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을 사귄 남자친구의 배신을 목격한 그 날달려드는 트럭에 치인 유정은 백국의 궁녀, 임유가 되어 눈을 뜬다.화친혼을 위해 백국에 온 티무르의 무사 카사르는 홀로 낯선 말을 쓰는 그녀의 주위를 맴돈다.“네 이름은 뭐지?”“네? 저는 임유 라고…….”“아니.”푸른 눈의 사내는 가볍게 그녀의 말을 끊고 한층 더 깊어진 눈빛으로 응시한다.“네 진짜 이름. 그걸 묻는거다.”*“너는 나를 돌아버리게 해.”“보여줘요. 얼마나 돌아버렸는지.”그 한마디가 점잖은 선비인 체 하던 야만족의 사내를 해방시켰다.“이제야, 너를 가진다.”“누가 누구를 가진단 말이에요?”뜨거운 감정을 그대로 내비치는 그에게 소마귀 같은 여인이 말했다.“내가 당신을 가질 거예요.”
북방의 설국 율이 패망하고,저주받은 눈을 타고나 별궁에 숨겨져 있던 망국의 공주가 세상에 나왔다.율을 멸한 백국의 젊은 황제 진인광은 두꺼운 비단으로 눈을 가린 왕언과 우연히 조우하고,그녀의 눈에 얽힌 비밀을 알기 위해 한량 강환이 되어 접근하는데.“내 여섯 번째 꽃입니다. 또 말려 죽일 겁니까?몇 번을 더 말려 죽이고 받아 줄지 말해주시면 미리 마음의 준비라도 해 보겠소.”“공자는 비겁하십니다. 알면서도 그런 내기를 하시다니.”“왕 소저. 그리 생각하면 내가 좀 슬프군요. 하지만 사실은 사실이니 부정은 안하겠소.”뻔뻔하고.“다만 나는 애초에 소저 앞에서 사라질 생각이 없었소.”능청맞고.“반대로 소저를 보고 싶다는 생각은 점점 커지고.”간지럽다.“그러니, 내일 또 봅시다.”
“아직도 본인이 사내라 우길 것인가?” 남장을 한 채 군졸이 되어 살아가던 가소하. 당대 최고 권세가의 유일한 아들, 신선처럼 잘생긴 용모. 그럼에도 늘어지도록 게으르기만 한 최의에게 소하는 너무나 쉽게 여자임을 들킨 것도 모자라 도리어 목숨까지 빚지게 되는데…. * * * 소하는 눈을 질끈 감았다. 신선은 무슨. 이렇게 뜨거운 체온과 힘찬 심장을 가진 신선이 어디 있단 말인가! 처음부터 사람이었고 남자였다. “……내가 살려 놓은 목숨이니, 나를 위해 써라.” 이 방에서 그에게 여인임이 까발려지던 그 날부터, 소하 자신은 그의 앞에서 한 여인일 뿐이었고, 그는 그녀의 목숨을 구한 대신 마음을 가져가 버린 남자였다.
포부서(鋪報書)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2년 연속 선정.집을 사면 길이 나고 불이 나도 우리 집만 피해 가는 천운(天運)의 이루.그녀가 입으면 유행이 되고 그녀가 손을 대면 망해가던 가게도 환골탈태.타고난 감각에 천운이 더해졌으니, 앞으로 그녀의 인생에 먹구름은 없을 것인데….탄탄대로가 깔린 듯 잘만 굴러가던 사업에 이상 징후가 포착된다.식운(食運) 현무운의 의뢰를 받으면서부터!“좋습니다. 계약을 해지하죠. 대신, 위약금으로 은현당 운영권을 넘기시지요.”그녀의 인생에 질척하게도 얽히려 하는 남자.어떻게든 이 재수 없는 식운을 떼어내야 한다.“나랑 내기해요. 내가 이기면, 이 모든 일을 없었던 것으로 하는 거예요.”전쟁보다 먼저 시작된 천운을 건 승부.자, 당신의 운을 시험해보세요.당신은… 누구에게 거시겠습니까?
“이영? 노비 주제에 그런 고상한 이름이 가당키나 해?”“달. 이제부터 네가 쓸 이름이야. 어때? 마음에 들어?”잔인한 여자.나를 짓밟고, 나를 농락하고, 결국엔 버려 버린…아름다운 나의 주인, 해주.나는 너를 위해 내 모든 걸 포기했다. 복수도 존엄심도, 심지어 내 목숨까지도.* * *“그게 네가 제일 잘하는 거였지. 나를 때리고 욕하고 네 발밑에 무릎 꿇리는 거."“이제 그 반대가 됐잖아. 내 밑에서 바둥대는 것조차 하지 못하게 된 지금, 그 빌어먹을 기분이 어떠냐고?”포악한 남자.오로지 욕정과 원한만이 가득한 이 차가운 궁에 나를 던져 넣은, 무도한 황제…나의 달, 이영.너는 비록 나를 죽일 듯이 원망하지만 이렇게 눈앞에 살아 있어.그걸로, 나는 충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