나. 위험하다, 강위호. *** “싫으십니까?” 위호가 서인의 팔을 잡아 내리며 가까스로 입술을 떼어냈다. 조금 멀어진 서인의 체온이 아쉬운지 아랫도리의 뻐근함은 더 강해졌다. “마지막입니다. 더는 청을 올리지 않겠습니다.” 서인 공주의 성미에 마지막이라면 정말 마지막일 터였다. 빈말을 내뱉을 성정이 아니었다. 저 물음에 답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끝날 일이었다. “알겠습니다. 마음 없이 교접할 수 없다는 다짐, 잘 알았… 읍.” 머리는 이해했으나 몸이 뜻을 거슬렀다. 위호는 순순히 한발 물러나려는 서인 공주를 그대로 낚아챘다. 잠자코 있는 제 열기에 기름을 부어놓고 담백하게 돌아서는 서인 공주에게 불꽃이 인 순간이었다.
“부사장님, 저 퇴사하겠습니다.” 회사에서 가장 빡세기로 소문난 하주 그룹 부사장 비서실. 그곳에서 무려 7년이나 버틴 주안이 드디어 퇴사를 결심한 날이었다. 흔한 퇴사 면담도 없이 순조로웠기에 인수인계만 잘하면 문제없을 거라 생각했건만, 부회장이자 자신의 상사인 인혁으로부터 뜻밖의 황당한 제안을 받게 되는데. “제 아내 자리로 이직하시는 거 어떻습니까?” “예?” 나 뭐 잘못 들은 거 같은데. “제가 원숭이띠 아내가 필요해서요.” 그룹 후계자가 되기 위한 일이라며, 계약 결혼을 제안하는 인혁. 그 순간, 얼마 전 우연히 도움을 드린 어르신의 조언이 주안의 머릿속을 스치는데. “아가씨 올해 3번의 대운이 들었어.” “네?” “그것도 이달 안에 다 찾아올 거야.” “3번의 대운이요?” “으응. 특히나 마지막 대운은 꼭 잡아. 그래야 아가씨 인생이 탄탄대로야.” 로또 당첨에 이어 건물주가 되기까지. 어르신의 말대로 일사천리로 이어진 행운 덕분에 퇴직까지 결심한 건데, 마지막 종착점이 환승이직이라니?! 이 결혼 정말 괜찮은 걸까.
한정태 의원의 사생아 한지요.어떻게든 팔아치우려는 한씨 집안의 결혼 장사 중 처음으로 정상적인 조건의 상대가 나타났다.결혼만 하면 역겨운 한씨 집안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러니 무조건 결혼해야만 한다.그런데, 이 남자.자신 때문에 회사에서 잘리고, 하룻밤을 보냈던 채우섭이잖아!***“나는 채우섭 씨랑 결혼하고 싶어요. 결혼할 거고요.”“내가 보기보다 순진해요.”순진의 뜻 모르나?밤새 멈출 줄 모르던 몸짓. 밀려오는 감각을 고스란히 드러낸 탄성 같은 된소리까지.우섭은 순진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었다.“와, 결혼하고 싶다는 남자가 눈앞에 있는데 머릿속으로 딴 궁리 하는 거 봐. 안 되겠네, 한지요 씨.”“결혼할 거예요, 말 거예요. 지금 확실히 답을 주세요.”“선택권은 나한테 없지 않을까요, 한지요 씨?”“네?”“성숙한 어른이라면 책임지셔야죠.”“그게 무슨….”음흉한 미소를 단 우섭은 모두가 들으라는 듯 해맑게 대답했다.“지요 씨가 밤새 저와 노닥거렸으니 당연히 책임을 지셔야죠.”
“7년 동안 잘 지냈나 보네. 난 고장 났는데.” 첫 출근 날. 본부장, 아니 서재하를 마주하고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했다. “몸이 정상이 아니야.” “네? 그게 무슨…….” 재하는 이연에게 가까이 몸을 붙이며 다가왔다. 더는 뒤로 물러설 곳이 없었다. “이봐요, 정이연 씨.” 재하가 이연의 숨결 하나조차 놓치지 않겠다는 듯 꿰뚫어 보았다. “이 새끼한테 온갖 쾌락은 다 알려 주고.” 코끝이 닿을 듯한 거리에서 그의 눈빛이 서럽게 타오르고 있었다. “7년을 굶겨서 죽기 직전이잖아. 불쌍하지도 않아?” 긴 눈매를 접으며 유순하게 빛나던 눈은 사라지고, 지금 그의 무감한 눈동자 너머엔 분노만 들끓었다. “그러니 책임감 좀 가져 보시죠?” 그제야 이연은 본부장실에서 자신의 할 일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장관의 숨겨진 사생아이자 8년 차 무명 배우인 유도경.동생의 희귀병을 치료하기 위해 배우로 데뷔했지만, 늘 빚에 허덕인다.결국 장관인 아버지를 찾아가 돈을 구걸하게 되는데,그 모습을 스폰 관계로 오해한 남자가 갑작스럽게 계약 결혼을 제안한다.일시적 실어증에 걸린 딸이 TV 속 자신을 보고 입을 열었다는 이유로.“똑똑하잖아, 유도경. 계산 똑바로 해서 당신 몸값 매겨.”정한 호텔 사장 정무언.그는 욕정이 번들거리는 눈동자에 무심함을 덧씌우며 여유롭게 웃었다.“그래서 내 연기의 대가는 얼마쯤으로 생각하는데요?”“더 원한다면 얼마든. 내 딸의 말문을 열어 주는 값인데.”정무언이 내민 계약서를 확인했다.속으로 몇 번이고 0의 개수를 세었다.내 인생에 하나 남은 가족.동생의 생명력이 내 존재의 증명인걸.연기일 뿐이야. 24시간 올 로케. 완벽한 연기.기꺼이 해야지, 이 돈이면.“연기의 시작은 언제부터인가요?”혼인 신고서를 내민 정무언의 입술에서,다정하다 못해 달콤하기까지 한 음성이 흘러나왔다.나보다 먼저 무대에 오른 정무언이 손가락을 까딱이며 눈짓했다.“여보, 와서 사인해.”6월 7일 오후 두 시.인생에 가장 값비싼 연기가 시작되었다.
“난 결혼하러 나왔지, 누굴 입양하려고 나온 게 아닌데.” 조부의 광기와도 같은 증손주 타령, 내심 결혼을 바라는 부모님. 어차피 해야 할 결혼, 얼른 해치우잔 생각으로 맞선에 응했다. 적당한 집안, 적당한 욕심, 적당히 육감적인 몸. 딱 그 정도면 되겠다 싶었건만. 한참이나 어려 보이는 여자를 마주하니 그저 기막혔다. 또래 남자와 밀고 당기며 풋풋한 연애를 배워야 할 나이. 양심을 쿡쿡 찌르는 여자와 결혼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대로 맞선 자리를 박차고 나오는데, 다급한 음성이 들려왔다. “사장님! 차도건 사장님!” 비장한 결의를 담은 눈빛이 도건을 향해 소리쳤다. “저랑… 저랑 결혼해주세요! 차도건 사장님!” 도건이 사연 많은 갈색 눈동자를 지그시 응시했다. “그쪽, 제 취향이 아니세요.” “노력할게요! 저 노력 잘해요!” “노력이 문제가 아니라….” 여자를 담백하게 거절하던 찰나, 겁도 없이 튀어 오른 입술이 도건의 아랫입술을 꾹 찍었다. 코끝이 닿을 듯한 거리,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정적이 머물렀다. 얽히는 시선 속, 밀도 높은 열감이 점점 짙어졌다. “하, 내가 변태 새끼였네.” 실소를 내뱉은 뜨거운 숨이 여자에게 닿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