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은 스쳐 지나갈 뿐이고, 일에 치여 연애도 해 본 적 없는 5년차 라이프스타일 MD 윤슬.그런 그녀에게 결혼 정보 회사를 운영하는 절친의 제안이 떨어졌다.급하게 사라진 맞선녀인 척, 만 해 주면윤슬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예약도 어렵다는 스타 쉐프 레스토랑의 디너와매번 고민하는 도예터의 한 달 임차료까지 모두 해결해 주겠다는 조건.맛있게 먹고 대역만 하면 된다는 말에 홀랑 넘어갔다.“사기 좀 치시네요.”분명 완벽한 저녁이었다.입에서 욕탄사가 터질 만큼 잘생긴 남자의 입에서 이 말이 나오기 전까지는.남자는 대역이라는 걸 알면서도 태연하게 미소로 제안을 건넸다.“나랑 합시다. 결혼.”“…….”“이왕 치는 사기. 한 번 더 못할 것도 없지 않나?”미친놈이 분명하다.야멸차게 거절하고 돌아섰지만, 끝이다 싶은 그곳은 결코 바닥이 아니었다.연달아 닥친 불행이 윤슬을 다시 그 남자의 앞으로 돌려놓는데…….“나를 떠올린 건 잘했어요.”“네?”“우린 잘 맞을 겁니다.”부드럽게 눈매를 휘는 그의 근사한 미소는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만 같다.‘나 너 안 잡아먹어요.’라고.극본도, 연출도 순도 100% 애드리브인 이 사기 결혼, 정말 성공할 수 있을까?
너의 생사를 궁금해했던 적도 있었다.너무 그리워서 몸살을 앓았던 적도 있었다.“팀장, 윤소후라고 합니다.”‘윤소후……?’의사 출신 재인이 굴지의 제약회사 연구직을 제안받고 처음 출근한 날.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더니, 잠수 이별한 남자친구를 상사로 만났다.첫눈에 알아본 재인에 비해 그는 초면이라는 듯 능청스럽고…….재인이 결국 자신의 기억을 의심하기에 이를 때 내밀어진 명함. 찬란하게 박힌 이름 역시 윤소후였다. ‘모르는 척하자는 건가?’아무리 시간이 지났어도 알 수 있었다. 봄바람처럼 따스하게 왔다가 한여름 태풍처럼 사라졌던 그 남자. 재인의 첫사랑이자 잠수 이별한 전남자친구였다.참지 못한 재인은 결국 자기를 아느냐고 물어보고 말았다.“혹시 저 모르세요?”“제가 알아야 할 거라도 있습니까?”7년 전, 그렇게 말 한마디 없이 사라져 그녀의 가슴을 갈가리 찢어놓은 주제에 이제는 모른 척을 한다고?사랑했던 시간마저 부정당했다. 재인은 소후에게 또 한 번 쓰라린 이별을 당한 느낌이었다.다시 만난 소후는 재차 그녀의 가슴에 깊은 생채기를 남겼다.차라리 교통사고라도 당해서 기억이라도 잃었다면 이해라도 갈 텐데소후는 교통사고를 당한 적도 없단다.여전히 잘생긴 얼굴짝으로 뻔뻔하게 자신을 대하는 소후를 보면서 재인도 더는 소후와 엮이지 않으려 자신하지만, 어느새 그녀의 주위를 맴돌며 성큼 다가와 서 있는 윤소후…….너, 대체 나한테 뭘 바라는 건데?!
“사모님, 아드님을 제게 빌려주세요.” 지방대 출신, 계약직. 그리고 입양아 출신의 고아. 변호사라는 타이틀에 감탄하던 사람들도 입을 다물게 만드는 스펙을 가진 여자, 나솔. 교도소에 수감된 회장 접견 변호사인 그녀에게 어느 날, 그룹사 도련님의 혼전 계약서를 작성하라는 대외비 업무가 내려온다. 까라면 까야지, 하라면 하는데……. 대화도 안 통하고, 공감 능력 없고, 계산적인 면만 가득한 도련님, 선우현 본부장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이해할 수 없는 추가 계약서 지시에 이럴 바엔 차라리 중장비 학원을 알아보는 게 낫지 않을까.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던 어느 날, 그녀의 기지로 그룹사 회장의 생명을 구하게 된다. 소원을 들어주겠다는 회장 사모님께 그녀는 마음 속에 품고 있던 카드를 던진다. “사모님, 아드님을 제게 빌려주세요. 저는 아드님을 제 트로피로 쓸 생각입니다.” 나솔은 당돌하게도 재벌가 사모님 앞에서 아드님과의 계약 연애를 요청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