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애 게임의 후속작을 플레이하려 했을 뿐인데,정신을 차려보니 그 주인공에 빙의해 있었다.백부 일가의 사망으로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았으나튜토리얼부터 목숨을 위협받는 주인공 베로니카 캠벨에게.[ 튜토리얼 1. 탐색 : 주변을 탐색하여 단서를 모아라 ]의지할 곳이라곤 영 친절하지 못한 시스템 창과전작의 주인공이었던 전직 수사관, 현직 백수 밀리엄 켄트우드뿐.게임종료 버튼은 없다. 목숨을 걸고 배드엔딩을 감수해볼 용기도 없다.그래도 무사히 결말을 본다면 현실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하신다는 조사, 허락해드리는 대신 저도 함께할 수 있을까요?”그렇게 베로니카를 둘러싼 배후의 진실을 파헤치게 된 것까지는 좋았는데.“같은 실수를 두 번 반복하고 싶어지는 마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전작에서 비극적 엔딩을 맞이했던 이 상처 많은 2D남성이자꾸만 사람 마음을 싱숭생숭하게 만드는 데다.“베로니카, 나는 당신이 내 마지막 기회인 것만 같습니다.”어째 갈수록 게임의 장르마저 수상쩍어지는 것 같다……?
대혁명의 성공 이후 공화정이 들어선 레앙.혁명군 간부 아나이스는 황족들을 전원 총살한 동지들을 규탄하며 남부로 내려간다. 제정복고세력과 혁명군의 내전이 한창인 남부의 바스부르. 고통 받는 민간인들을 치료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던 중, 아나이스는 죽은 것으로 되어있는 2황자 레오나르와 맞닥뜨리게 되는데...***반쯤 열린 차가운 입술 새로 더운 숨만이 뒤섞였다. 애정행각이라기보다는 흡사 잃어버린 온기를 되찾으려는 애달픈 접촉에 가까운 입맞춤이었다. 레오나르는 아나이스의 감긴 눈꺼풀 새로 또르르 흘러내리는 눈물을 가만히 내려다보다가, 침대를 짚지 않은 손으로 그녀의 뺨과 목 사이를 부드럽게 감싸며 천천히 입술을 뗐다. 그제야 젖은 눈을 뜬 아나이스가 울음 같은 웃음을 터뜨렸다. “전하는 유혹에 소질이 없으세요.”“그래도 넘어와 주는구나. 역시 너는 너무 착해서 탈이야.”이불 위로 흐트러진 은빛 머리칼을 정리하듯 매만지며 마주 웃은 레오나르가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보다 깊고 진한 입맞춤이 이어졌다. 제 몸을 영영 놓지 않을 것처럼 끌어안고서, 열린 입술 사이로 집요하고 간곡하게 파고드는 레오나르를 아나이스는 밀어내지 않았다. [ 혁명가&의사 여주 / 황자&도망자 남주 / 가상시대물 / 재회물 / 첫사랑 / 혁명 그 이후의 이야기 ]시대의 여명이 그대를 버릴지라도삶은 결코 그대를 흘려보내지 않는다.
힐링 사이다 로판 <레이디 엘리시엔을 위하여>의 엑스트라 백작영애…로 추정되는 클레아 로르제에 빙의했다. 주인공의 추종자가 아니면 전부 멍청한 악역 나부랭이인 세상. 폭망하지 않기 위해서는 언제 어디서나 주인공 편에 서야만 한다! …는 계산 하에 열과 성을 다해 여주인공 엘리시엔을 챙겨주고 도와주고 떠받들어주며 유일한 친구 자리를 꿰차는 데 성공했다. 이 정도면 완벽하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파벨리스 소후작 아닌가요” “세상에, 살아있다는 소문이 사실이었군요!” 카리나 파벨리스. 나의 두 번째 인생에 날벼락처럼 등장한 그녀는, <내가 레이디 엘리시엔을 위하여> 직전에 읽었던 어느 피폐 로판의 여주인공이었다. 아니…… 네가 왜 거기서 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