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카맣고 서늘한 눈동자엔 한 톨의 감정도 없었다. "내게 아무것도 바라지 마라." 낯선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황제의 외면을 받는 황후 알리시아가 되어 쓸쓸한 죽음을 맞기까지 10년. 그러나 죽음에서 눈을 떴을 땐, 다시 스물이 되었다. "황후는 특이한 사람이군." 지난 생의 바람을 전부 접고 멋대로 행동하기 시작하자 황제, 카이엔이 그녀를 보기 시작했다. 황궁과 알리시아를 버려둔 채, 척박하고 메마른 땅 루베오에서 평생 전투만 벌이던 고독한 사내 카이엔. 어쩌면 이 남자를 적당히 길들여 자유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황후에게선…… 좋은 냄새가 나." 그런데 이 남자, 알리시아의 곁을 떠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점점 계획과 틀어지는 둘의 사이…… 혹시, 너무 과하게 길들인 건 아닐까.
“그대와 혼약이 되어 있는 발레리안 공이 올해로 불혹이던가.” 천년제국을 무너뜨린 찬탈자, 북부 대공 카이든. 고요한 가운데 그의 차가운 흑안이 어린 제국의 황녀 코델리아에게로 향했다. “차라리 내 황후가 되어라. 불행하게 하지는 않겠다.” 제국을 배신한 섭정과 물러터진 선황 간의 혼약. 황가의 피를 참혹하게 짓밟고 올라선 자의 청혼. 그녀를 가장 불행하게 만든 자의 우스운 제안은 꺾였던 절개를 되살렸다. “그냥 제 목숨을 거두어 주시길 바랍니다.” 그녀의 말에 강인하고 거대한 육체가 몸을 일으켰다. 짐승 같은 찬탈자의 흑안이 빛나는 순간, 입술이 비틀려 올라갔다. “불허한다.”
“저 에블린 펠리스는 황후를 그만두겠습니다. 기꺼이.” 제국의 황후 에블린. 규율에 얽매인 황실과 완벽하지만 차가운 남편, 파비안. 모두에게 잊힌 채 서른이 넘은 나이에 죽었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때, 그녀는 스무 살로 돌아와 있었다. 에블린은 황제를 향한 마음을 묻고, 자유를 택했다. 그녀의 배 속에 자라고 있는 선물을 깨닫지 못한 채. “내 허락도 없이 불행을 자처하고, 또 멋대로 행복해지는군.” 그런데 1년 후, 우연처럼 파비안이 다시 눈앞에 나타났다. “우리 인연은 다했으니…… 그만 잊어 주세요.” “내가 그런 부탁을 들어줄 사람으로 보였던 건가. 모든 것은…… 내가 결정한다.” 깨끗하게 정리한 줄 알았던 인연이 다시 얽히기 시작했다. 무심하던 파비안의 두 눈이 에블린을 향해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다.
“그대와 혼약이 되어 있는 발레리안 공이 올해로 불혹이던가.” 천년제국을 무너뜨린 찬탈자, 북부 대공 카이든. 고요한 가운데 그의 차가운 흑안이 어린 제국의 황녀 코델리아에게로 향했다. “차라리 내 황후가 되어라. 불행하게 하지는 않겠다.” 제국을 배신한 섭정과 물러터진 선황 간의 혼약. 황가의 피를 참혹하게 짓밟고 올라선 자의 청혼. 그녀를 가장 불행하게 만든 자의 우스운 제안은 꺾였던 절개를 되살렸다. “그냥 제 목숨을 거두어 주시길 바랍니다.” 그녀의 말에 강인하고 거대한 육체가 몸을 일으켰다. 짐승 같은 찬탈자의 흑안이 빛나는 순간, 입술이 비틀려 올라갔다. “불허한다.”
“저 에블린 펠리스는 황후를 그만두겠습니다. 기꺼이.” 제국의 황후 에블린. 규율에 얽매인 황실과 완벽하지만 차가운 남편, 파비안. 모두에게 잊힌 채 서른이 넘은 나이에 죽었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때, 그녀는 스무 살로 돌아와 있었다. 에블린은 황제를 향한 마음을 묻고, 자유를 택했다. 그녀의 배 속에 자라고 있는 선물을 깨닫지 못한 채. “내 허락도 없이 불행을 자처하고, 또 멋대로 행복해지는군.” 그런데 1년 후, 우연처럼 파비안이 다시 눈앞에 나타났다. “우리 인연은 다했으니…… 그만 잊어 주세요.” “내가 그런 부탁을 들어줄 사람으로 보였던 건가. 모든 것은…… 내가 결정한다.” 깨끗하게 정리한 줄 알았던 인연이 다시 얽히기 시작했다. 무심하던 파비안의 두 눈이 에블린을 향해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다.
“저 에블린 펠리스는 황후를 그만두겠습니다. 기꺼이.” 제국의 황후 에블린. 규율에 얽매인 황실과 완벽하지만 차가운 남편, 파비안. 모두에게 잊힌 채 서른이 넘은 나이에 죽었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때, 그녀는 스무 살로 돌아와 있었다. 에블린은 황제를 향한 마음을 묻고, 자유를 택했다. 그녀의 배 속에 자라고 있는 선물을 깨닫지 못한 채. “내 허락도 없이 불행을 자처하고, 또 멋대로 행복해지는군.” 그런데 1년 후, 우연처럼 파비안이 다시 눈앞에 나타났다. “우리 인연은 다했으니…… 그만 잊어 주세요.” “내가 그런 부탁을 들어줄 사람으로 보였던 건가. 모든 것은…… 내가 결정한다.” 깨끗하게 정리한 줄 알았던 인연이 다시 얽히기 시작했다. 무심하던 파비안의 두 눈이 에블린을 향해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다.
“저 에블린 펠리스는 황후를 그만두겠습니다. 기꺼이.” 제국의 황후 에블린. 규율에 얽매인 황실과 완벽하지만 차가운 남편, 파비안. 모두에게 잊힌 채 서른이 넘은 나이에 죽었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때, 그녀는 스무 살로 돌아와 있었다. 에블린은 황제를 향한 마음을 묻고, 자유를 택했다. 그녀의 배 속에 자라고 있는 선물을 깨닫지 못한 채. “내 허락도 없이 불행을 자처하고, 또 멋대로 행복해지는군.” 그런데 1년 후, 우연처럼 파비안이 다시 눈앞에 나타났다. “우리 인연은 다했으니…… 그만 잊어 주세요.” “내가 그런 부탁을 들어줄 사람으로 보였던 건가. 모든 것은…… 내가 결정한다.” 깨끗하게 정리한 줄 알았던 인연이 다시 얽히기 시작했다. 무심하던 파비안의 두 눈이 에블린을 향해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