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피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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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녀는 두 번 이혼하겠습니다

욕하면서 읽던 고구마 소설 속에 빙의했다.막장 행보를 벌이다가 독살당한 악녀 디아벨라로!기왕 빙의한 거 귀족 부인으로 살아 보려고 했더니악녀의 만행에 지친 남편은 곧장 이혼해 달란다.그런데 이혼하면 받는 위자료가4,000만 마르크…… 40억?거절하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돈이었다.*“……저희가 아는 사이던가요?”“처음 뵙습니다만, 누구라도 그대를 본다면 바로 알아차릴 겁니다.”그렇게 행복한 미래를 계획하는 그녀에게제국의 2대 미남이라 불리는 베르누스가 플러팅을 날리고,심지어는 전남편까지 다시 찾아와 질척이는데……?모든 걸 다 가진 미인의 삶이란,늘 즐거워! 최고야!#소설빙의 #절세미녀 #악녀여주 #돈길만걷자

병약한 서브남에게 집착을 가르친 것은 누구인가

“당신의 복수를 위해 저를 얼마든지 이용해도 좋아요, 선생님. 하지만…… 당신이 나를 떠나는 것만은 용서할 수 없어.” “……뭐?” 언젠가, 언젠가는 시온이 자신의 이런 비뚤어진 마음을 알게 되는 날이 올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며 눈물을 뚝뚝 흘리는 시온의 모습을 상상하며 죄책감에 시달렸을 뿐. ‘이런 반응은 예상하지 못했는데…….’ “당신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가족을 빼앗긴 것처럼, 가장 소중한 것을 빼앗으러 공작가에 들어왔잖아요?” “그걸…… 어떻게…….” 역시나. 그것까지도 다 알고 있었구나.  비비의 몸에서 힘이 쭉 빠져나갔다. 그런 비비를 더 힘주어 지탱하며, 시온이 비비의 얼굴 가까이 몸을 숙였다.  “그러니 기꺼이 드릴게요. 리모넬 공작가의 가장 소중한 것…… 선생님이 노리고 들어왔던 그것.” “아, 아니…….” 이건 잘못됐다.  늘 온순했던 시온의 눈동자가 광기로 번들거리자, 비비는 본능적으로 생각했다.  도망쳐. 나는 건드려서는 안 될 것을 건드려 버렸어. “나는…….” 비비가 간신히 입을 뗐을 때, 그녀의 희미한 뒷말은 시온의 입술 틈새로 삼켜져 버렸다.

경멸하는 그대의 발끝에 키스를

“정부의 자리에 있으라고 했지, 그렇게 다 벗고 덤비라는 뜻은 아니었는데.” 이바노프 공국의 가장 고귀한 공녀, 나타샤 이바노프의 세상은 종말을 맞았다. 그 순간 무너진 잔해를 헤치고 나타난 이는, 그녀의 구원자가 아니었다. 오히려 세상 그 누구보다 그녀를 가장 경멸하는, 그녀의 파멸을 누구보다 바라고 있을 지옥의 사신이었다. 정말로, 그가 살아 돌아왔다. 알렉세이 페트로프. 이바노프 공국에서 가장 천대받던 크눌루 출신의 노예.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실력과 미모를 갖춘 검투사. 그는 피로 물든 금빛 왕좌를 짓밟고 올라 새로운 시대의 왕이 되었다. * * * “그렇게도 살고 싶은가? 이 모든 것을 앗아 간 내가 죽이고 싶을 만큼 미울 텐데도. ……멸시하는 자의 정부가 될 정도로.” 어깨를 내리고 바들바들 떨고 있던 나타샤가, 문득 고개를 들어 말했다. “……멸시하지 않습니다.” “거짓말. 속으로는 천하다고 비웃고 있을 텐데…….” “아니요. 세상에 천한 사람이란 없습니다.” 알렉세이는 눈을 꽉 감았다. 가슴속에서 무언가 울컥, 치밀어 올랐다. “번지르르한 말만으로는 무슨 얘기든 못 할까. 진정 나를 멸시하지도 천하게 여기지도 않는다면 나의 키스 또한 피하지 않을 테지.” 저 고아하고 맑은 눈동자에 어린 것은 무엇일까. 체념일까, 슬픔일까, 혹은…… 경멸일까.  더는 보고 싶지 않아 알렉세이는 그녀의 입술에 거칠게 입을 맞추었다.

차라리 나를 사랑해

“나는 결코 아버지같이 살지는 않으려 했는데….” 태하가 와인 잔을 내려놓고 다가서며 낮게 읊조리듯 말했다. 그리고 손을 들어 천천히 서린의 머리카락을 쓸어내렸다.  꿀꺽.  서린이 마른침을 삼키며 불안하게 흔들리고 있는 테이블 위의 와인 잔을 바라보았다. 머리카락을 타고 내려온 태하의 손이 서린의 하얀 뺨에 닿았다. 가늘게 떨리는 귓가에 태하가 속삭였다.  “당신을 자꾸 욕망하면, 사람들이 제 아비와 취향이 똑같다고 비웃을까?” “…그게 무슨!” 화들짝 놀란 서린이 태하에게서 몸을 떼어내려 했지만 어느새 그녀를 단단히 붙든 태하의 손길은 놓아주지 않았다.  “하지만 생각이 바뀌었어. 어차피 당신과 결혼한 시점에서 다 틀려먹었거든.”  서린을 붙들고 있지 않은 나머지 한 손으로, 태하는 자신의 넥타이를 거칠게 풀어내었다.  “내가 아버지에게 제일 원망스러웠던 건… 가정에, 아내에게 충실하지 못했던 거였거든. 그러니 이제부터, 내 아내에게 충실해 볼까 하는데.” 쨍그랑.  흔들리던 와인 잔이 끝끝내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카펫을 붉게 물들이는 붉은 액체를 바라보는 서린이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런 서린의 턱을 움켜쥐고, 태하가 시선을 맞추었다.  “… 당신 생각은 어때? 그렇게 늘 움츠려 있지 말고.” 태하에게서 주춤주춤 뒷걸음치던 서린이 침대에 가로막혀 걸음을 멈추었다. 기우뚱거리는 몸이 침대로 넘어가는 순간, 단단한 손이 그녀를 지탱하고 함께 그녀의 위로 쏟아지듯 몸을 기울였다. 아찔한 숨결과 함께 그의 목소리가 서린을 덮쳐왔다.  “차라리 나를 사랑해.”

첫날밤에는 베일을 벗어 주세요

잔혹한 탐미주의자. 숨이 멎을 정도로 아름다운 왕자님. 소설 속 최종 악역, 테시드 베일리스. 루비 베일 아래 얼굴을 숨긴 그에게는 남모를 비밀이 있었는데…. “신부가 자신보다 아름답지 못하면 참지 못하고 죽이는 거래.” “그게 아니라 신부들이 절륜한 테시드 님과의 첫날밤을 버텨내지 못해서 죽은 거야.” 그를 둘러싼 무시무시한 소문들.  무엇이 진짜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첫날밤에 살아서 돌아온 신부가 없기 때문. 다음 신부 후보로 누가 지목될지 몰라 모두 두려워하는 가운데,  절벽에서 한 여자가 그의 인생에 떨어져 내린다. *** 한편, 자신을 절벽에서 떠미는 약혼자와 동생의 얼굴을 보고 나서야 릴리아나는 깨달았다.  이 세계가 <언니가 죽은 뒤, 형부와 결혼했다>라는 소설 속이었다는 걸.  자신이 프롤로그에서 죽는 악역인 ‘언니’에 빙의했다는 걸. …모든 것을 다 잃었다고 생각한 순간, 간신히 살아났다. 소설 속 최종 악역의 품 안에서. “정답! 루비 베일을 쓴 남자라면…, 테시드? 테시드 베일리스! 맞죠?” “이봐.” 앗, 이걸 어쩌지. 폭군 왕자와 얽히면 다시 또 죽게 될 텐데.  새로운 사망 플래그를 피해 도망쳤지만, 운명의 장난처럼 다음 신부 후보로 지목당하고.  공포의 첫날밤을 앞두게 되는데….  과연 릴리아나는 이 소설 속에서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리고 배신한 약혼자와 동생에게 복수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