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나랑 같이 자.” 나를 키워주다시피 한 남자가 요구한다. 더 이상 다정하던 미술계의 황태자가 아니라, 잔뜩 비밀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남자가 되어서. 잠만 자면 될 일이 아니다. 상대는 소나무 취향 신지아가 평생 짝사랑한 유준호니까! ‘오빠는 나에게 관심이 쥐똥만큼도 없으니 괜찮으려나?’ 친남매 같은 사이라서 방심했다. 이 말을 들을 때까지는. “동생으로서가 아니었어. 난 네가 여자로 좋아.”
남편의 49재를 중, 혜원을 덮친 급발진 사고. 죽음을 받아들이고 눈을 떴는데 이상하다. 저승이 아니다. 6개월 전 핼러윈 데이로 돌아온 것이다! 머릿속에는 ‘기억’이라는 답안지가 있다. 이 정답을 활용하면 첫사랑에게 배신 당할 일도, 그로 인해 아버지를 잃지 않을 수도 있다. “초면 입니다.” 라는 남편의 말에 마음이 쓰리지만 괜찮다. 그는 아직 살아 있고, 그가 떠났던 2월 29일도 아직 머니까. 과연 혜원은 사랑하는 모든 것들을 지킬 수 있을까?
아역배우 출신 김하나와 대부 업체 진성 캐피털의 차남 차진우가 만나 이렇게 얘기한다. "우리 이혼해요." 사랑하면서 아내를 곁에 두지 않으려는 남편과 그런 남편을 증오하는 아내. 참 행복한 쇼윈도 부부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결혼 후 두 달 만에 치르는 첫날밤 이후, 두 사람의 관계는 변하기 시작하는데......