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왕이 온다> 제22회 일본 호러소설대상 대상 수상작 숨도 쉴 수 없는 극한의 공포가 온다! “그것이 오면 절대로 대답하거나 안에 들여선 안 돼” 평범한 현실 속 뒤틀린 인간 심리를 건드린 사와무라 이치의 충격적 데뷔작! 딩동. 초인종이 울린다. 대답하면 안 된다. 문을 열어줘도 안 된다. 절대 안으로 들어오게 해서는 안 된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던 다하라 히데키와 가나. 어느 날 히데키의 회사에 치사의 일로 볼일이 있다며 손님이 찾아온다. 배 속에 있는 소중한 아이 치사, 아직 아무에게도 이름을 알려주지 않았는데……. 게다가 손님의 방문을 알려준 후배 다카나시는 원인 불명의 부상으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점점 상태가 나빠진다. 이후에도 이상한 전화나 메일이 오는 등 괴이한 일이 반복되자 히데키는 어렸을 적 자신을 찾아왔던 ‘보기왕’이라는 괴물을 떠올린다.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히데키는 알음알음으로 히가 마코토라는 영매사를 만나는데, 그녀는 히데키 부부를 위협해오는 ‘그것’이 끔찍한 존재임을 감지한다.
<시시리바의 집> "◎ 도서 소개 일본 호러소설대상 수상 작가 사와무라 이치가 선사하는 고딕 호러의 정수! 평범한 현실 속 뒤틀린 인간 심리를 건드리며 극한의 공포를 끌어낸 메타 호러의 걸작 『보기왕이 온다』로 제22회 일본 호러소설대상 대상을 수상한 사와무라 이치의 신작 『시시리바의 집』이 아르테에서 출간되었다. “신인답지 않게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솜씨가 얄미울 정도로 능숙하다”는 미야베 미유키의 극찬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한 그는 이듬해 바로 『즈우노메 인형』을 선보였고, 이 작품은 각종 미스터리 순위에 오르며 제30회 야마모토 슈고로상에 노미네이트되었다. 이후로도 출간하는 작품마다 저명한 문학상을 차지한 사와무라 이치는 데뷔한 지 불과 5년 만에 일본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 잡았다. 사와무라 이치는 캐릭터에서부터 줄거리, 문체, 섬뜩한 울림을 지닌 정체 모를 제목에 이르기까지 모든 요소를 매우 정교하게 짜내는 작가로, 읽는 동안에는 그 사실을 잊어버릴 정도로 공포감을 조성한다. 『시시리바의 집』은 고딕 호러 장르의 대표적인 소재인 ‘귀신 들린 집’을 사와무라 이치 스타일로 새롭게 해석한 작품이다. 집안 곳곳에서 모래가 쏟아져 내리는 집과 그 집에 발을 들인 후로 머릿속에서 모래 소리가 들리는 남자. ‘모래’는 보이지 않는 존재의 위협을 물리적으로 가시화하며 낯설고 섬뜩한 공포를 환기시킨다. 이 작품은 또한 일본 최고 영매사로 활약하는 히가 자매의 장녀 히가 고토코의 시작을 보여주는 이야기로, 『보기왕이 온다』, 『즈우노메 인형』과 함께 ‘히가 자매 시리즈’로도 불린다. “모래가 쏟아져 내리는 집… 이상한 것은 이 집인가, 아니면 나인가!” 남편 사사쿠라 유다이의 전근으로 도쿄로 이사를 오게 된 사사쿠라 가호. 하지만 그녀는 도쿄 생활이 낯설기만 하다. 원래 친구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이곳에는 말을 나눌 사람이 한 명도 없다. 시스템 엔지니어인 남편은 주말에도 출근할 만큼 일이 많아서, 그녀는 늘 집에 혼자 있어야 한다. 아는 이 하나 없는 낯선 도시의 삶에 힘들어하던 어느 날, 전철역에서 우연히 소꿉친구였던 히라이와 도시아키와 재회한다. 그의 집에 초대를 받은 후 히라이와 부부와 할머니를 만나며 가호의 마음은 조금씩 우울감에서 벗어나 치유되어가는 듯하지만, 동시에 히라이와의 집에서는 이상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사아아아아 하는 기분 나쁜 소리와 함께 집 안 곳곳에 모래가 쏟아져내리는 것이다. 가호는 괴이한 존재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지만, 히라이와는 아무 이상 없다며 단언한다. 한편 낡은 단독주택을 지켜보는 이가라시 데쓰야. 그는 어린 시절 이 집과 엮인 이후로 머릿속에서 모래가 사박사박 소리를 내면서 뇌를 잠식해가는 감각에 시달린다. 직업을 갖기는커녕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조차 어려워하는 그에게 남은 것은 어머니와 애견 긴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히가 고토코라는 여자가 그의 집을 찾아오는데……. 난 그 이상한 집에 들어간 자아아아 후로 이상해졌다. 그 집에 들어갔다 나온 모두 자자자자자 이상해지고, 자아아아아 머릿속에서 자자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승려에서부터 퇴마사, 무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초능력자가 등장하는 호러 엔터테인먼트 ‘히가 자매’ 시리즈. 그런 다양한 초능력자 중에서도 최강의 영 능력을 선보이는 이가 바로 히가 자매의 장녀 히가 고토코이다. 그녀는 냉정한 얼굴로 침착하게 괴물과 대치하고 일말의 미세한 감정 흐름조차 드러내지 않는다. 그러나 어린 시절 그녀와 같은 반 친구였던 이가라시 데쓰야가 바라보는 초등학생 고토코는 지금으로선 상상할 수 없는 연약한 소녀였다. 잔뜩 주눅이 든 채 사람들의 시선조차 마주치지 못했던 단발머리 소녀 히가 고토코는 어떻게 일본 최고의 영매사가 되었을까. 그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는 이야기가 이번 작품 『시시리바의 집』에 담겨 있다. 전작에서도 선배 작가인 스즈키 고지와 오노 후유미를 향한 애정을 감추지 않았던 사와무라 이치는 『시시리바의 집』에서는 미쓰다 신조가 주로 다루는 ‘유령저택’이라는 주제에 정면으로 도전함으로써 그에 대한 존경을 드러냈다. 사실 ‘유령저택’ 혹은 ‘귀신 들린 집’은 호레이스 월폴을 효시로 헨리 제임스, 스티븐 킹, 수전 힐 등 유명한 해외 작가들이 수없이 다뤄온 ‘고딕 호러’의 대표적인 주제 중 하나다. 소설뿐 아니라 영화와 드라마의 주제로도 자주 채택되지만 그만큼 차별성을 보이기 어려운 주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와무라 이치는 작품 속 무대 설정, 괴이한 현상과 그 원인, 등장인물들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추가하면서 이 익숙한 주제를 사와무라 이치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완성했다. 특히 ‘스으으윽, 사아아아, 사박사박, 우지직우지직’처럼 청각과 촉각을 자극하는 표현들, 활자 그 자체로 모래가 눈앞에서 흐르는 듯한 타이포그래피 효과를 선보임으로써 괴이한 분위기를 극대화했다. 사람의 마음에 생겨나는 틈을 ‘호러’라는 장르를 통해 탁월하게 연출해낸 사와무라 이치. 데뷔작 『보기왕이 온다』에서 보여준 믿을 수 없는 구성력과 세련된 문체는 『즈우노메 인형』에 이어, 『시시리바의 집』에서도 여전히 강렬하게 독자를 사로잡는다. “많은 사람들이 사와무라 이치의 작품에 열광하는 이유가 있다. 그의 작품은 한 편도 ‘가짜’가 없다. 내놓는 책마다 소재도, 형식도, 공포의 내용도 모두 다르다. 그러면서도 매번 독자를 한없는 공포와 숨 막히는 전율의 롤러코스터에 태웠다가 마지막에는 가슴이 먹먹해지게 만든다. 그는 특히 여성의 고독과 외로움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언뜻 행복해 보이는 가정 안에 숨어 있는 수많은 슬픔과 아픔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것이다. 그런 점은 이 『시시리바의 집』에서도 변함이 없다. ”_옮긴이의 말 ◎ 책 속에서 기억에 남아 있는 히가의 대답은 딱 하나였다. 어떤 질문이었는지는 잊어버렸지만 히가는 눈치를 살피듯 어머니를 바라보면서 “……여, 여동생 두 명요”라고 대답했다. “세 자매구나.” 어머니가 부엌에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시구치는 내 옆에서 “그래?” 하면서 가볍게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나도 놀랐다. 여동생이 두 명 있다는 사실보다 히가가 자기 이야기를 하는 걸 처음 들어서였다. 내 맞은편에 있던 히가가 고개를 작게 가로저었다. 그리고 생각에 잠긴 얼굴로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남동생도…… 두, 두 명.” 어머니는 깜짝 놀라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어머나! 다섯 남매야? 네가 첫째니? 굉장하구나, 제일 큰누나네?” _ 12~13쪽 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문과 바닥 사이에서 갈색 연기가 모락모락 흘러 들어왔다. 처음에는 그게 무엇인지 몰랐다. 연기가 흘러 들어온 바닥에서 갈색 알갱이가 눈으로 들어왔다. 모래다. 모래 먼지가 춤을 추고 있다. 이 방으로 들어오려고 하고 있다. 사락사락하는 소리는 모래가 강물처럼 흘러가는 소리였던 것이다. _ 68쪽 그때 “……안 돼”라는 중얼거림이 들리고, “이러지 마”라는 소리가 이어졌다. 히가의 목소리였다. 히가가 모래 먼지를 올려다보면서 단발머리를 가로저었다. 그러고는 어깨를 떨고 몸을 움츠리면서 소리쳤다. “하지 마!” _ 112쪽 “……여보세요.” “그 집에 갔어?” 그가 다짜고짜 물었다. 정곡을 찔려서 숨이 막혔다. “응.” 가까스로 대답하자 그는 심각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집에서 당장 나와. 어서 집으로 가라고.” _ 165쪽 “히가예요. 히가 고토코. 초등학교, 중학교 때 같은 학교에 다녔던 히가 고토코입니다.” 나는 멍하니 입을 벌린 채 문을 바라보았다. 긴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히가 고토코. 설마, 그 히가란 말인가. _ 178~179쪽 국도 옆에 있는 인도. 자동차 불빛이 사아아아아아 차가운 얼굴을 비친다. “보고 있었어어어어어어.” 나는 전병이 놓인 자자자자아아아아아아아 쟁반을 보면서 물었다. 히가는 얼굴을 자아아아아아아 스카프로 상처를 자아아아아아아 닦으면서. _ 336쪽 "
<즈우노메 인형> "일본 호러소설대상 대상 수상작 『보기왕이 온다』 이후 선보이는 히가 자매 시리즈 제2탄! “인형의 얼굴을 가로지른 붉은 실, 그 실이 소리도 없이 뻗어 나와 이제 나를 향한다!” ◎ 도서 소개 일본 호러소설대상 대상 수상작 『보기왕이 온다』 이후 선보이는 히가 자매 시리즈 제2탄! 제30회 야마모토 슈고로상 후보작 호러와 미스터리의 결합, 메타 호러를 전면에 내세운 사와무라 이치의 화제작! 평범한 현실 속 뒤틀린 인간 심리를 건드리며 극한의 공포를 끌어낸 메타 호러의 걸작 『보기왕이 온다』로 제22회 일본 호러소설대상 대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사와무라 이치의 차기작 『즈우노메 인형』이 아르테에서 출간되었다. “신인답지 않게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솜씨가 얄미울 정도로 능숙하다”는 미야베 미유키의 극찬을 받으며 역사상 처음으로 모든 심사위원(아야쓰지 유키토, 기시 유스케, 미야베 미유키)의 만장일치로 예선을 통과하고 그대로 최종 수상까지 이어져 큰 화제가 되었던 사와무라 이치는 저명한 문학상을 수상한 신인 작가인 만큼 기대와 우려가 한 번에 쏟어졌다. 하지만 사와무라 이치를 향한 그런 걱정은 무의미했다. 『즈우노메 인형』은 저자의 잠재 능력이 새삼 놀라울 정도로 그 장벽을 가볍게 뛰어넘은 것이다. 사와무라 이치는 허구가 현실을 침식시켜버리는 듯한 공포를 이용해 도시전설을 믿지 않는 성인 독자도 떨게 만드는 현대 공포를 만들어냈는데, 캐릭터부터 줄거리, 문체, 섬뜩한 울림을 지닌 정체 모를 제목에 이르기까지 『즈우노메 인형』 속 모든 요소들이 공포를 환기시키기 위해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다. 굉장히 기교적으로 짜인 소설임에도, 읽고 있는 동안에는 그 사실을 잊고 빠져들 정도로 충분한 공포감을 자아내고 있는 것이다. 『즈우노메 인형』에도 『보기왕이 온다』와 같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하여 ‘히가 자매 시리즈’로도 불리는데, 출간 이후 큰 인기를 끌며 『시시리바의 집』과 『나도라키의 목』(추리작가협회상 단편 부문 수상작 수록 작품집)을 이어서 출간했다. “『보기왕이 온다』를 출간한 이후 독자분들의 리뷰를 읽어보았는데, 스즈키 고지의 『링』과 비교해주신 글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두 번째는 처음부터 ‘링’을 의식해서 쓰겠다고 마음먹었죠. 아무쪼록 비교해보세요, 하는 콘셉트로요. 하지만 클라이맥스를 쓸 때 고생 좀 했어요, 그래서 매번 히가 자매에게 의지하게 되어버립니다.” _ 작가의 말 “인형의 얼굴을 가로지른 붉은 실, 그 실이 소리도 없이 뻗어 나와 이제 나를 향한다!” 잡지사 《월간 불싯》 편집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후지마 요스케는, 편집장의 지시로 마감 전에 갑자기 소식이 끊겨버린 작가 유미즈를 찾기 위해 동료인 이와다와 함께 그의 집을 방문한다. 그런데 그들이 마주한 것은 끔찍하게 죽어 있는 유미즈의 시신이었다. 그로부터 일주일 후 이와다가 후지마에게 종이 다발을 건네는데, 그것은 유미즈의 집에 남겨져 있던 육필 원고였다. 유미즈의 사망 원인이 원고에 있을 거라는 이와다의 얘기에 후지마는 반신반의하며 원고를 읽기 시작한다. 원고는 기스기 리호라는 중학생이 쓴 교류 노트로 ‘즈우노메 인형’에 관한 도시전설이었다. 처음에는 중학생이 쓴 일기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던 후지마는 붉은 실과 함께 검은색 예복 차림의 단발머리 인형이 눈앞에 나타나자 알 수 없는 괴이함에 두려움을 느낀다. 자신 또한 죽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유미즈의 후임자인 오컬트 작가 노자키 곤과 그의 약혼녀이자 영능력자인 히가 마코토에게 도움을 청한다. 노자키와 마코토는 원고를 읽은 자에게만 찾아오는 인형의 존재에 대해 ‘저주’라고 판단하면서도, 시시각각 죽음의 운명이 다가오는 후지마를 위해 자신들도 원고를 읽기로 마음먹는다. 저주의 근원은 대체 어디 있고, 어떻게 피할 수 있을까. 즈우노메 즈우노메 어디로 가는가 산등성이 위인가 바다의 끝인가 끔찍한 눈을 가진 인형인가 ‘히가 자매 시리즈’ 두 번째 이야기 『즈우노메 인형』에는 『보기왕이 온다』에 등장했던 오컬트 작가 노자키 곤과 영능력자 히가 마코토가 다시 등장하지만, 전작을 읽지 않아도 큰 상관은 없다. 『보기왕이 온다』는 장이 바뀔 때마다 화자가 바뀌는 구성으로 다른 인상을 풍겼던 반면, 『즈우노메 인형』은 후지마 요스케를 중심으로 한 파트와, 유미즈의 변사 현장에서 발견된 원고 내용의 파트가 병렬 구조로 진행된다. 원고 내용은 스즈키 고지의 『링』이 영화화된 1990년대 후반을 배경으로, 기스기 리호라는 중학생의 일상이 실화풍 소설로 그려져 있다.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설 자리를 찾지 못하는 그녀가 유일하게 마음을 터놓는 친구와 주고받은 ‘교류 노트’는 페이지를 넘길수록 점점 괴기한 색채를 띠어가는데, 그 원고를 읽는 후지마의 신변에도 점차 괴이한 일이 일어난다. 흥미로운 것은 학교 친구들 사이에서 사다코라 불리며 따돌림을 당하는 ‘기스기 리호’의 모습이 크든 작든 비슷한 경험이 있을 호러 독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그 자체가 교묘한 미스디렉션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즈우노메 인형』에서는 스즈키 고지의 『링』뿐만 아니라, 오노 후유미의 『잔예』 등 실제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작품들의 이야기를 언급한다. 이러한 메타 호러적인 취향은 사와무라 이치 작품이 가진 하나의 특징이지만 『즈우노메 인형』은 특히나 그 색이 짙다. 선행작들이 이뤄낸 작품성을 의식하면서 자신만의 새로운 공포를 담아낸 것이다. 또한 이 작품은 2016년 말 각종 미스터리 순위에서 거론되며 제30회 야마모토 슈고로상에 노미네이트되었다. 무서움과 재미를 겸비한 이 작품이 엔터테인먼트로서 많은 이들의 마음을 흔들었다는 방증일 것이다. 사람의 마음에 생겨나는 틈을 ‘호러’라는 장르를 통해 탁월하게 연출해낸 사와무라 이치는 데뷔작 『보기왕이 온다』에서 보여준 믿을 수 없는 구성력과 세련된 문체를 한층 강력해진 재미와 공포로 무장해, 『즈우노메 인형』에서 한 단계 더 성숙했음을 증명해내고 있다. “사와무라 이치는 어렸을 때부터 괴담이나 호러 작품을 좋아해서, 닥치는 대로 읽고 보고 들었다고 한다. 그런 그의 잠재 능력은 얼마나 되고, 호러와 미스터리의 깊이는 어디까지일까? 그의 작품을 번역한 사람이자 한 사람의 팬으로서, 벌써부터 설레는 가슴을 안고 다음 작품을 기다리고 있다.” _ 옮긴이의 말 ◎ 일본 대표 문인들의 강력 추천! ◆ 호러의 껍데기를 쓴 정통파 엔터테인먼트, 그가 쓴 다른 장르도 읽어보고 싶다.” _ 아리카와 히로시(작가) ◆ 할아버지는 오카모토 기도, 아버지는 스즈키 고지, 최강 호러의 DNA는 사와무라 이치가 물려받았다! _ 히가시 마사오(문학 평론가) ◆ 호러임과 동시에 미스터리로서도 비범한 솜씨, 어떻게 하면 도망칠 수 있는지 독자분도 생각하며 읽길 바란다. _ 센가이 아키유키(미스터리 평론가) ◎ 책 속에서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 애는 처음부터 이상했다. 얼굴이 어둡기 때문만은 아니다. 모습이 이상하기 때문만도 아니다. 어쩌면 꺼림칙한 소문은 사실일지도 모르겠다. 그 애가 옆에 있으면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곳만 공기가 새고 있다고 할까. 그곳만 구멍이 뚫려 있다 고 할까. 그곳만 빈틈이 있다고 할까. ‘저주는 인간이 만들어내는 거야.’ _ 13쪽 흔한 악마 이미지나 우리가 아는 마녀 전승에 숨겨진 저주스럽고 무시무시한 이야기. 그것이 현대에 되살아나서 등장인물을 무섭게 바꾸어놓았다. 그곳에는 사악한 뜻이나 의도는 없다. 하지만 인간이 개입하면 최악의 사태가 발생한다. 인간이 인간이 아니게 되는 것이다. 도덕이나 선악에 관계없이 인간이 결코 손대서는 안 되는 것은 지금도 이 사회의 바로 옆에, 바로 뒤에 존재하고 있다……. 이렇게 섬뜩한 생각을 하는 작가가 있다니. 그리고 『링』. 저주의 비디오테이프를 둘러싼 이야기다. _ 66쪽 노자키 곤. 이와다를 우리 잡지사에 소개해준 프리랜서 작가다. 예전에는 작은 편집 프로덕션에 있었다고 하는데, 그 무렵 《월간 불싯》의 페이지가 늘어나면서 사사오카 씨와 일을 했던 인연으로 오래전부터 우리 일을 하고 있다. 본인은 어떤 분야든지 쓴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오컬트에 관한 글이 메인이고, 명함에도 ‘오컬트 작가’라고 쓰여 있다. 본명은 노자키 가즈히로. 필명은 ‘노자키하면 역시 콘비프잖아’라는 안이한 이유로 정했다고 한다. 장난기 있는 이름과는 반대로 마감은 칼같이 지키고, 글도 이해하기 쉽고 꼼꼼하며 전반적으로 성실한 사람이다. 일을 맡아줄 시간적인 여유도 있다. 붙임성이 좋은 사람은 아니지만 나이도 서른셋인가 서른넷으로 비교적 젊고, 작가들 중에서는 말하기 편한 편이다. 더구나 여자가 있는 기색도 없다. 처자식이 있는 스오 씨나 항상 티격태격해도 애인이 있는 사사오카 씨보다 마음 편하게 대할 수 있다. 여러 면에서 볼 때 나와 비슷하지 않을까. _ 86~87쪽 기모노. 후리소데. 검은색 후리소데를 입은 작은 소녀. 두 팔을 힘없이 늘어뜨리고 있다. 새하얀 손과 손가락이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떠올랐다. 길고 가느다란 목은 약간 오른쪽으로 구부러져 있다. 새하얀 목과 새까만 머리가 선명한 대비를 이루었다. 얼굴에는 붉은 실이 칭칭 감겨 있었다. 의식이 폭발하면서 기억과 눈앞의 광경이 하나로 이어졌다. 붉은 실. 교류 노트. 유카리가 쓴 도시전설. 눈앞에 있는 소녀는 사람이 아니다. 인형이다. 즈우노메 인형이다. _ 146쪽 으드득으드득. 기묘한 잡음이 전화기 안쪽에서 메아리쳤다. 다음 순간. 크흐흐흐흐. 앙칼진 웃음소리가 들린 직후 커다란 절규가 귀청을 찢었다. 크고 불쾌하고 섬뜩하고 소름 끼치는 비명이 사무실에 메아리치며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이와다!” 스오 씨가 큰 소리로 불렀다. 마코토 씨가 귀를 막고 휘청거렸다. 넘어지기 직전에 노자키 씨가 그녀를 붙잡았다. 스피커에서 토하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쓰러지는 소리와 무너지는 소리가 뒤를 이었다. 뚝. 그리고 소리가 끊어졌다 _ 160~161쪽 “나도 사다코야.” 나는 유카리의 단발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학교에서 다들 그렇게 불러. 우리는 똑같아.” 유카리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동그란 눈에서는 눈물이, 코에서는 콧물이 흐르고 있었다. “사다코끼리 친하게 지내자.” _ 199쪽 그런데 원고에는 히가 미하루라는 실제로 존재하는…… 아니, 실제로 존재했던 인물이 등장한다. 더구나 실제로 존재하는 도서관에 문의했더니 그곳에는 원고에 나오는 ‘교류 노트’가 있었고, 그 안에는 도시전설 ‘즈우노메 인형’ 이야기가 쓰여 있었다. 즉, 이 원고의 상당 부분은 현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실화라고 단정할 수는 없어도 사실이 쓰여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즈우노메 인형’은 흔히 있는 도시전설을 모방한 것에 불과했다. 정해진 규칙에 따른 완전한 허구에 지나지 않았다. 그렇다면…… 유미즈 씨와 이와다의 죽음이 설명되지 않는다. 내가 본 인형도 이치가 맞지 않는다. ‘저주로 사람을 죽이는 도시전설’이라는 대전제가 성립하지 않는 것이다. _ 242쪽 나는 계속 인형이었다. 부모의 노리개였다. 자식이라는 이름의 장난감이었다. 지금은 저주의 인형이다. 나 자신이 즈우노메 인형이 되었다. 그래서 사람을 저주로 죽일 수 있다. 아빠는 눈을 가늘게 뜨고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_ 280쪽 "
<아름답다 추하다 당신의 친구> "거기엔 자살한 여학생이 남긴 주술이 담겨 있대. 여자만 부릴 수 있고, 증오하는 여자를 추하게 바꿔 버리는, 아주 무시무시한 주술이.” 문학에서 호러 표현의 극치를 보여준다는 문단의 찬사를 받은 작가, 제22회 일본 호러소설대상 수상의 빛나는 이력을 가진 사와무라 이치가 새 작품으로 독자들을 만난다. 그는 미야베 미유키에게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솜씨가 얄미울 정도로 능숙하다“고 감탄을 산 작풍을 한층 강화하여, 으스스한 학교 괴담에 학생들의 교실 내 계급을 좌우하는 외모 지상주의를 엮어 누구라도 공감하지 않을 수 없는 소설을 선보인다. 괴담대로 요쓰카도 고등학교에서 가장 예쁜 여학생 하무라 사라사가 자살한 시점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평소에 어떤 고민도 없이 당당하고, 머리도 좋아 성적도 좋고, 속한 그룹을 좌지우지하는 권력까지 지닌 사라사. 오래전 히메사키 레미의 죽음과 달리, 사라사를 아는 사람 모두가 “그렇게 예쁜 애가 무엇 때문에 자살을 하냐”며 의문을 품을 정도로 빛나는 미모를 지닌 여학생. 그녀가 죽은 뒤 미모순으로 다시 한번 권력이 개편된 학급에서는 주술이 실제로 존재하며, 누군가가 학우들 중 대상자를 골라 저주를 걸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는데……. 범인은 누구고, 원하는 게 무엇이기에 친구들에게 계속 주술을 거는 것일까? 여자를 추하게 만들 뿐 죽음에는 관여하지 않는 듯한 주술은 어떤 방식으로 사람을 죽게 만드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